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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으로 온 청년들, 제주 청년몰 B1

제주도에서 각자의 공간을 정성껏 꾸려 가는 청년 상인을 만났다. 제주도 제주 동문공설시장 지하 1층엔 몸과 마음을 녹일 온기가 가득하다.

UpdatedOn November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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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부터 쇼핑, 휴식까지 한 번에

제주 동문공설시장 청년몰 B1


여행지의 식문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시장으로 가야 한다. 제주도에 도착한 첫날, 또는 제주공항으로 향하는 여행 마지막 날이라면 공항에서 멀지 않은 제주 동문공설시장을 추천한다. 10번·11번 출입구와 가까운 제주 동문공설시장은 지하에 위치한 청년몰 B1이 여행객을 따스하게 맞이해 더욱 특별하다. 2021년 3월 문을 연 B1은 위치를 가리키는 동시에 ‘Be one’이라는 단어처럼 여러 청년 상인이 하나가 되어 협동하고 공간을 잘 꾸려 나가자는 뜻이 담겼다.
시장을 한 바퀴 구경한 후 청년몰에 내려와 잠시 휴식을 취해도 좋다. 오후 7시까지 외부 음식 반입을 허용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구매한 음식을 공용 공간에서 편안하게 먹어도 괜찮다. 단, 쓰레기통 없는 청년몰을 지향하니 각자 쓰레기를 회수해 자리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규칙을 지키도록 하자. 여름에는 더위를, 겨울에는 추위를 피해 실내에서 모든 걸 해결하고 싶은 이에게도 청년몰 방문을 추천한다. 돈가스, 쌀국수 등 식사 메뉴와 디저트는 물론이고 아이와 어른 모두 마실 수 있는 제철 귤로 만든 무알코올 뱅쇼, 도라지·인진쑥 같은 재료를 넣고 오래 끓인 조청, 실용성 높은 잡화와 여행을 기념할 소품까지 한데 모았다.

+ 청년몰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전통시장 내 유휴 공간을 가꾸어 청년몰을 조성하고, 39세 이하 청년을 선발해 창업을 지원한다. 창업과 관련한 경영 교육은 물론 제품 개발 및 홍보, 점포 운영 등 사업 전반을 돕는다. 청년몰 사업으로 청년은 기회를, 시장은 활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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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문공설시장 청년몰 B1

더 알차게 이용해 보세요


  • 수유실

    아이와 동행한 보호자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다. 편안하게 수유하도록 내부에 커튼을 쳐 개별 공간을 마련했고, 한쪽에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했다.

  • 안마 의자

    몸이 찌뿌드드한 사람은 안마 의자에 눈길이 갈 터. 안마 의자에 앉아 피로를 풀고 이동하길 권한다. 2000원 결제 시 10분간 사용 가능하다.

  • 오락실

    청년몰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식사를 마치고 음료와 디저트로 당 충전까지 한 다음 몸을 움직여 즐겁게 소화시키자.

  • 청년 책방

    방문객이 기부한 책으로 책장을 채우는 중이다.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 청년몰 영수증 리뷰 작성을 마치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01 유월

수제 잼, 뱅쇼
인스타그램
@you.wol_jeju

요식업에 종사한 지 10년이 지나던 때, 이주홍 대표는 몇 차례 실패를 겪고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였다. 잠시 숨을 고르기로 결정하고 연인 이영아 대표가 정착한 제주도에 와 순례길을 걸었는데,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디저트 사업이 자꾸 떠올랐다. 이후 청년몰 입점 상인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도전해 보자 마음먹었다. 이탤리언 디저트로 시작한 ‘유월’은 현재 귤이 풍부한 제주도의 특성을 살려 제철 귤을 사용해 뱅쇼를 만든다. 황금향, 한라봉, 레드향, 천혜향 등 계절마다 다른 뱅쇼를 내놓는다.
“와인의 풍미는 그대로 유지하고 알코올만 날렸어요.” 이영아 대표는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이곳 뱅쇼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여기서 탄생한 잼도 제주의 자연을 담았다. 수분이 많고 당도가 높은 구좌 당근을 활용한 마멀레이드 잼, 유기농 말차 가루를 더한 말차 밀크 스프레드, 생과만으로 만든 귤 잼은 사계절 내내 준비한다. 12월에만 특별히 선보이는 제주 레드키위 와인 잼 혹은 뱅쇼 선물 세트로 소중한 이에게 마음을 전하고 온기를 나눠도 좋겠다. 불 세기를 조절해 가며 오래 끓여야 완성되는 뱅쇼, 청년몰을 통해 다시 천천히 피어난 두 대표의 열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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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호끄만거

