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got Swag(참을 수 있는 ‘스웨그’의 가벼움)
힙합 뮤지션이 으스대는 기분을 주로 묘사할 때 사용하는 스웨그(swag)는 ‘멋지다’ ‘뻐기다’라는 의미로 명사이자 형용사이고 그 자체로 감탄사가 되기도 한다. 스웨그의 문화적 특성은 자기모순이 있을지언정 ‘스스로 만족하면 되는 멋’ ‘본능적인 자유로움’ ‘기성의 것과는 선 긋기’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페이크 패션과 스냅백이 열풍을 일으켰으며, 섹스 코미디가 인기를 얻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Read between the ultra-niches
(초니치, 틈새의 틈새를 찾아라)
‘초니치’란 사전적으로 틈새를 가리키는 단어 ‘니치(niche)’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 소비자들에 의해 잘게 쪼개지고 부스러져 생겨난 매우 작고 협소하지만 명확하고 특출한 시장을 뜻한다. 기존의 니치가 소수를 이용해 시장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초니치’는 소수를 존중하며 시장 형성보다 관계 형성에 초점을 둔다. 유아용 선풍기와 군인들에게 특화된 남성 화장품이 대표적인 예.
Organize your platform(판을 펼쳐라)
마치 동네에 장이 들어서면 팔 사람·살 사람·구경할 사람 구분할 것 없이 모두 모여들어 활기를 띠는 것처럼 판을 펼치면 아이디어·상품·기술·사람이 한곳으로 모인다. 그 판 위에서 예상치 못했던 수익과 시너지가 발생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낸 ‘판 1.0’ 시대가 새로운 ‘판 2.0’ 시대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업이나 정부가 판이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만 조성하면 소비자가 스스로 판을 채워나가며 최적화된 소비 환경을 탄생시킨다는 경제 논리. 소비자가 직접 자신의 광고를 만들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준 현대카드의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Reboot everything(해석의 재해석)
재해석의 트렌드는 크게 과거의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시간의 재해석’, 익숙한 제품을 완전히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용도의 재해석’, 서로 공존하기 어려운 역설적인 가치가 혼재하는 ‘사고의 재해석’ 등 세 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다. tvN의 <응답하라 1994>는 농구대잔치와 서태지라는 1990년대의 트렌드를 재가공해 전작 <응답하라 1997>에 이어 큰 인기를 얻었다. 한편 <러브레터> <레옹> <쥬라기공원> 등의 영화가 다시 개봉되어 관객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Answer is in your body(몸이 답이다)
신체적 움직임으로 정신과 육체의 균형을 회복하고 건강한 노동의 가치를 추구할 것이란 예측이다. 정신노동에 지친 몸과 마음을 운동으로 치료하려는 ‘노동 테라피족’과 여유로운 밤 시간에 운동하는 ‘나포츠족’이 늘고, 춤 경연 프로그램인 MBC의 <댄싱 위드 더 스타>와 Mnet의 <댄싱9>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편 몸으로 회귀하려는 트렌드는 육체노동에 전문성과 부가가치를 가미한 ‘브라운칼라’가 인기 직업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Kiddie 40s(‘어른아이’ 40대)
X세대로 불리며 1990년대 한국 사회에 젊은 에너지를 불어넣었던 주역(1966~1974년생)들이 어느새 마흔 줄에 들어섰다. 탈권위적 사회 분위기와 해외 문화를 경험한 40대는 소년 같은 감성을 지닌 ‘어른아이’이며, 미용·여가·문화 등 다방면에서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 놀이 본능은 키덜트 산업의 성장에 일조하고, 자신을 꾸미는 미적 본능과 소비에 당당한 소비 본능은 남성 그루밍 시장의 확산과 더불어 백화점 내 남성 패션 매장과 골프 매장을 넓혀가고 있다.
Hybrid Patchworks(하이브리드 패치워크)
외식을 하러 간 레스토랑에서 농산물을 구입하거나 아이돌 그룹의 음악을 듣기 위해 옷을 구입한다. 패치워크는 각양각색의 헝겊 조각을 이어 붙인 공예품을 의미하는데, 융합과 조합의 가치 창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식자재를 구매하며 맛있는 요리도 먹는 ‘그로서란트’가 등장하고, 음료와 같은 일상 소비재에도 고급 디자인의 패치워크가 활발하다. 다양한 산업이 결합하거나 개별 영역의 특성을 교배하는 ‘하이브리드’한 조합을 통해 패치워크가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것이다.
Surprise me, guys!(예정된 우연)
우연인 듯하지만 탄탄한 시나리오가 갖춰진 ‘예정된 우연’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패션 멘토로 활약 중인 간호섭 홍익대 교수가 만든 ‘바이박스’는 매월 실력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패션 아이템을 70~80% 싼 가격에 보내주는 서비스로 내용물을 모르는 소비자는 선물을 받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예측 불가능의 즐거움을 누리면서도 당첨 확률이 높은 스릴에 베팅하려는 역설적인 상황을 원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서는 탄탄한 시나리오를 구성한 다음 상품을 통해 긴장감과 짜릿함, 그리고 감동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Eyes on you, Eyes on me
(관음 시대, ‘스몰 브라더스’의 역습)
정보의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려는 관리 권력인 ‘빅 브라더(big brother)’가 지배하던 세상에서 다수의 작은 감시자들을 뜻하는 ‘스몰 브라더스(small brothers)’가 편재한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양날의 칼과 같고, 현대 대중문화는 관음증을 불붙이는 촉매제와 같다. 대중매체에서는 연예인이 나오는 단순한 리얼리티 예능을 넘어서 이제 평범한 사람이 주인공이 되고 이들의 인적 활동이 관음의 대상이 되는 리얼리티쇼 형식이 점차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Say it straight(직구로 말해요)
기업들은 경쟁사의 제품을 깎아내리는 비교 광고가 난무하고 힙합 가수의 디스전이 대중문화의 한자리를 차지하는 등 소위 본격적인 직설화법의 시대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대놓고 쉽게 낱낱이 공개하는 직설화법은 때때로 공격적으로 비치기도 하지만, 위계질서에 갇힌 수직적 소통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람과 수평적 소통으로 나아가는 사회적 흐름의 일면으로 평가했다. 배우 이병헌이 출연한 스마트폰 광고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인 ‘단언컨대’는 딱 한 마디로 대한민국을 사로잡으며 수많은 패러디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