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는 이경실의 남편 최씨에 대한 선고 공판이 진행됐다. 재판부는 “최씨가 달리는 차 안에서 A씨를 성추행해 죄질이 무거운 상황에서도 법정 진술과 상반되는 내용을 대중에 유포해 A씨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매도하고, A씨 남편에게 협박 문자를 보내는 등 2차 피해를 가했다”라며 “최씨가 당시 술에 만취했다고 주장하지만 계산을 직접 한 점, 도중에 차에서 자리를 옮긴 점, 목적지를 호텔로 바꾼 점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정황을 살펴봤을 때 심신미약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히며 최씨에게 징역 10월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현재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씨는 선고 다음 날인 2월 5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사건을 담당하는 검찰 측도 항소를 제기했다. 이로써 최씨의 사건은 2차전에 돌입했다.
사건 발생 직후 소속사를 통해 “남편을 여전히 믿고 있으며 재판을 통해 잘잘못을 가릴 계획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던 이경실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입을 굳게 다물었다. 최씨가 국선변호사를 선임한 날 늦은 저녁 그녀를 찾았다. 이경실은 “억울하다.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짧게 말했다. 사건의 시시비비는 재판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말하며 뒤돌아서는 그녀는 힘들어 보였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씨는 기자의 면회 신청을 거절했다.
최씨에 얽힌 사건은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최씨가 피해 여성 A씨와 A씨 남편을 포함한 지인 6명과 술을 마신 뒤 A씨를 집에 데려다주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그녀의 남편은 A씨와 싸운 후 먼저 귀가한 상태였다. 평소 최씨와 친하게 지내던 지인의 아내인 그녀는 이날 최씨가 차 안에서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조수석에서 뒷자리로 옮겨 앉은 최씨가 잠이 든 자신의 상의를 벗기고 몸을 더듬는 추행을 저질렀다는 것. 차에서 내리려고 발버둥쳤지만 최씨에게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몸에 멍이 들었다고도 했다.
A씨는 최씨가 그의 운전기사 B씨에게 인근 호텔로 갈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하면서 최씨를 고소했고, 경찰로부터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이 최씨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이들의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유력한 증거가 될 블랙박스에는 사건 당시 상황이 녹화되지 않았다. 최씨는 이경실 소속사 측을 통해 블랙박스는 사건 발생 며칠 전 고장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사건 발생 직후 “A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던 최씨는 1차 공판에서는 혐의를 부인하다가 2차 공판에서 모든 공소 사실을 인정했다. “사건 당일 4차까지 술을 마셔 심신미약 상태였다”라고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원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경실과 최씨는 2007년 두 번째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이경실은 각종 방송에서 남편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왔다.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과 아들이 함께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렇듯 두 사람은 결혼 후 평범한 가정 생활을 꾸려왔다. 한편 최씨의 항소심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건 일지
2015년 8월 18일 사건 발생
최씨는 A씨를 집에 데려다주는 과정에서 그녀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조수석에 타고 있던 최씨가 뒷자리로 넘어와 자신의 몸을 더듬었다고 주장했다.
10월 8일 이경실 입장 발표
이경실은 소속사를 통해 “남편을 믿는다”고 밝혔다. 유일한 단서인 블랙박스 영상이 삭제된 것에 대해서는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해명했다.
11월 2일 A씨 심경 고백
A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충격이 커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죽고 싶어 수면제 30알을 털어넣기도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11월 5일 첫 공판
최씨는 “술에 취해서 행해진 걸 인정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심문 과정에 나온 대답일 뿐 인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12월 17일 최씨 범행 인정
“공소 사실을 인정하나”라는 법원의 질문에 최씨는 “인정한다”고 말했다. A씨는 “최씨가 공소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언론 인터뷰에서는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6년 1월 14일 검찰 구형
최씨는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최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2월 5일 최씨 항소
최씨는 1심 판결 직후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 또한 같은 날 항소했다. 그는 국선변호인을 선임, 항소심을 준비 중이며 현재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