제작 상품(패브릭 포스터, 엽서 등) 및 다양한 소품
인스타그램
@hogg_jeju

‘조금’을 제주 방언으로 하면 ‘호끔’. 조그만 것을 한데 모은 가게가 청년몰 B1에 자리한다. 건축학과에 입학한 손호영 대표는 디자인 툴에 흥미를 느껴 편집 디자인을 배우고, 이후 제품 MD와 디자인 업무를 병행하다가 마케팅까지 맡는 등 새로운 일에 계속 도전해 왔다.
“지금껏 해 온 경험을 활용해 저만의 공간을 꾸미는 이 시간이 정말 뿌듯해요.” 제주 곳곳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사진을 선별해 엽서, 가방, 그립톡 등을 만든다. 모자, 바지 등 실용성을 고려한 제품도 함께 챙겼다. 손 대표는 물건의 가치를 알아주는 손님을 만나는 순간 전율을 느낀다. 그의 진심 어린 환대와 개성 넘치는 제품 덕분인지 재방문율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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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제주돈카츠 동문카츠

수제 돈가스
인스타그램
@jejutonkasu

홍영상 대표는 영업 초창기 야시장을 겨냥해 멕시코 음식을 판매했다. 하지만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메뉴 변경을 고민했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한 유명 셰프 강의에서 대중적 인기가 높은 돈가스를 추천받았다. 이때부터 메뉴 개발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또래 상인들이 바로 옆에서 매장을 운영하니 의견을 구하기 수월했죠.” 그렇게 탄생한 돈가스는 무엇보다 바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현무암과 화산송이를 표현하기 위해 각각 먹물과 홍국 쌀을 사용한 빵을 택했고, 직접 빵가루를 만든다. 제주 녹차를 넣은 소금, 한라봉 드레싱, 수제 소스 등 제주가 담긴 한 상 차림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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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구십육도

수제 조청
인스타그램
@jeju__96

조청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온도. 96도와 100도 사이에서 긴 시간 조청을 끓이는 과정은 제품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아버지를 도우러 제주도에 내려온 신선혜 대표는 굳은 의지를 담아 가게 이름을 지었다. 약초를 재배하는 집안에서 성장한 신 대표의 아버지는 선천적으로 기관지가 약한 딸에게 먹이려고 약효가 뛰어난 재료로 조청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제주도에서만 20년의 시간이 흘렀고, 13년 단골도 있을 만큼 맛과 효능을 아는 손님은 계속 찾지만 연령층을 확대하기는 어려웠다. 신 대표는 제품 디자인과 웹페이지 운영 등 조청이 상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
청년몰에 입점한 뒤 10대, 20대 손님과 소통하는 일이 늘어 신기하다고. 가장 인기가 높은 도라지 조청은 사과에 발라서, 강한 쑥 향이 특징인 인진쑥 조청은 우유 혹은 두유에 타서 쑥 라테로, 쓴맛이 나지 않는 오메기 조청은 소금빵과 먹으면 맛이 조화롭다. 요구르트 아이스크림과 만나면 더 쫀득해진다. 신대표는 조청을 맛본 손님의 반응을 확인하는 게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덧붙인다. “한 번 오신 분은 계속 방문하세요.” 그의 목소리에 유년 시절부터 함께한 조청에 대한 믿음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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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브라운워크룸

수제 소시지
인스타그램
@brown.workroom

김도영 대표는 육가공 업체에서 7년간 일을 배우며 체계와 순서가 중요한 소시지 제조에 흥미를 느꼈다. 매장을 운영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판단해 청년몰에 입점했고, 소시지 하면 떠오르는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걸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채소 함유량을 높이고 염도를 낮췄다. 현재는 초당 옥수수 소시지와 구운 파프리카 소시지, 제철 채소를 활용한 샐러드를 비롯해 모닝 빵, 착즙 주스를 곁들여 균형 있는 한 끼 식사를 제공한다. 화이트 크림 버섯 그라탱 소스를 더한 핫도그도 마련했다. “원재료의 신선함은 기본이고 색감과 식감 모두 챙기려 해요.” 12월에는 양배추 소시지, 단호박 소시지 등을 새로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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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F&V

손질 과일, 착즙 주스
인스타그램
@jeju_fnv

당장 달콤한 비타민이 필요한 이에게 과일을 먹기 좋게 손질해 내놓는 ‘F&V’를 추천한다. 평상시에도 과일을 즐겨 먹었던 송현석 대표는 음식 장사 꿈을 과일 판매로 실현하고자 했다. 푸드 트럭으로 팝업 행사를 연 적이 있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실내에서 운영하는 매장의 소중함을 안다. 한 입 크기로 손질한 과일은 컵과 도시락에 담았고, 3종 과일 도시락의 경우 손님이 세 개를 고를 수 있다. 송 대표가 가장 중시하는 건 과일의 당도와 신선도. 모두 까다로운 그의 입을 거쳐 판단한다. “손님과 대화하면서 계절의 변화를 체감해요.” 요즘 맛있는 과일이 무엇인지 묻는 손님의 질문에 답변이 달라질 때, 다음 계절이 왔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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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추천 겨울 여행지

제주 동문공설시장 청년몰 상인들이 청년몰과 함께 방문할 여행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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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2만 5000년 전까지 화산 분화 활동을 했던 한라산은 해발 1950미터로 한국에서 가장 높다. 눈 덮인 풍경이 아름다워 겨울에 오르는 사람이 많다. 이들을 위해 12월 27일까지 성판악 탐방로와 관음사 탐방로에 적용한 예약제를 해제한다. 또 산림청에서 국가숲길로 지정한 한라산둘레길도 산책 코스로 권할 만하다. 특히 사려니숲길은 길이 완만하고 산딸나무, 단풍나무, 편백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숲을 이뤄 눈이 즐겁다.

