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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소주택의 변신! 공덕동 별하랑 하우스

아들만 셋인 집이라 아파트에 살면서 숱한 오해를 받았다. 명절 때 시골에 내려갔는데도 연휴 내내 시끄러웠다며 항의를 받았을 정도다. 어쩌면 이 가족에게 주택살이는 단순한 꿈이 아닌 꼭 풀어야 할 숙제였다. <우먼센스>와 SBS <좋은아침-하.우.스>가 함께하는 ‘도심 속 주택 멘토링’ 제9탄의 주인공은 23㎡(약 7평) 크기의 초소형 주택에 가족의 삶을 담은 ‘별하랑’ 하우스다.

On March 03, 2016


 

도심 속 골목길에 세워진 23㎡ ‘별하랑’ 하우스

구옥이 모여 있는 한적한 주택가에 모던하고 세련된 외관의 화이트 하우스가 눈에 띈다. 대지면적 56㎡(약 17평), 전용면적 23㎡(약 7평)의 초소형 주택에 40대 부부와 고등학생 아들·중학생 쌍둥이 아들, 다섯 식구가 살고 있다.

“아 들 셋을 키우면서 쿵쾅쿵쾅 뛰어다니는 남자애들을 어찌 막겠어요. 자연스럽게 아파트 1층에서 10년 넘게 살았답니다. 생활하기에 아파트만큼 편한 주거 형태도 없지만 아이들을 위해 주택살이를 늘 꿈꿨던 것 같아요. 그러다 지난해 차를 사서 아내와 드라이브를 하다가 이 땅을 발견했어요. 역과 인접해 있고 이면 도로라 조용해 입지 조건이 딱 마음에 들었거든요. 일주일 뒤에 땅 경매가 있다는 걸 알고 바로 참여해서 운 좋게 낙찰받았습니다.”

자동차 제조사에서 근무하는 김지훈씨는 첫 발령 부서가 부동산 관련 팀이었다. 그때 어깨너머로 땅 사고 집 짓는 과정을 익히면서 자연스레 땅에 관심이 생겼는데, 그 덕에 주택살이의 꿈을 이루는 데 가까워졌다고 말한다. 지난해 발견한 이 땅을 경매로 2억3천28만원에 구입하고 본격적인 집 짓기를 시작했다. 조그만 땅에 다섯 식구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야 하다 보니 해답은 ‘스킵플로어’ 구조였다. 0.5층씩 올라가는 스킵플로어 구조는 바닥 레벨이 상하로 어긋나게 하기 때문에 좁은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나눌 수 있는 건축 방식이다.

1층은 주차장과 18㎡(약 5평)의 임대 공간, 3㎡(약 1평)의 현관으로 구분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 중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2층은 10㎡(약 3평) 면적의 주방과 가족 공용실인 거실이다. 단차를 두어 2.5층에 화장실을 만들었고 바로 위로 연결되는 10㎡(약 3평) 면적의 3층 공간은 첫째 아들 건이의 방으로 정했다.

여기서 1.5m 정도 더 올라가면 화장실을 거쳐 부부의 침실이 나란히 위치해 있다. 침실 안에 계단을 두어 또 다른 숨은 공간인 4㎡(약 1평)의 다락방을 연결했는데 여긴 김지훈씨의 서재로 활용하면서 개인 침실로도 사용하고 있다. 쌍둥이 형제를 위한 4층 공간 위에도 6㎡(약 2평)의 다락방을 두어 두 아들의 공부방과 침실로 나눠 쓰고 있다. 다섯 가족의 삶과 취향에 맞게 알뜰하게 구획한 이 집은 ‘별처럼 높은 사람이 되자’는 뜻의 ‘별하랑’으로 이름을 붙였다.
 

보랏빛으로 물든 부부의 침실에 1인 침대와 책상, 수납장을 일렬로 배치해 공간을 확보했다.

보랏빛으로 물든 부부의 침실에 1인 침대와 책상, 수납장을 일렬로 배치해 공간을 확보했다.

보랏빛으로 물든 부부의 침실에 1인 침대와 책상, 수납장을 일렬로 배치해 공간을 확보했다.

