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le Setting 1
백자와 청자가 만났을 때
전통 자기의 꽃이라 불리는 백자와 청자가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 누구나 수긍하는 결론은 하나! 그 빛깔만으로도 마음속까지 시원하고 차분해진다는 것이다. 대나무로 엮은 매트 위에 얼음처럼 놓인 청자와 백자의 조화. 정자에 앉아 고귀한 대접을 받는 풍류객의 기분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화이트 코바늘 도일리 매트와 청자의 시원한 대비
청자 볼에 담긴 토마토. 컬러의 오묘한 대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흰색의 핸드메이드 도일리 매트까지 더해지니 시원하면서도 편안함까지 느껴진다. 평소 여름 식탁에 이렇듯 과일을 담아 올려 놓으면 식욕을 돋우고 더위도 식힐 수 있다고.
디저트를 귀하게 대접하는 법
평범한 음식도 어느 그릇에 어떻게 담아내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법. 청자 사각 접시 위에 굽이 높은 백자 사발을 빳빳한 모시 매트와 함께 매치한 팥빙수 디저트 세팅. 놋수저를 짝지으면 운치 있고 기품이 돋보인다.
등나무 매트와 백자의 조화
푸른빛이 감도는 백자 접시 위에 거뭇한 철꽃이 핀 백자 사발을 매치한 테이블 세팅. 백자의 담백함과 창백한 빛깔이 오묘한 대비를 이루는 가운데 등나무를 엮어 만든 테이블 매트를 더하니 동양적이면서도 이국적인 여름 식탁이 완성되었다.
컬러 포인트가 돋보이는 청자&백자 티 세팅
매화를 넣어 얼린 얼음을 담아낸 매실차. 매실 찻잔은 철꽃이 핀 백자, 얼음이 담긴 백자는 진사(빨간색)를 입힌 백자로, 청자 사각 접시 안에 함께 놓아 청량함을 강조했다. 실제 테이블 위에 놓을 때는 매실이 달린 나뭇가지를 장식하면 한층 운치 있다.
“도예 그릇의 색상과 용도, 두려워 말고 믹스앤매치하세요”
큐레이터 박서운숙(더그릇 by 이경주)
이경주 도예가의 청자와 백자를 완벽한 세트가 아닌 ‘믹스앤매치’로 연출한 손님맞이 테이블. 큐레이터 박서운숙씨가 스타일링한 테이블은 시원한 냉면을 먹은 듯한 청량함이 돋보인다. “대개 도예 그릇은 격식에 맞춰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편견을 버리면 오히려 더 쉽고 개성 있는 테이블 세팅을 할 수 있어요.” 이런 의미에서 그가 제안한 ‘청자와 백자가 만났을 때’ 테이블 세팅은 가히 파격적이다. 접시가 청자라면 면기는 백자, 면기가 백자라면 접시는 청자로 교차 매치한 것은 기본, 그릇의 크기나 형태 역시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찻물을 식히는 숙우를 면기로, 커피잔은 소서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서 눈여겨볼 것 하나. 어떤 세팅은 청자와 백자가 짝을 이룬 듯하지만 백자와 백자를 조합한 것이라는 사실. “흔히 백자는 새하얗다 생각하지만 흙과 유약 속성에 따라 거뭇한 철꽃이 피고 푸른 빛깔을 띠는 것도 있어요. 이를 순백자와 매치하면 상대적으로 청자처럼 보이죠.” 사실 도예가 이경주씨는 박서운숙씨의 남편으로, 아내가 그릇을 ‘마음대로’ 활용하는 것을 보며 오히려 더 다채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고. “도예가도 결국 소비자의 센스를 존중하니 두려워 말고 자신의 취향에 맞춰 그릇을 조합해보세요!”
Table Setting 2
컬러풀한 플라워 만발한 트로피컬 티타임
정원은 봄날에만 즐기는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총천연색 여름 꽃이 만발할 때 달콤새콤한 트로피컬 아이스티를 마시는 애프터눈 티 타임은 색다른 경험이 될지니. 열대 지방 휴양지에서 우아하게 즐기는 영국식 티타임 테이블. 클래식한 실버 트레이 위에 새와 꽃이 그려진 컬러풀한 플레이트를 놓고 에스닉한 플라워 패턴의 글라스를 매치하면, 이곳이 바로 파라다이스!
실버와 블루의 만남
블루 컬러 패턴 장식을 공통분모로 하는 접시와 유리컵. 이를 한 세트로 조합하면서 한층 화려하고 클래식하게 연출되도록 실버 트레이와 커틀러리 그리고 볼을 매치했다. 블루의 시원한 느낌이 실버의 반짝임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낸다. 블루 글라스 베이스에 바이올렛·핑크 계열의 꽃을 꽂아 청량함을 강조한 플라워 센터피스 역시 이를 돋보이게 한 일등 공신.