유월 • 이주홍 대표

유월 • 이주홍 대표

아직 제주도를 많이 여행하지 못했지만 한라산엔 가 봤답니다. 눈이 많이 내린 날 한라산에 올라 꼭 설경을 만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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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단법인 동백고장보전연구회

ⓒ 사단법인 동백고장보전연구회

제주동백마을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에 위치한 마을이다. 마을 입구부터 펼쳐지는 감귤밭과 쭉 이어진 돌담, 동백나무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주민이 뜻을 합쳐 마을에 이름을 붙이고, 한복판에 자리한 동백나무 군락지를 공유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마을 공동 사업으로 2009년 방앗간을 짓고 동백기름을 생산하고 있다. 동백기름 비빔밥 체험, 동백 비누 만들기, 동백 숲 탐방 등 마을을 기억할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호끄만거 • 손호영 대표

호끄만거 • 손호영 대표

동백마을에 분홍빛 동백꽃이 만개했다 지고 나면 빨간 토종 동백꽃이 피어나요. 이곳에서 꽃을 보며 잠시 쉬어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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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랜드 테마파크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등 알록달록한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콘셉트로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메인 역에서 출발해 에코랜드 호텔이 위치한 에코브리지역에 먼저 들른다. 다음으로 공연장, 공방, 카페가 모인 레이크사이드역으로 이동한다. 세 번째 도착지 포레스트파크역에서는 해설사와 함께 숲을 거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라벤더팜역에서 계절 꽃밭을 구경하고, 화관 또는 향수를 제작해 보며 향기로운 추억을 쌓는다.

제주돈카츠 동문카츠 • 홍영상 대표

제주돈카츠 동문카츠 • 홍영상 대표

기차 타고 한 바퀴 도는 중에 볼거리가 다양해요. 계절마다 풍경이 달라 매력적인데, 특히 눈 덮인 테마파크가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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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수목원

ⓒ 한라수목원

한라수목원

식물에 관심 많은 이라면 제주공항에서 차로 15분 가량 걸리는 한라수목원을 여행 코스에 포함하자. 제주 자생식물 유전 자원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곳이라 다른 지역에는 없는 제주의 독특한 식물을 한자리에서 공부할 수 있다. 관목원·이끼원·죽림원 등 총 12개 전문 수종 전시원을 비롯해 대표적인 희귀 식물과 난을 전시한 공간이 따로 있고, 환경 교육과 정보를 제공하는 자연 생태 체험 학습관까지 마련했다.

구십육도 • 신선혜 대표

구십육도 • 신선혜 대표

매장에 화단을 마련할 만큼 식물을 좋아해서 사계절 내내 자주 갑니다. 자연 생태 체험 학습관에서 자연을 더 깊이 배우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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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ARARIO MUSEUM

ⓒ 2024 ARARIO MUSEUM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

빨간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폐업한 모텔을 2014년 10월 전시장으로 리모델링했고, 정체성을 살리는 취지에서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이라 이름 붙였다. 현재 진행 중인 <아라리오 컬렉션> 상설전에서는 사회적·문화적 가치를 지닌 뮤지엄 소장 국내외 작가의 현대미술품을 선보인다. 색다른 분위기의 미술관에서 엄태정, 한만영, 앤터니 곰리 등 작가 24명의 작품 250점을 감상할 기회.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 2도 가깝다.

브라운워크룸 • 김도영 대표

브라운워크룸 • 김도영 대표

제주공항에서 가까운 전시장이에요. 청년몰과도 멀지 않으니 배를 채우고, 소화할 겸 방문하면 알찬 시간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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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관광공사, Visitjeju.net

ⓒ 제주관광공사, Visitjeju.net

산지등대

낮에는 제주항과 푸른 바다를 조망하고, 밤에는 어두운 바다를 떠다니는 고기잡이배를 마주하는 명소다. 1916년부터 바다를 지켜 온 이 등대는 48킬로미터 밖까지 바다를 향해 불빛을 비춰 뱃길을 안내한다. 2019년 무인 등대로 바뀐 이후 등대원이 사용하던 숙소는 카페와 전시 장소로 바뀌었다. 제주시 도심에서 멀지 않고, 제주올레길 18코스 일부인 사라봉 등산로와 연결돼 산책하다 들러 바다를 보기에 맞춤이다.

F&V • 송현석 대표

F&V • 송현석 대표

여기서는 제주항과 한라산 두 곳 모두 보여요. 보통 청년몰에서 출발해 걸어서 운동하러 가요. 날씨가 화창할 때 더욱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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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김수아
photographer 신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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