TIP 김지훈·윤희순 부부의 ‘주택 짓기’에 대한 훈수

단독주택 경매에 참여할 때 미리 현장 조사를 하라
도심에 단독주택을 세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주거를 목적으로 땅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좋은 가격에 경매로 집을 얻으려면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많은데, 김지훈씨는 현장 조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전세로 사는 임차인이나 주변 부동산의 이야기를 들어 집 시세를 파악하고 주변 비슷한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와 단독주택 매매가의 가격 비중을 살펴보면 낙찰가를 예상할 수 있다. 그렇게 나름의 상한가와 하한가를 정한 다음 현장에서 경매가를 정하면 되는데 10원 단위의 끝자리 숫자까지 놓치지 말아야 한다. 김지훈·윤희순 부부의 경우에는 2억3천28만원으로 경매에 넣어 낙찰받았는데 2등과 28만원 차이였다는 것. 10원 차이로 낙찰을 받는 경우도 있다.

서비스 면적인 다락방 공간을 활용하라
일반적으로 박공지붕 아래의 다락방은 법정 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서비스 공간이기 때문에 단독주택을 지을 때 인기가 높다. 말 그대로 협소 주택에 틈새 공간을 서비스로 얻을 수 있으면서 비밀스러운 공간이라 재미있는 집을 만들 수 있다.

 

현관 계단을 올라가 중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ㄷ자 구조의 주방. 공간이 좁은 협소주택에 적용하기 좋은 디자인으로 개수대, 조리대, 식탁의 동선이 짧고 수납공간도 많아진다.

현관 계단을 올라가 중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ㄷ자 구조의 주방. 공간이 좁은 협소주택에 적용하기 좋은 디자인으로 개수대, 조리대, 식탁의 동선이 짧고 수납공간도 많아진다.

현관 계단을 올라가 중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ㄷ자 구조의 주방. 공간이 좁은 협소주택에 적용하기 좋은 디자인으로 개수대, 조리대, 식탁의 동선이 짧고 수납공간도 많아진다.

침실에서 바로 이어지는 다락방. 남편의 개인 공간으로 서재를 만들었다.

침실에서 바로 이어지는 다락방. 남편의 개인 공간으로 서재를 만들었다.

침실에서 바로 이어지는 다락방. 남편의 개인 공간으로 서재를 만들었다.

좁지만 그래서 더 살가워진 가족 사이

김지훈·윤희순 부부는 좋은 땅을 발견해 바로 집을 짓기까지 오래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첫째 아들 건이와 중학교 1학년이 된 둘째·셋째 쌍둥이 아들 신이와 휘가 더 자라기 전에 가족들의 재밌는 추억을 쌓고 싶었다. “아파트에 살면서 아이들에게 ‘조용히 해’라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한창 뛰어놀아야 하는 아이들을 답답하게 지내게 하는 건 아닌지 늘 미안했죠. 이제는 아이들이 훌쩍 커버려 중고생이 되니 ‘품 안의 자식’이라고,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공덕동에 집을 짓기로 한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요. 전에 살던 집도 바로 옆동네인 염리동이라 아이들이 전학을 가지 않아도 되니 여러모로 좋았어요.” 김지훈씨는 집이 좁긴 해도 가족들을 위해 주택살이를 시작한 것이 내심 뿌듯해 보였다.
 

현관에서 가족 공간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집성목을 디딤판을 사용해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관에서 가족 공간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집성목을 디딤판을 사용해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관에서 가족 공간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집성목을 디딤판을 사용해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쌍둥이 형제가 좋아하는 서재 겸 가족실은 큰 창으로 들어오는 채광이 좋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쌍둥이 형제가 좋아하는 서재 겸 가족실은 큰 창으로 들어오는 채광이 좋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쌍둥이 형제가 좋아하는 서재 겸 가족실은 큰 창으로 들어오는 채광이 좋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전에 살던 아파트에는 친구 한 번 데리고 오지 않던 첫째 건이가 공덕동 주택에 살기 시작하면서 친구들을 자주 데리고 온단다. 쌍둥이 형제들도 거실 한쪽에 책장을 가득 짜 넣은 공간을 만들었더니 하루 종일 거기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위아래 계단을 통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도 재밌고 시끄럽게 떠들어도 주민 신고가 들어올 일이 없으니 다섯 식구는 이곳에 사는 것이 매일 축제 같다.

