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EY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까?
(우먼센스 카카오스토리에서 3월 10~15일까지 2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YES 72%
NO 18%
재테크에 있어 허리가 휘게 하는 ‘인생의 3대 구멍’이 있으니 바로 ‘내 집 마련’과 ‘자녀 교육비’ 그리고 ‘노후 자금’이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뼈 빠지게 고생해 돈을 모은다 한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마침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인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사상 최저치인 1.75%다. 은행들도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인하했다. 바야흐로 금리 1% 시대다. 지난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했다는 회사원 A씨는 낮아진 금리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퇴직 후 받은 퇴직금을 통장에 고이 모셔두고 이자로 생활하던 B씨는 울상이다. 예를 들어 1억원을 은행에 정기예금으로 예금하면 연리 2%일 때 다달이 14만원 정도를 이자로 받지만, 금리가 1.75%로 하락하면 이자가 2만원 정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먼센스> 카카오스토리에서 진행한 ‘푸어족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전체 228명 중 188명이 현재 자신이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10명 중 7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구체적인 소비 지출 내역에 대한 질문에는 집과 자동차 등 부동산 자산 매입으로 인한 대출금이 5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b>하우스 푸어</b> 대출을 받아 집을 산 뒤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형. 2014년 통계청의 가계 금융 복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총자산은 3억 3천3백64만원인데 이 중 부동산이 2억 2천6백27만원으로 67.8%를 차지한다. <b>렌트 푸어</b> 전·월세 가격이 상승해 어려움을 겪는 세입자를 일컫는다. 높은 집값, 장기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로 사람들이 집을 사기를 꺼리면서 자연스레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렌트 푸어족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 <b>페어런츠 푸어</b> 실버 푸어에게 용돈을 드리고 모시는 자식들을 이른바 페어런츠 푸어라고 한다. 내 집 마련에 자녀 교육 자금 마련만으로도 빠듯한데, 부모까지 모시려니 이들은 3중고를 겪어 힘든 상황. <b>실버 푸어</b> 별다른 노후 대책 없이 은퇴하게 된 사람을 일컫는다. 딱히 모아둔 돈도 없고, 그렇다고 매달 받는 연금도 넉넉지 않다. 자식들이 주는 용돈에 의지해 사는 실버 푸어는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 문제다. <b>캠퍼스 푸어</b> 학자금 대출로 허덕이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갈수록 악화되는 취업난 때문에 캠퍼스 푸어의 상황은 더욱 힘들어진다.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쯤엔 이미 3천만원가량의 대출금을 떠안고 있다. <b>에듀 푸어</b> 가계가 적자 상태임에도 자식 교육에 대한 강한 의지로 평균보다 많은 교육비 지출을 하고는 빈곤하게 사는 사람을 의미한다. <b>메디 푸어</b> 고령층 가운데 전체 소비 지출액 중 보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사람이 메디 푸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가계의 의료비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
당신이 푸어족으로 사는 이유는?
하우스 푸어, 대출 상품 갈아타기
지난해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전용면적 85㎡(약 25.8평)의 아파트를 매입한 30대 회사원 A씨. 치솟는 전세난에 큰맘 먹고 4억 4천만원을 주고 집을 매입했다. 그는 현금 2억 6천5백만원을 치르고 나머지 1억 7천5백만원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수익공유형 모기지론을 이용했다. 연이율 1.5%의 저리로 대출을 받아 다달이 20만원씩 이자를 내다가 지난 3월부터는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게 돼 월 1백만원씩 상환하고 있다.
