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초대 검찰총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내렸던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당시 대전고검장). 그는 내정 6일 만에 ‘섹스 스캔들’로 옷을 벗는 치욕을 맛봤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김 전 차관에게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최근 검찰은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동일한 사건을 놓고 다른 결과를 내놓은 검찰과 경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성접대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을 맺은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피해 여성 A씨는 “할 말이 많다”는 입장이다.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A씨는 “검찰이 조사 과정에서 성접대 여부는 안 묻고 다른 피해자들과 말을 맞췄는지에만 초점을 뒀다. 검찰을 믿고 기다린 넉 달이 허무하다”며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A씨는 광고 모델과 연기자 일을 하다 20대 중반이던 2006년 여름 지인에게서 건설업자 윤중천(성접대 주선)씨를 소개받았다. A씨는 “얼마 뒤 윤씨가 나를 강원도 원주 별장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신고하면 연예계 활동을 못 하게 소문내고 너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유력 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하라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처음 만난 여성을 별장으로 유인해 성폭행하고 이를 약점 잡아 성접대에 동원하는 수법은 다른 피해 여성들도 공통적으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진술한 내용이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윤씨가 A씨에게 유력 인사 성접대를 상습적으로 강요하고 김 전 차관과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이들 혐의를 모두 무혐의 처분하면서 몇 가지 근거를 발표했는데, A씨는 “실제 조사 내용과 많이 다르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검찰은 윤씨가 A씨와 김 전 차관의 성관계 장면을 동영상으로 무단 촬영한 혐의에 대해 “A씨가 해당 동영상 캡처 사진을 제출하겠다고 해놓고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증거 확보에 협조하지 않아 성접대가 실제 있었는지, 이를 강제로 촬영했는지를 입증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A씨에 따르면 검찰이 말한 증거 사진은 윤씨가 촬영한 뒤 협박용으로 A씨의 휴대전화에 보낸 캡처 사진을 말한다. A씨는 “경찰 조사 때 해당 사진을 이미 지워버렸다고 얘기했고, 따라서 애초에 제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사진을) 제출하겠다고 한 적이 없고 검찰에서 제출 요구를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와 동생이 윤씨에게서 이 사진을 받은 시기는 내가 윤씨와 연락을 끊은 2008년 초이며 몇 년 보관하다가 2011년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에게 이 사진이 들통 나 파혼했고 그 충격으로 유산까지 했다. 더 이상 나쁜 기억에 묶여 있고 싶지 않아 사진을 삭제하고 휴대전화도 바꿨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경찰은 A씨 조사 과정에서 이 사진을 찾을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고 한다. 그 대신 사진을 봤다는 A씨 동생과 속기사(2008년 윤씨와 법적 분쟁이 생겼을 때 A씨가 변호사 사무실에서 피해 내용을 털어놓았던 인물)의 증언을 확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하지만 검찰은 “A씨가 사진을 제출하겠다고 해놓고 내지 않았다”는 주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검찰은 또 A씨가 윤씨와 법적 분쟁이 생겼을 때 경제적인 피해만 주장하고 강간이나 성접대 강요 등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윤씨에게 성접대를 강요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A씨는 “윤씨가 나를 횡령으로 고소하려 했을 때 대응책을 알아보려고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에게 피해 내용을 이메일로 보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우리도 해당 이메일을 압수수색해 확인했는데 상습적으로 성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올 8월 검찰에서 10시간가량 조사받는 동안 핵심적 사안에 대한 질문은 거의 받지 않았다. 윤씨에게 어떤 경제적 도움을 받았는지, 다른 피해 여성과 연락을 하는지 등 본질과 거리가 먼 질문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8월 검찰 조사 때 피해 내용을 제대로 진술할 기회가 없었다고 느껴 담당 검사에게 윤씨의 강요로 피해를 본 정황을 자세히 설명한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은 “A씨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다른 증거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지난 11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장문의 탄원서를 보내기에 이르렀다. 이어 검찰의 결정에 반발해 법원에 재정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처음 만난 여성을 별장으로 유인해 성폭행하고 이를 약점으로 잡아 성접대에 동원했다는 윤씨. 윤씨가 보낸 협박성 성관계 사진의 남자 주인공으로 지목된 김 전 차관. 그리고 자신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사람이 여러 명 더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해 여성. 법원의 재정 신청 절차에 따라 감춰진 진실의 장막은 언제든 걷힐 수 있다. 향후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피해 여성이 청와대 신문고에 올린 탄원서 전문
대통령 각하께
각하께서도 절 아실지 모르겠네요. 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 윤중천·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사건의 피해자 여성입니다. 제가 이렇게 신문고를 두드리는 이유는 너무도 억울하고 제가 더 이상 잃을 것도 없고 죽음의 길을 선택하기 전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제 한을 풀고 싶어 이렇게 각하께 올립니다.
전 이 사건이 터지기 전 8년 전부터 제 가슴에, 제 마음에 짐으로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각하, 이 사건은 제가 억울하게 윤중천에게 이용을 당한 그때, 2008년 전 이 사건을 제가 먼저 고소하려고 하였으나 힘없고 빽 없는 전 권력에 힘, 김학의와 절 개처럼 부린 윤중천에 힘으로 어디 하소연 한 번 못하고 전 이렇게 숨어 살다 지금에 세상이 떠들썩해지며 제가 숨겨진 채로 피해자로 등장하였습니다.