톤온톤으로 연출한 애프터눈 티 세트
접시의 옐로·화이트·바이올렛·오렌지 컬러를 글라스웨어와 플라워 어랜지먼트에 활용해 우아하고 차분한 애프터눈 티 테이블 세팅. 잔잔한 꽃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풍성한 볼륨을 완성한 꽃꽂이가 분위기 메이커가 된다. 이때 화병은 플라워 메인 컬러와 같은 톤으로 선택할 것. 화병까지 꽃의 일부가 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플라워 모티브 찻잔 믹스앤매치
화려한 꽃 장식 없이도 티 테이블을 화사하게 꾸미는 방법. 바로 플라워 패턴과 모티브의 찻잔과 접시를 한데 모아보는 것이다. 각기 다른 컬러와 형태를 지녔다 해도 한자리에 두면 꽃이 만발한 정원 같은 테이블을 완성할 수 있다. 이때 개인 세팅을 도드라지게 하고 싶다면 테두리가 꽃잎을 닮은 실버 트레이나 접시를 매칭할 것.
캐주얼한 에스닉 티 타임 연출
잔잔한 체크무늬 테이블클로스 하나면 트로피컬 에스닉 티 테이블 세팅도 캐주얼 로맨틱 스타일로 변신할 수 있다. 잔잔한 체크는 패턴보다 색상이 도드라지기 때문. 블루와 핑크, 오렌지, 옐로 등 의 트로피컬 컬러 테이블웨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되 여름의 이미지를 지닌 연두색 체크 테이블클로스는 잔디 정원을 연상케 하는, 힘 있는 디자인이다.
“바캉스 여행길에서 구입한 그릇을 한데 모아보세요”
플로리스트 문태선(헤리테스 플라워 부티크)
오랜 시간 뉴욕에서 활동했던 플로리스트 문태선씨. 그녀의 여름 테이블 세팅은 확연히 달랐다. “접시와 쟁반, 유리컵과 커피잔 모두 여행지에서 구한 것입니다.” 클래식, 에스닉, 로맨틱 등 국적과 스타일 모두 다르지만 여름휴가지에서 발견한 것이라 그런지 색감과 패턴이 화려하다. 문태선씨가 ‘여름’이라는 테마로 다채로운 그릇을 매치하기 위해 활용한 공통분모는 실버웨어. 특유의 반짝임 자체가 화려한 패턴 접시와 유리컵을 돋보이게 해주는 바탕색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실버 대신 우드 웨어를 사용했다면 동남아 에스닉 스타일처럼 보였을 거예요.” 그릇 사이에서 공통분모 하나만 잘 뽑으면 쉽게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그런데 제 테이블 세팅의 화룡점정은 플라워 센터피스입니다.” 그릇과 그릇이 조화를 이룬 후, 테이블 전체가 하나의 이미지를 연출하려면 또 다른 구심점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꽃 장식이다. 화병과 꽃의 컬러를 보색으로 대비시킨다거나 음식을 담는 그릇과 화기를 유사색으로 통일하는 등 ‘컬러 매치’를 통해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 “여름에는 꽃과 화병, 그릇을 보색으로 대비시켜보세요. 트로피컬 정원에서 즐기는 이색적인 티타임 테이블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Table Setting 3
시냇물 흐르는 숲 속에서의 소박한 만찬
해 질 녘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는 청량한 숲 속에서 여유롭게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소박한 저녁 식탁. 특별한 그릇이 없어도, 화려한 꽃 한 송이 없어도 낭만 가득한 만찬을 즐길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하다면 센터피스에 주목할 것. 돌과 이끼, 티 캔들로 자연스럽게 연출한 센터피스를 보고 있노라니, 이것이야말로 가족의 힐링 캠프 아닌가!
풀잎에 맺힌 이슬을 닮은 그릇
물방울 모양의 웨이브를 모티브로 한 빌레로이&보흐 플로우 시리즈 접시. 말린 식물로 장식한 광목 테이블 매트 위에 매치해 촉촉한 물방울 같은 느낌을 연출했다.
빈티지 감성의 내추럴 플레이트 세팅
딥 블루와 올리브 그린 접시의 조화. 말린 식물을 덧대 만든 광목 테이블 매트와 짝지으니 자연미 돋보이는 목가적 식탁이 완성되었다.
스틸과 유리로 연출한 버블티 세팅
차가울수록 맛있는 음료수는 시원하게 담아내야 먹음직스러운 법. 투명 글라스 보틀에 담은 버블티와 유리컵을 빈티지 스타일의 양철 트레이에 세팅해 쿨하면서도 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글라스웨어와 양철 트레이 와이어 바스켓 모두 메종드실비 제품.
계곡을 따라 불을 밝힌 센터피스
테이블 가운데 돌멩이와 이끼를 길게 늘어놓은 뒤 사이사이에 티 캔들을 배치했다. 시원한 여름 바다를 연상케 하는 굴 껍데기를 활용한 캔들까지 더하면 분위기 업! 굴 껍데기 양초는 메종드실비 제품.
