불황 속에서도 ‘라이프스타일 숍’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갑자기 찾아온 전성기는 아니다. 국내에 가장 먼저 유러피언 스타일의 라이프스타일 숍을 소개한 이랜드 그룹의 ‘모던 하우스’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6년 문을 열었다. 모던하우스는 가구 중심이던 기존의 리빙 숍과 달리 생활 전반에 걸친 소품을 판매해왔다.
주요 공간을 실제 집처럼 연출해 고객들에게 선보인 것도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시도였다. 모던하우스는 문을 연 후 지금까지 매년 10%대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랜드의 효자 브랜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숍 ‘자주(JAJU)’도 빼놓을 수 없다. 자주는 2000년 6월 이마트 해운대점에서 ‘자연주의’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이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운영됐지만 내추럴&베이식(Natural & Basic) 콘셉트 아래 심플한 디자인의 생활용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0년 이마트로부터 ‘자연주의’를 인수해 2012년 이름을 ‘자주’로 바꾸고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리뉴얼했다. 디자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함께 작업했고, 식기와 주방용품 등의 개발 단계에 주부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고. 다른 대기업과 대형 마켓들도 이젠 ‘라이프스타일 숍 열풍에 동참했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리빙 편집매장 HbyH, ABC마트의 ‘그랜드스테이지’, 원더플레이스의 ‘원더에잇마켓’, 이마트의 ‘더 라이프’ 등등 셀 수 없다.
왜 이렇게 라이프스타일 숍에 열광할까? 많은 관계자는 이러한 열풍을 소비 트렌드의 흐름에 기인된 것으로 본다. 패션에서 맛집으로, 이제는 ‘리빙’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만사 복잡한데, 여기 오면 만원으로 살 수 있는 예쁘고 재미난 게 너무 많잖아”라는 친구의 말이 정답인 듯하다.
핫한 저가 라이프 스타일 숍 3
미니소
얼마 전 서울 신촌에 가두 매장을 오픈한 ‘미니소’는 중국 전역에선 3백80여 개의 매장 수를 돌파하며 ‘핫’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일본의 디자이너 미야케 준야가 설립한 미니소는 미니 가전 상품과 완구, 뷰티 상품 등을 직접 제조하고 유통 마진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패션 아이템부터 리빙, 미용&뷰티, 푸드까지 취급 품목이 1만여 종이고 디자인도 깔끔하다. 하지만 가장 명성이 높은 것은 이어폰, 헤드셋, 체중계, 충전기 등 전자 제품이다.
추천 아이템 블루투스 스피커. 1만7천9백원의 저렴한 가격이지만 성능이 좋다. 사운드가 빵빵하고 음량 조절도 섬세하다.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덴마크의 대표적인 저가 생활용품 매장인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이 서울 명동과 판교에 각각 1·2호점을 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필통, 체중계, 수납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이 비치돼 있는데 저마다 비비드한 컬러와 유머러스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게다가 매장에서 취급하는 제품 8천여 개 중 대부분이 5천원대 미만이라 부담도 적다.
추천 아이템 각양각색의 표정이 그려진 그릇들. 비비드한 컬러의 체중계 등 유머러스한 아이템이 고루 인기가 많다.
버터
버터2014년 10월 출범한 이랜드의 생활용품 전문 매장 ‘버터’ 역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년도 안 돼 매장이 14곳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 매출은 작년보다 183%나 급증했다. 버터의 가장 큰 강점은 살림살이부터 피규어까지 인테리어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것.
제품 디자인과 제조를 이랜드가 직접 담당해 제품 가격을 낮추고 품질과 디자인은 업그레이드했다. 비슷한 디자인별로 나눠 매장을 디스플레이해 원하는 테마의 물품을 쉽게 찾을 수 있어 편리하다.
추천 아이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파우치를 구입할 수 있다. 심지어 1천원 대 파우치도 있다. 하지만 디자인은 절대 허술하지 않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