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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good sung jun

말 한마디에 진지함이 묻어나는 남자. 그러다 ‘씨익’ 하고 웃으면 귀여운 남동생 같은 스물다섯 청년. 성준 나가신다.

On November 06, 2014


요즘 가장 핫한 남자, 성준을 만났다. KBS2 드라마 <연애의 발견>에서 부드러운 남자친구 ‘남하진’ 역으로 열연해 여심을 사로잡은 주인공을 실제로 마주하니 같은 남자지만 입이 떡 벌어진다. 톱스타 못지 않은 연예인 간지라고 할까?

스튜디오로 들어오는 그는 187cm의 훤칠한 키에 중저음 보이스,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시크함으로 뭉친 4차원 청년이었다. 아, 모델 출신임에도 사진 촬영을 어색해하는 모습은 엉뚱하기까지 했다. 촬영장을 둘러보며 “와, 여기 끝내준다!”라고 말하거나 “이거 얼마예요?”라고 물어보는 모습이 귀여운 남동생 같았다. 이 남자, 매력있다.


실제로 보니 더 훤칠하다. tvN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 3, 이번에 종영한 KBS2 <연애의 발견>처럼 최근 출연한 작품에서 실제보다 나이가 많은 역을 소화하다 보니 한참 위로 보는 사람이 많더라. 실제 나이는 스물다섯이다.

정유미와 7세 나이 차가 무색할 만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유미 누나는 평소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선배님이었다. 함께 호흡을 맞추니 생각했던 대로 좋은 분이었고 지금까지 같이 연기한 여배우 중 최고였다. 매 순간 진심인 것처럼 연기하는 모습에서 배울 점도 많았고. 그러다가도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는 진짜 웃긴 말괄량이 소녀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누나랑 또 같이 연기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에릭과의 호흡은 어땠나? 굉장히 담백하고 멋있는 사람이었다. 형이랑 함께 한 신은 주로 코믹한 장면이 많다 보니 매번 애드리브를 하며 재밌게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더라. 형이 의외로 귀여운 면도 있어 항상 편하게 대해주기도 했고. 내가 어릴 때에도 워낙 유명한 스타였는데 지금 함께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할 때도 있었다.


작품에서는 다정다감한 로맨티스트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남하진(성준 분)’이나 매번 여자친구에게 져주지 나는 그렇지 않다. 실제 연애를 할 때는 어떤 상황에 처하느냐에 따라 여자친구에게 져줄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어야 한다. 물론 ‘한여름(정유미 분)’처럼 매력적인 여자친구라면 집중해서 연애를 할 것 같다. 성격상 한 사람을 만나면 다른 사람은 못 만나고 내 여자친구에게만 집착에 가깝게 올인하는 스타일이다.

이상형이 궁금하다. 대화가 잘 통하는 센스 있는 여자? 똑똑한 여자라면 더 좋다. 이렇게 얘기하면 “얼굴은 안 보고 성격만 본다고? 거짓말!”이라고 하겠지? 물론 앞의 조건을 갖추면서 예쁘기까지 하면 더 사랑하겠지.(웃음)

똑똑하고 예쁜데 ‘당신과 양다리’라고 고백하는 여자는 어떨까? 절대! 서로 간에 믿음이 사라졌는데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지 않을까? 아까도 말했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남하진’은 ‘한여름’이 외도한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엄청 화를 내던데, 나 같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벌써 헤어지자고 말했을 것이다.

학창 시절 뉴질랜드와 영국에서 유학 생활을 한 적이 있더라. 부유한 편은 아니더라도 부족함 없이 자랐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며 잘 적응하지 못하는 편이었고 부모님이 걱정하시다가 유학을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셔서 가게 됐다. 거기에서도 잘 생활한 것은 아니지만 그때 한 경험이 지금 연기를 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세계의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생각을 공유해보았기 때문에 상대 배우의 성향을 잘 파악한다거나, 작품 속 캐릭터를 빨리 분석하고 이해하는 편이다.

유학까지 보낸 아들이 돌아와서 모델을 하겠다고 했으니 반대가 심했겠다. 두 분 다 정말 극구 말리셨다. 그러다 배우로 전향해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또 대중의 반응이 느껴지니 어머니는 하는 일을 인정해주셨고 오히려 좋아하신다. 아버지는 아직 마음을 다 열지 못하셨다. 더 열심히 해서 유명해지면 많이 응원해주실 거라 믿는다.


모델을 시작한 계기는? 10대 때 공부하고 싶어 하는 학생이 몇이나 되겠나? 나도 공부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옷’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델 활동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모델이 되고 나서도 영광이(김영광) 형이나 수혁이(이수혁) 형을 보면서 내게는 왜 저런 느낌이 없을까 고민했다. 런웨이에서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묘한 쾌감을 잊을 수 없어 최고가 되려고 노력했던 적도 있다.