“그릇이 평범하면 센터피스로 분위기를 업시키세요”
리빙 스타일리스트 곽해은&심지혜(꽃의 작업장)
화이트 베이식 스타일 그릇은 누구나 기본으로 갖추고 있을 터. 이제 막 리빙 스타일리스트로 활동을 시작한 심지혜·곽해은씨. 이들 역시 생활인으로서 애용하는 그릇은 여느 주부와 마찬가지다. “그중에서 조금 특별한 것을 고르자면 곡선미가 돋보이는 빌레로이&보흐의 뉴웨이브 시리즈를 들 수 있겠네요. 한여름 계곡의 운치를 닮은 테이블 세팅을 구상했을 때, 이 그릇이 딱 맞아떨어진다 싶었어요.” 그릇 자체로 물결의 이미지가 표현되기 때문. 여기에 메종드실비의 유러피언 철제 트레이와 빈티지 글라스를 매치해 여름의 목가적 이미지를 더했다. 한편 자연미를 연출하기 위해 이들이 심혈을 기울인 것은 센터피스다. “돌멩이와 이끼, 그리고 작은 티 캔들과 굴 껍데기로 만든 양초를 한데 모아 센터피스를 만들었어요. 그저 자연스럽게 늘어놓기만 했는데 숲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죠.” 테이블 매트도 손수 제작했다. 광목 천 위에 말린 꽃잎과 식물을 바느질로 고정시키니 풀 내음 가득한 테이블 매트 완성. 심지혜·곽해은씨는 이런 자연미 가득한 테이블 세팅일수록 평범한 그릇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똑같은 그릇으로 따뜻한 겨울 테이블 세팅도 가능해요. 그때도 아마 저희는 센터피스와 매트만 새로운 테마로 만들 테니까요!”
Table Setting 4
지중해의 푸른 빛깔로 물든 식탁
파란 바다와 하늘, 흰 집의 매치가 매력적인 그리스 산토리니 섬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지 않았을까? 지금 당장 그곳으로 떠날 순 없어도, 적어도 식사 시간만큼은 지중해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산호와 조개껍데기, 에스닉한 화병과 푸른 꽃. 바다를 닮은 오브제로 테이블을 꾸미고 푸른 빛깔의 그릇을 조합하면 어느새 식탁은 지중해를 마주한 어느 야외 레스토랑일지니.
허브 향을 더해 상쾌함을 선사하는 냅킨
테이블 냅킨을 내추럴한 라피아 끈이나 노끈으로 묶고, 이 사이에 로즈메리 한 줄기, 혹은 슬라이스한 레몬을 살짝 끼우면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센스를 돋보이게 한다. 바닷가에서 물놀이 후 가벼운 식사를 즐길 계획이라면 냅킨을 물에 적셔 차갑게 보관한 뒤 활용해볼 것. 유리 접시 위에 놓으면 한층 시원한 느낌이 든다.
동양과 서양의 블루 도자기 믹스앤매치
일본의 청화백자와 심플한 디자인의 북유럽 화이트&스카이 블루 접시. 태생은 다르지만 푸른색이라는 공통분모로 이색적인 테이블 세팅이 가능하다. 오히려 국적이 다른 그릇을 매치하면 이국적인 매력이 돋보인다는 사실. 짙은 쪽빛 테이블 매트가 그릇 세팅을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만들어준다.
바다 소품을 담은 포인트 장식
조개와 소라 껍데기, 산호, 불가사리 등 바다를 테마로 한 자연 소품을 개인 접시에 담아두는 것만으로도 센터피스를 대신할 수 있다. 단, 이러한 소품은 수북이 담기보다는 한두 점 정도로 여백의 미를 살려 담아둔다면 오히려 시선을 잡아끈다.
놋쇠 컨테이너에 담은 음료수 보틀
이국적인 핸드메이드 놋쇠 컨테이너에 푸른 빛깔의 음료수병을 담아 테이블에 올려놓으면 그 자체로 해변가 파티 테이블이 된다. 컨테이너 안에는 화이트 모래나 조개, 불가사리 등 바다 소품을 담아놓아 바다 이미지를 연출해도 좋고, 얼음을 가득 채워 아이스 버킷으로 활용해도 된다.
“국적이 다른 그릇을 조합하되 컬러를 통일하세요”
파티 플래너&케이터링 강사 서하림(까사스쿨)
여름에는 왠지 이국적인 스타일이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특히 지중해 지방의 에스닉한 스타일과 블루 컬러는 여름 테이블 세팅의 단골 소재. “이는 의외로 초보자들도 쉽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우선 ‘블루’ 컬러를 활용해 에스닉 스타일을 연출해보세요.” 파티 플래너이자 케이터링 강사로 활동하는 서하림씨가 추천한 방법은 블루 컬러 그릇을 한데 모아보라는 것. 단색의 베이식한 그릇부터 동서양의 청화백자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국적의 그릇을 한데 모아보면 의외로 이국적인 스타일이 탄생한다. “저는 하늘색의 심플한 스칸디나비안 접시와 그 위에 일본 여행에서 구입한 청화백자 그릇을 매치했는데, 동양적인 한편 요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북유럽 레트로 스타일같이 느껴져요.” 풀 세트의 그릇이 없다 해도 전체적인 컬러만 잘 맞춘다면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게 서하림씨의 결론. “만약 그릇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면 진한 쪽빛의 테이블클로스를 사용해보세요. 이 강렬한 컬러 하나가 식탁을 금세 지중해 바다로 만들어버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