“주방 바로 위층이 첫째 건이 방이에요. 건이 방에 있는 침대 옆에 작은 창문이 있는데 그걸 열면 바로 거실에 있는 TV를 볼 수 있고 주방에 있는 엄마와 대화하기도 좋죠. 요즘은 다들 방문을 닫고 사니까 각자 방에 들어가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얼굴도 쉽게 볼 수 없는데 작은 통로 하나가 가족을 이어준답니다.” 가족의 삶을 주택으로 옮기면서 가족 사이가 좀 더 긴밀해졌다. 좁은 공간이 답답해 보이지 않게 창문을 내고 오밀조밀하게 공간을 구획한 덕분에 가족끼리 살 부딪으며 사는 시간이 늘었다.

 

4층은 쌍둥이 형제의 공부방으로, 4.5층 다락방은 침실로 꾸몄다. 큰 천창이 있고 그린과 옐로 컬러가 돋보이는 아이들의 감성 충만 플레이 룸이다.

4층은 쌍둥이 형제의 공부방으로, 4.5층 다락방은 침실로 꾸몄다. 큰 천창이 있고 그린과 옐로 컬러가 돋보이는 아이들의 감성 충만 플레이 룸이다.

4층은 쌍둥이 형제의 공부방으로, 4.5층 다락방은 침실로 꾸몄다. 큰 천창이 있고 그린과 옐로 컬러가 돋보이는 아이들의 감성 충만 플레이 룸이다.

 풍부한 햇볕과 공기는 거주자의 쾌적한 생활에 중요한 요소다.

풍부한 햇볕과 공기는 거주자의 쾌적한 생활에 중요한 요소다.

풍부한 햇볕과 공기는 거주자의 쾌적한 생활에 중요한 요소다.

컬러와 구조까지, 가족을 담은 주거 공간

“집은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잖아요. 건물을 짓고 인테리어 디자인을 할 때 우리 가족 모두 참여했어요. 방은 각자 좋아하는 컬러의 벽지를 선택했어요. 건이는 파란색, 쌍둥이는 연두색, 우리 부부는 보라색으로 꾸몄어요. 주방은 아내의 요청에 따라 수납이 많이 되고 동선이 심플한 ㄷ자형 구조로 잡았고요.”
 

블루 컬러를 좋아하는 건이의 취향에 맞게 꾸민 방. 침대 위로 수납 선반을 시공해 건이가 좋아하는 농구공, 퍼즐 등의 취미용품들을 수납했다.

블루 컬러를 좋아하는 건이의 취향에 맞게 꾸민 방. 침대 위로 수납 선반을 시공해 건이가 좋아하는 농구공, 퍼즐 등의 취미용품들을 수납했다.

블루 컬러를 좋아하는 건이의 취향에 맞게 꾸민 방. 침대 위로 수납 선반을 시공해 건이가 좋아하는 농구공, 퍼즐 등의 취미용품들을 수납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서울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옥상은 가족들의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줄 놀이터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서울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옥상은 가족들의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줄 놀이터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서울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옥상은 가족들의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줄 놀이터다.

곳곳에 창문을 만들고 액자와 그림을 걸어 인테리어 포인트를 주었다.

곳곳에 창문을 만들고 액자와 그림을 걸어 인테리어 포인트를 주었다.

곳곳에 창문을 만들고 액자와 그림을 걸어 인테리어 포인트를 주었다.

가족들의 추억을 쌓는 집을 콘셉트로 잡은 만큼 주택의 내부 곳곳에는 남편이자 아빠 김지훈씨의 정성과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쌍둥이 둘이 함께 써야 하는 방은 그 위로 다락방을 만들었는데 답답할까 싶어 천장을 내어 개방감과 하늘을 보는 즐거움을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공부방에서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김지훈씨가 건축박람회에서 발품 팔아 구입한 이탈리아산의 고급 자재란다.

