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결혼식 현장
한 남자의 아내로 살기엔 너무나 뜨거운 여자, 이효리가 결혼했다. 파파라치 매체가 이상순과의 데이트 사진을 포착한 지 2년 만이다. 이효리와 이상순은 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의 소개로 처음 만났으며, 2011년 7월 재능기부 프로젝트 싱글 앨범 <기억해>를 작업한 것을 계기로 교제를 시작했다. 이후 이들은 유기 동물 보호 등 각종 봉사활동을 함께하며 사랑을 키웠다.
아름다운 결혼이었다. 약 4천2백90㎡(1천3백여 평)의 제주도 별장에서 가족과 지인 90여 명과 함께 하우스 웨딩을 진행했다. 제주도의 별장은 지난해 5월 이상순 명의로 매입했으며, 평당 시세는 10만원 내외로 알려졌다. 주택 공사는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이효리는 이날만큼은 만인의 연인이 아닌, 한 남자만의 여자이고 싶었다. 별장 곳곳마다 경호 인력을 배치해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극비 결혼식을 치렀다. 깐깐한 확인 절차를 거친 후 하객들과 인부들만 들여보내며 보안 유지에 힘썼다. 결혼식은 화기애애했다. 오후 1시 결혼식에는 가족과 친구들만 참석했다. 이효리는 들꽃으로 만든 화관을 쓰고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이효리가 직접 외국에서 구입한 드레스다. 심플한 라인이지만 가슴이 깊게 파여 섹시 스타로서의 위엄을 드러냈다. 이상순은 하늘색 예복을 입어 산뜻한 멋을 더했다.
오후 5시부터 진행된 피로연에는 30명 남짓의 지인이 모였다. 정재형과 김동률, 김C 등의 가수와 디자이너 스티브 J·요니P 부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과 정보윤, 김지웅 음악 프로듀서, <이효리의 소셜클럽 골든12>를 함께 했던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의 김혜영 PD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효리 부부와 하객의 폭소를 자아낸 것은 축가였다. 지인들이 준비한 축가가 중간부터 트로트풍으로 바뀌면서 코믹한 가사로 이어지자 모든 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예식 준비는 전날부터 이뤄졌다고 한다. 축가 이벤트에 쓰일 음향 시스템과 장비가 속속 설치되었고 접대 음식도 케이터링(출장 연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두 사람이 손수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의 ‘효리 스타일’을 탄생시킨 소박한 결혼식이었다.
비밀 결혼식이 끝나고 이틀 뒤 이효리는 팬카페에 “여러분 안녕”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며 결혼 사진을 공개했다. “결혼식 잘했나 다들 궁금해하실 것 같아 인사 남깁니다. 비가 올까 걱정했는데 날씨도 좋았고, 직접 준비하느라 우리 두 사람과 친구들이 며칠 고생했지만 그만큼 의미 있고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부득이하게 비공개로 하다 보니 서운해하시는 분들도 많고 기자분들도 밖에 많이 오셨다고 들었는데 죄송합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니만큼 가족과 친지들께 평범한 딸이자 며느리이고 싶었던 마음 이해해주세요.” 공개된 사진 속에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이효리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반려견인 순심이와 함께 바닥에 앉아 미소 짓는 모습,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자전거를 타는 모습, 드레스를 손수 매만지는 모습 등 편안했던 그날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재형 오빠가 저와 아주 잘 맞을 것 같다고 상순 오빠를 소개시켜줬어요. 당시 제가 눈이 아주 높을 때였거든요. 천하의 이효리잖아요. 오빠는 국산차를 타고 있었고, 그것도 차를 구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지 차 내부 장식에 비닐 포장도 뜯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게 싫었어요. 하하
“처음 같이 올려다보던 저 달빛 기억나? 나중에 제주에서 결혼하자 했던 약속 기억나? 그 약속 지킬 수 있게 해줄 거지? 나랑 결혼해줄래? Yes라면 Kiss me.”
2년 열애 풀 스토리
두 사람은 2010년 가수 정재형의 소개로 처음 만났지만 당시에는 서로에게 별다른 호감을 느끼지 않았다. 첫 만남의 기억은 그렇게 무미건조했다. 이효리의 멘트다.