저리라고는 하지만 매달 내는 원리금 상환에 아파트 관리비, 생활비까지 합치면 한 달 한 달이 빠듯하다는 것이 A씨의 말. 게다가 작년에 집을 살 때만 해도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나중에 수익을 주택기금과 반반으로 나누는 대출 상품을 선택했지만, 불과 10개월여 만에 집값이 5천만원가량 상승한 것을 보고 대출 상품을 갈아타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나중에 거둘 시세 차익을 주택기금과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것이 괜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프로의 조언
A씨의 사례를 보면 몇 가지 주목해야 할 점들이 있다. 먼저 A씨가 이용한 ‘수익공유형 모기지론’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 대출 상품은 주택기금에서 주택 마련을 위해 저리로 대출을 해주고, 후에 집값이 오르면 시세 차익을 소유자와 주택기금이 일정 부분 나누어 가지는 상품이다.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방안으로, 소득 수준이나 지역에 제한이 없어 이 상품을 이용하면 비교적 부담 없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수익공유형 모기지론’ 외에 ‘디딤돌 대출’도 눈여겨볼 만하다. 소득 수준에 따라 대출 자격에 제한이 있긴 하지만, 금리가 2.6~3.4%로 저렴해 이 상품으로 대출을 받는 사람도 많다. 이처럼 저금리 대출 상품이 많이 나와 있으니 한 번쯤 은행에 들러 갈아탈 만한 대출 상품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불과 10개월 사이 집값이 꽤 높은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A씨가 괜찮은 매물을 저렴하게 매입한 덕도 있겠지만, 요즘 주택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서울 강남에서 부동산 전문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 전문가는 “2001년 부동산 시장 호황기 때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당시에 하루 체결 건수만 여섯 건에 달했는데, 오늘 네 건을 성사시켰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지난 2월 경기도의 주택 거래량은 1월에 비해 3.8% 상승했다. 지난 3월 10일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주택 매매 거래 동향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주택 매매 가격지수 상승률도 33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집값이 더 이상은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전세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인 것이다.
소비 내역 중 규모가 가장 큰 부분은?
렌트 푸어, 이참에 내 집 마련
이번 4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B씨. 그는 회사에서 가까운 지역인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신혼집을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전용면적 59㎡(약 18평)의 전세가가 3억 3천만원인데 매매가가 3억 4천만원이라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이참에 집을 살까 고민도 했지만, 이 지역에 재건축 물량이 많아 2년 후면 전세난도 풀리고 오히려 집값이 하락할 것을 감안해 전세로 입주하기로 했다.
프로의 조언
이처럼 전세가가 매매가와 맞먹는 현상은 서울 시내에만도 여러 곳이다. 서울 종암동의 전용면적 59㎡(약 18평) 아파트의 경우도 전세가 2억 4천만원, 매매가 2억 4천9백만원에 거래되고 있다(지난 2월 기준). 전세와 매매 가격의 차이가 9백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작년 한 해 부동산 정책의 약발 덕분에 주택 거래는 눈에 띄게 좋아졌지만, 전월세 안정은 달성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전세금을 두고 ‘집값 뚫고 하이킥’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 여기에 은행 대출 금리까지 낮아지면서 전세 세입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집주인 입장에선 전세 보증금을 받아 은행에 예금해 둬봐야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낮아졌기 때문에 전세보다는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봄철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겹치면서 전세 보증금은 더욱 치솟고 있다. 금융 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2011년 18.2조원이었던 전세 대출은 작년 8월 말 32.8조원까지 치솟았다. 작년 연말에는 전세 자금 대출액만 35조원에 육박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집을 장만하는 것은 위험하다. B씨의 사례처럼 향후 인근에 재건축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면 집값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을 매입하기 전, 인근 지역의 부동산 이슈를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SURVEY 집을 산 것을 후회하십니까?
YES 26%
NO 74%
설문 조사 결과, 소비 지출 내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바로 거주를 위한 집값.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한 사람이나 치솟는 전세금에 허리가 휘는 사람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우스 푸어든 렌트 푸어든 이번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준 금리 인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매한가지일 터.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한 사람 중 집을 산 것을 후회하는 사람은 147명 중 38명으로 나타났다. 하우스 푸어 10명 중 2~3명이 집을 괜히 구매했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에듀 푸어, 엄마는 에듀 푸어 자식은 캠퍼스 푸어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마마>에서 전형적인 에듀 푸어족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극 중 열혈 엄마 지은은 딸에게 고액 과외를 시킨다. 은행에선 채무 독촉장이 날아오고, 올케에게는 돈을 빌려달라고 애원한다. 사채업자를 찾아가선 ‘신체 포기 각서’를 쓰라는 말에 놀랐다가 그의 제안에 누드모델까지 하게 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드라마 속 지은의 모습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자식 학비 때문에 ‘에듀 푸어’가 된 부모들의 이야기는 왠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228명 중 자녀 학비 및 양육비로 들어가는 지출 규모가 가장 크다고 답한 사람도 55명에 이른다. 이는 ‘내 집 마련’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항목이다. 전세가 상승으로 속앓이하는 ‘대치동 전세맘’이 많은 이유도 결국은 자식 때문. 이들도 따지고 보면 ‘에듀 푸어’에 속하는 셈이다.
사실 학비 문제로 고민하는 것은 비단 부모만이 아니다. 요즘은 대학 학자금 대출로 고생하는 ‘캠퍼스 푸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한 학기에 4백만~5백만원에 육박하는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정부 지원 학자금 대출을 받아 생활하지만, 사회로 들어가는 진입 장벽이 높아 결국 대출 빚만 늘어가는 대학생들을 일컫는 말이다.