모델로서 괜찮은 커리어를 쌓다가 갑작스럽게 배우로 전향했더라. 아까 한 얘기와 연장선상인데 고등학교 때 막연하게 예술을 하고 싶었다. ‘예술의 전제는 소통’이라 생각했고 나중에 ‘무엇을 해야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모델을 한 거고, 그다음 하고 싶었던 것은 현대무용이었다. 그러다 연기가 종합예술이라는 말을 듣고 ‘배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2011년 KBS 단막극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캐스팅됐다. 쉽게 찾아올 기회가 아니라 고민 끝에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차승원, 소지섭, 주지훈 등 모델 출신 배우의 계보를 잇고 있다. 모델 출신이란 편견이나 부담감은없나? 모델들이 연기하는 것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시선이 존재하지만 부당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오히려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부족함를 매번 느낀다. 그래서 ‘발연기’ 하는 배우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연기자로 전향 후 만 3년, 벌써 10편의 작품을 찍었다.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면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하던데 어떤 편인지? 한동안 어떤 인물이 되어 그 사람처럼 살다가 작품이 끝나면 나 자신만 온전히 빠져나온다는 게 쉽지 않더라. 사실 그것보다 더 힘든 건 항상 바쁜 촬영장이나 세트장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작품이 끝나 현장에 더 이상 나갈 필요 없을 때, 그 공허한 느낌이 견디기 힘들다고 하면 맞을까? 집에 덩그러니 혼자 앉아 있다 보면 나 혼자 따로 떨어져 나와 있는 것 같아 괴리감이 느껴지더라.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약 중이다. 영화도 바쁘게 돌아가지만 드라마에 비해 미리 준비하고 캐릭터를 만들어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마음이 편하다. 드라마는 방송 일정에 맞춰 진행되기 때문에 좀 더 바쁘고 순발력 있게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 시청자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좋아하는 작품이 있을 것 같은데?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좀 더 많이 보는데 특별히 어떤 장르를 선호하지 않고 구분 없이 다 챙겨 보는 편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도 좋아하고 모 회사에서 진행하는 ‘무비꼴라쥬’의 영화는 거의 다 만족도가 높았다.


진지하고 말수가 없는 편인 것 같다. 혹시 존경하는 배우가 있나? 워낙 말재주가 없어 말을 잘 안 하게 된다. 아직 내가 부족한 신인이라 누구를 지정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그냥 연기 잘하는 선배님들은 다 존경하고 닮고 싶다. 진심이다.

스튜디오를 빌려 직접 사진을 찍는다는 기사를 봤다. 아마도 취미겠지? 맞다. 무엇이든 한번 좋아하면 올인한다. 그래서 아예 지인의 스튜디오를 빌려 친구들 포트레이트를 주로 찍고 있다. 피아노도 조금씩 배우고 있는데 아마 사진이 싫증나면 그땐 피아노 연주에 전념하겠지.

가끔 힘들 때, 누구와 마음을 터놓고 소주 한잔 기울이나? 같이 모델 생활을 했고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 영광이 형과 우빈이(김우빈) 형, 수혁이 형, 종현이(홍종현)와 자주 어울린다. 이번 드라마 종영 후 일주일 정도 쉴 때도 다 함께 만나서 밥 먹고 술도 마셨다. 워낙 어릴 때부터 봐온 사람들이라 욕도 막 하고 편한 동네친구처럼 지낸다.

그들과 한곳에 출몰(?)하면 런웨이가 따로 없겠다. 서로의 연기에 대해서 말할 때도 있는지? 함께 어울리고 싶어 만난 자리에서 연기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는 어렵다. 그냥 작품이 좋았다고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선에서 끝내고 그 이상 얘기하지 않는다. 사실 말은 이렇게 해도 다들 잘하고 있으니 걱정이 안 되더라.

최근 연예인끼리 모여 여행 다니는 프로그램이 대세다. 친구들과 여행 가본 적 있나? 여행을 좋아해 남자치고는 친구들과 자주 다니는 편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계획이 있나? 아직까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오늘 봐서 알지 않나.(웃음) 가끔은 내가 엉뚱한 행동을 하면 소속사 식구들이 “이럴 땐 딱 네 나이 같아”라고 하지만 보통은 진지하고 차분한 편이라 예능에 나가면 오히려 프로그램을 망칠 것 같다. 그냥 지금은 TV로 보는 것이 좋다.

앞으로 어떤 장르에 출연해 어떤 배역을 연기하고 싶은가? 아직 나이도 어리고 신인이라 현대극이냐 사극이냐, 스릴러냐 로맨스냐, 장르를 가릴 때는 아닌 것 같다. 단지 좋은 작품 의뢰가 들어온다면 출연하고 싶다. 내가 어디서 연기를 하든 사람들이 내 모습을 보고 때로는 소름이 돋고, 때로는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다.

고백하자면 성준은 단답형 배우였다. 하지만 진지했고 차분했으며 자신만의 색이 분명했다. 스물다섯 청년은 그렇게 성장 중이다.

CREDIT INFO
취재
이충섭
사진
이진하
2014년 11월호
2014년 11월호
취재
이충섭
사진
이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