“재형 오빠가 저와 아주 잘 맞을 것 같다고 상순 오빠를 소개시켜줬어요. 당시 제가 눈이 아주 높을 때였거든요. 천하의 이효리잖아요. 오빠는 국산차를 타고 있었고, 그것도 차를 구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지 차 내부 장식에 비닐포장도 뜯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게 싫었어요. 하하.”
하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이효리는 그에게 호감을 느꼈지만 당시 이상순에게는 공개 연인이 있었던 것. 이듬해인 2011년 7월, 재능기부 프로젝트 싱글 앨범 <기억해>를 작업하면서 이후 본격적인 교제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같은 해 11월 파파라치 사진 보도 이후 열애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가요계 대표 커플’로 자리매김했다.이효리 커플은 유기동물보호 등 각종 봉사활동을 함께하거나 각자의 음반 작업에 힘을 보태며 사랑을 키워나갔다. 지난 5월 이효리의 정규 5집 <미스코리아>를 발매할 당시에도 이상순은 수록곡을 편곡하며 앨범 작업에 참여해 이효리의 음악적 변신을 도왔다. 이효리 역시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이상순과의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오빠는 ‘태어나길’ 평화로운 사람이에요. 오빠를 만나면서 제 주변과 환경, 생각이 전부 변했어요. 예전에 저는 제가 소중할 걸 모르고 살았어요. 뭐랄까, 오빠는 제게 쌀 같은 존재예요. 화려하진 않지만 집에 있으면 든든한 쌀. 결혼을 한다면 오빠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 마지막 남자였으면 좋겠어요.”
이효리는 지난 7월 팬카페를 통해 결혼을 발표했다. 떠도는 결혼설에 이효리가 시원스레 답을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결혼합니다. 잘 준비해서 잘 해보겠습니다. 열심히 한번 살아볼게요!”
이후 세간에서는 이효리의 결혼 일정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가만히 있을 이효리가 아니다. 팬카페에 다시 그녀가 등장했다.
“양가 부모님과 형제들만 모인 자리에서 같이 식사 한 끼 하며 상견례 겸 결혼을 할 예정입니다. 예전부터 작고 조용한 결혼식을 하고 싶은 바람이 있었어요. 다행히 이상순씨와 가족들이 동의해주어서 식 없는 결혼을 하게 됐어요. 일생에 한 번뿐인 중요한 날이기에 의미 있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취재와 관심을 자제해달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리고 결혼이 임박했다. 이효리는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 <이효리의 X언니>에서 이상순에게 스케치북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 프러포즈했다. 이효리는 “최근 상순 오빠가 나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나도 프러포즈를 하고 싶다”며 에피소드를 만든 것. 스케치북에는 “오빠 깜짝 놀랐지? 이런 거 부끄럽지만 한 번 해볼게. 처음 같이 올려다보던 저 달빛 기억나? 나중에 제주에서 결혼하자 했던 약속 기억나? 그 약속 지킬 수 있게 해줄 거지? 나랑 결혼해줄래? Yes라면 Kiss me”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이효리의 프러포즈에 감동한 이상순은 그녀에게 다가가 키스했고, 이효리는 “내가 왜 이렇게 눈물이 나지”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결혼 그 이후
결혼 10일째 되던 날, 이효리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전화 연결에서 신혼생활에 대해 언급했다.
“지금 애완견들을 데리고 놀러 가는 중이에요. 사람들은 결혼하면 (결혼 전과) 많이 다르다고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다만, 결혼 전에는 외로운 순간도 있었는데 지금은 언제나 든든한 내 편이 있는 기분이에요. 오빠가 밥도 차려준답니다.”
밝은 목소리의 이효리였다. 향후 이효리의 연예 활동은 어떨까? 음반을 발표했을 때도 스케줄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활동하는 스타일이다. 결혼했다고 공식적인 활동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9월에도 화보 촬영 등 몇 가지 스케줄이 잡혀 있는 것. 이효리는 연말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효리는 당분간 자택에서 신혼생활을 만끽한 후 이달 중순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유럽 여행의 기간이나 여행지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결혼식에서도 식보다는 의미에 치중했듯 이번 유럽 여행 또한 추억을 쌓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