프로의 조언
자녀를 위한 통장을 두 개 만들자. 하나는 자녀의 ‘용돈 통장’이고, 다른 하나는 ‘적립식 통장’이다. 용돈 통장은 성인이 되기 전까지 부모가 자녀에게 정기적으로 용돈을 줄 때 사용하면 된다. 어려서부터 아이에게 용돈을 주고 스스로 재무 계획을 세워 저축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은 아이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적립식 통장은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다. 돌잔치 때 들어온 돈이나 친척들로부터 받은 세뱃돈, 용돈 등을 부모가 써버리지 말고 자녀 명의로 된 적립식 펀드에 불입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다 아이가 성인이 되는 해에 이 통장을 주고 자립시키라는 의미이다. 대학교 등록금을 다 내줘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물가 상승률보다 더 높은 것이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 상승률이다. 아이의 대학 등록금까지 부모가 다 부담했다가는 평생 모은 목돈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집까지 팔아야 한다. 그만큼 부모의 노후 자금이 없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이렇게 ‘적립식 통장’을 주면 1천5백만원까지 증여세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으니 기억해두자.
실버 푸어, 연금과 보험으로 노후 준비
급격한 고령화 현상으로 나타난 푸어족도 많다. 이른바 실버 푸어와 메디 푸어다. 보통 60세를 전후로 현직에서 은퇴하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남은 생은 40여 년. 가만히 있다가는 손가락만 빨고 앉아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40~50대에 그나마 모아놓았던 금융 자산을 자녀 교육 및 결혼 비용으로 거의 다 소진하는 경우가 많아 실버 푸어의 부작용이 특히 심각하다. 평생을 바쳐 일했다 해도 남은 것은 집 한 채뿐, 통장 잔고는 텅텅 비어 있는 실버 세대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60세 이상의 경우 총자산 3억 3천6백60만원 중 78.9%에 해당하는 2억 6천5백53만원을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자산 5천9백35만원에서도 부채 4천2백1만원을 빼고 난 순금융 자산은 1천7백34만원에 불과하다. 선진국 국민이 나이가 들수록 부동산 등을 연금화함으로써 ‘연금 사회(Pension society)’로 가는 것과 반대로 우리나라는 부동산 사회 또는 ‘자산 사회(Asset society)’로 가면서 당장의 생활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진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병원비를 지출해야 한다면 자식들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자신은 ‘메디 푸어’로 자식은 ‘페어런츠 푸어’로 전락하는 것이다.
프로의 조언
<부자 탄생>의 저자 전형구 교수는 노후 대책을 위해 ‘5층 은퇴 빌딩’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노후를 준비하는 데 필수적인 5가지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1층에는 국민연금, 2층에는 퇴직연금, 3층에는 개인연금, 4층에는 실손 의료보험 그리고 마지막 5층에는 보장성 보험을 입주시키라고 권한다. 1층에 자리한 국민연금은 노후에 쓰게 될 용돈이다. 20년 넘게 국민연금을 부은 사람들이 노년에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한 달에 고작 60만원 선이다. 이 점을 간과하고 국민연금만 바라보고 있다면 쪽박을 차기 십상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2층에 퇴직연금을, 3층에 개인연금을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자신이 노후에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를 따져보고 개인연금 불입액을 선택해야 한다. 메디 푸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실손 의료보험과 보장성 보험 가입이 필수다.
나이가 들면 병에 걸리기도 쉽고, 사고를 당하면 크게 다칠 확률도 높다. 실손 의료보험에 가입하면 사고가 나거나 질병에 걸려 병원비를 써도 80~100%가량을 돌려받을 수 있다. 보장성 보험은 특정 질병에 걸리면 가입 시 설정된 금액만큼 보험료를 받는 것이다. 가령, ‘암에 걸리면 3천만원, 수술 시 1천만원’이라고 광고하는 상품이 이에 해당한다. 추가적으로 페어런츠 푸어를 피하기 위해서는 간병비 보험도 눈여겨보자. 간병비 보험이란 민간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으로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 요양이 필요할 때 간병비와 간병연금 등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자식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기 싫은 부모와 페어런츠 푸어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하는 자식들이 주로 문의한다고 하니 참고할 것.
SURVEY 당신에게 어느 날 10억원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빚을 청산한다 60%
부동산에 올인한다 34%
기타(로또 구매, 저축, 해외 도피)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