전 이들의 그 개 같은 행위로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어머니는 그 당시 윤중천에 협박과 무시무시한 힘자랑에 딸의 억울함을 하소연도 한 번 못하시고 그 추잡함을 알아버리시고 저와 인연을 끊으셨습니다. 윤중천은 제 동생에게 협박성 섹스 스캔들 사진들을 보내 세상에 얼굴을 들 수 없게 하고. 제가 재판을 기다리지 못하고 이렇게 먼저 각하께 억울함을 올리는 이유는 아무것도 모르고 계셨던 아버지가 아셨습니다. 지병이 계신 아버지는 저 때문에 화로 인해 당뇨합병으로 녹내장이 오시고… 하루하루가 약이 오르고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전 이번 사건으로 제 악몽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개입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용기 있는 형사님들의 응원과 제가 생각하는 부정적인 나라가 아니라는 믿음을 주시고 꼭 제 억울함과 한을 풀어주신다는 말씀에 전 용기를 내어 수사에 참여했고 이 사건은 7월에 검찰로 넘어가고 저 역시 검찰 조사를 마친 지 4개월입니다. 제가 알기론 윤중천·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을 아는 것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고 조사를 받을 사람은 다 받고 검찰에서는 김학의 소환 계획도 없다고 기사도 나오고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만이 조사를 안 받은 것으로 압니다. 참 어이가 없습니다. 누구보다 법을 잘 아시는 김학의 전 차관님은 너무 유치합니다.
지금 국민들이 알고 있는 기사 내용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윤중천과 둘은 잘 알고 있으면서 병원에 입원을 하시고 지금, 아니 전 매일매일 지금 이 시간 이 순간까지 하루 한 시간 잊고 살 수가 없어 대인기피증에 조울증, 공황장애, 심장병까지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전 병원 갈 돈이 없어 약이 언제 떨어질까 아껴 먹는다면 믿으십니까? 제가 지금 떠들어대는 이야기들은 모두 사실입니다. 죽음을 몇 번씩 생각하고 결혼을 약속한 남자에게 버림받고…. 2008년 윤중천이 협박한 녹취된 음성 파일과 절 캡처한 사진들을 결혼할 사람이 듣고 모든 걸 알게 되었습니다. 충격으로 전 유산하였고 전 윤중천이 얼마나 흉악하고 악질이며 무서운 사람인 걸 알기 때문에 그 자료들을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유일하게 그들을 벗어날 수 있는 행복, 결혼이 파혼되면서… 모든 걸 잊고 살겠다고 전 윤중천·김학의 물건들 자료들을 소각시키고 시골에 와 살고 있습니다. 역시나 윤중천·김학의는 결국 이렇게 절 또다시 죽음의 길로 인도를 합니다. 그 물건을 버린 것을 후회를 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완전하진 않더군요. 협박 그리고 사진들을 속기를 할 때 속기하시는 그분이 모든 걸 기억해주시더군요.
각하… 이런 절… 피의자인 저들은(김학의) 절 경찰조사 중에 저와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시켜 절 돈으로 도와주겠다며 연락을 하더군요. 역시 법을 잘 아시는 분이라 행동도 빠르시더군요. 전 죗값을 받으라고 했죠. 절 노리개 가지고 놀 듯 윤중천과 가지고 노신…. 각하, 이 나라의 머리이시기 전에 여자이십니다. 불쌍한 제 한을 풀어주세요. 각하 살고 싶습니다. 저를 위해 새벽기도 다니시며 기도하시는 부모님께 다시 사랑한다고 떳떳하게 말하고 싶고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각하, 살고 싶습니다. 제가 다시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주세요. 김학의 전 차관을 덮으신다면 윤중천까지 죗값을 받지 않을 것이며… 각하 이 두 사람의 내용의 기사는 대한민국을 뒤집습니다. 국민들이 모르는 신세계가 있으니까요. 그들, 그들의 가정을 지키고 그들의 면상을 지키기 위해 그리 숨어 있을 때 피해자인 전 제 가족 앞에 나서지도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더 이상 내 식구 감싸기라는 검찰 기사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억울함에 더 많은 진실을 국민들 앞에 하소연하며 한을 풀기 전에 스스로들 국민들 앞에 나와 심판받길 원합니다.
각하, 전 담당 검사님께 간절한 제 마음을 편지로 보냈습니다. 부디 그 편지가 쓰레기통으로 가지 않았다고 믿고 싶습니다. 매일 밤 삶과 죽음의 길에서 밤을 새웁니다. 전 윤중천의 협박과 폭력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님의 권력이 무서웠습니다. 윤중천은 경찰 대질에서까지 저에게 협박을 하며 겁을 주었습니다.
각하, 범죄 앞에선 협박도 폭력도 권력도 용서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 앞에 보여주세요. 제가 용기 내어 잘 버티고 잘했다고 해주세요. 국민들이 지금 각하께 하는 쓴소리를 솔로몬의 지혜로움으로 이 사건을 해결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각하, 제 입으로 더 이상 이 사건의 내용을 떠올리며 힘들어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렇게 국민을 우롱하며 뒤에 숨어 나타나지 않는다면 전 계속 싸울 것입니다. 몇 번의 죽음을 넘기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대한민국의 책임자로서 각하의 지혜로우신 중심을 믿겠습니다.
2013. 11. 13. 피해 여성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