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부터 새 단장을 해봤다.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개그맨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는 형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그 어떤 기자가 진행하는 인터뷰보다 진솔한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담당 기자에게 호언장담도 했다.
<개콘>에서 ‘깐죽거리 잔혹사’ 코너로 “끝!”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조윤호 형님. 그와 나의 인연은 정확히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 다 개그맨 지망생 시절이었는데, 한강 유람선 공연장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그는 1978년생으로 나보다 세 살 위인데도 내게 ‘형’이라 부르며 나이를 속였다. 그리고 2년 후, 우리는 <개콘>의 선후배 사이로 다시 만났다. 그는 요즘 ‘대세들만 찍는다’고 알려진 통신사의 모델로도 활약 중이다. 그의 라이벌은 ‘잘생겼다’를 외치는 전지현·이정재이며, ‘팔로 팔로 미’로 대변되는 지드래곤이다. 그 형 참, 부럽다.
형, 뜨니까 어때? 아버지가 많이 좋아하시는데 그만큼 걱정도 많이 하시지. 매일 아침 “항상 어디서든 겸손해라”라고 문자를 보내주셔. CF 몇 개 찍긴 했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큰돈은 못 벌었어. 돈은 옷 사는 데 다 쓰는 것 같아.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니까 아무거나 입고 다닐 수 없더라고. 요즘 입고 있는 옷이 거의 새 옷이라고!
무명 생활이 꽤 길었지? 22기 동기 중엔 김준현, 허경환, 송중근, 양상국, 박지선, 박성광, 박영진, 최효종 등이 있지. 다들 일찍부터 떴고. ‘나에게도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하면서 살았지 뭐.
에이, 솔직히! 사실 개그맨 되고 나서 기대감이 컸어. 내가 22기 반장인데다 나이도 제일 많은데, 잘나가는 동기들을 보면서 질투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6년쯤 됐을 때 질투조차도 무의미해지더라고. ‘난 안 되는구나’ 싶었어. 사람들이 몰라봐도 좋으니까 그저 출연료만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나저나 정말 원빈과 친해? 이 형은 말이다, 원빈이 만든 축구단 소속이란다. 하하. 최근에도 만났는데 그냥 나더러 “조 스타”라고 부르던데?
특별히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더 잘되면<해피선데이-1박2일>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어. 돈도 벌면서 여행도 할 수 있잖아!
형은 <자기야>에 더 어울릴 것 같아. 장모님을 모시고 산 지 꽤 오래됐잖아? 하하. 내가 <개콘>이 낳은 데릴사위이긴 하지. 내가 잘됐을 때 누구보다 기뻐해준 사람이 장모님이셔. 결혼하고 어렵던 시절부터 많이 도와주셨거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집에 살게 된 거야. 아마 나만큼 장모님을 좋아하는 사위도 없을걸? 장모님, 평생 모시고 살겠습니다!
앞으로의 금전적인 계획은? 엥? 그냥 계획도 아니고 금전적인 계획? 벌 수 있을 때 열심히 벌어서 다시 적금을 들고 싶어. 그동안 들어놓은 적금을 다 깼거든.
그는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우먼센스> 독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다. 황당한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여유를 부리며 성의 있는 답을 “빡!” 해준 조윤호 형에게 나 역시 감사한 마음이다. 요즘 대세 조윤호의 인터뷰는 여기서 “끝!”
조윤호의 네 살배기 아들 해성군. 바쁜 와중에도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