곡선 모양이라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고 올라가는 재미도 주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남향에는 창문을 크게 내 겨울에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일사 효과를 노렸다. 윤희순씨는 아파트에 살 때보다 관리비가 절반 정도 줄었다며 별하랑 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주택의 꼭대기 층은 다락방을 빼고 남은 공간에 15㎡(약 5평) 크기의 옥상을 만들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고 시야가 뚫려 있어 남산과 효창공원 등 서울 야경을 구경하는 재미를 덤으로 얻었다. 겨울이 지나고 날이 풀리면 가족들과 바비큐 파티를 할 계획이다.


 

<하.우.스> 제작진의 카메라 밖 비하인드 스토리

공덕동 ‘별하랑’ 하우스

<하.우.스>의 메인 작가 이은정씨가 공덕동 ‘별하랑’ 하우스의 취재기를 들려주었다. 이달에는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을까?  

Q ‘별하랑’이 특별한 이유는?
그동안 <하.우.스>에서 33㎡(10평)도 안 되는 초소형 주택을 여러 채 방송했지만 별하랑은 지금까지 방송된 집 중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집이에요. 사전 답사를 가기 전부터 아들만 셋이라는 말에 공간 구성을 어떻게 했을지 궁금했는데 막상 가보니 제가 생각하지 못한 장점이 있었어요.

일반적인 아파트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서 아이들이 자기 방으로 쏙 들어가 버릴 수 있는 구조잖아요. 그런데 별하랑은 엄마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방을 지나야만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오는 구조죠. 무뚝뚝한 아들 셋과 아파트 1층에서 10년을 살았다는 부부는 매일 아이들과 서로 마주칠 수 있어서 좋고, 풍경 좋은 큰 창이 있어 굉장히 만족하더라고요. 별하랑은 아파트를 처분한 돈으로 대지 구입비와 건축비를 모두 충당한 초소형 주택으로 일반인에게 현실적인 주택 짓기를 보여준 집이에요.


Q 요즘 ‘협소주택’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듯하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작년 1월, <하.우.스>가 처음 방송됐을 때만 해도 ‘협소주택’은 낯선 단어였어요. 처음에 일본의 한 잡지사에서 쓴 ‘협소주택’ 관련 기획기사가 인기를 얻으면서 대중화된 말로, 약 50.5㎡(15.15평) 이하의 토지에 세운 작은 집을 일컫지요. 불과 1년 사이에 협소주택이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는 단계를 지나 ‘아파트값으로 지을 수 있는 소형 주택’이라는 인식이 늘어난 것 같아요.

그 때문에 협소주택을 베이스로 도심 속 주택에 사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는 방송인 <하.우.스>에 대한 시청자분들의 관심도 커진 것 같고요. 별하랑 가족들은 <하.우.스> 애청자로 주택 짓기 계획을 하면서 인터넷 ‘다시보기’로 <하.우.스>의 작년 방송을 보며 공부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집을 짓는 과정에서 도움이 됐다고 말씀해주셔서 굉장히 뿌듯했어요. 앞으로도 단순한 집 소개에 그치기보다 주택을 짓고 싶은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1996년 첫 방송을 시작해 매일 주중 아침 시간을 책임지고 있는 SBS 간판 정보 방송 <좋은아침>의 목요일 섹션 프로그램. 2015년 1월, 시즌 1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아침 9시 10분에 방영되고 있다. ‘하.우.스’는 ‘하나뿐인 우리 집 스토리’의 줄임말로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를 벗어나 나만의 특별한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을 찾아 소개하고 있다. 도심 속 자투리땅을 찾는 노하우부터 노후한 집을 개조하는 방법, 집 짓기, 최신 인테리어 스타일 등 요즘 주거 트렌드와 정보를 알차게 담고 있다는 평을 들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김은혜 기자
사진
홍상돈
촬영협조
SBS, 지토패밀리
2016년 03월호
2016년 03월호
기획
김은혜 기자
사진
홍상돈
촬영협조
SBS, 지토패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