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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과 별 헤는 밤이 좋습니다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살피고, 카메라로 지구 밖 행성을 찍는다. 천체관측 유튜버 ‘나쫌’과 대화하며 우주를 유영했다.

UpdatedOn July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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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KTX매거진> 독자님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천체관측 유튜버로 활동하는 나쫌입니다. 채널명은 ‘나누자 쫌’을 줄인 말이에요. 혼자 보기에 아까운 영상과 사진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아 지었죠. 채널 대표 영상은 ‘아침 토성’입니다. 2022년 4월, 어두운 새벽에 밖으로 나가 해 뜨기 직전까지 토성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었어요. 800만 조회 수를 기록해 영국 언론으로부터 연락도 받았던 영상이라 애정이 깊습니다. 이 외에도 태양계 행성과 성운, 별똥별 그리고 비행기에서 촬영한 은하수 등을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 중이랍니다.

Q. 천체관측에 관심 갖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세요.
A.
사실 전공이 문과 계열이에요. ‘석양을 볼 때 이과와 문과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라는 말을 들은 적 있어요. 하지만 풍경 앞에 선 사람의 반응은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에 끌리죠. 학창 시절부터 ‘멍 때리며’ 풍경 보는 걸 좋아했어요. 친구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구름이나 달, 별이 제겐 흥미로웠습니다. 그 순간을 영상과 사진으로 종종 남기기도 했고요. 돌이키니 이렇게 천체관측에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Q.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날씨입니다. 성단, 성운 등 심원천체는 촬영 조건이 꽤 까다로워요.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30초에서 길게는 3분 이상 장노출 촬영을 하기에 빛이 없어야 합니다. 도심에서 자동차로 2시간 이상 떨어진 산골로 가는 이유예요. 이마저도 달이 없을 때를 노려야 하는데, 앞선 조건을 포함해 구름 없는 날을 찾다 보면…. 그래서 날씨가 맑은 날은 가급적 장비를 챙겨 촬영에 임합니다. 안드로메다은하, 오리온성운, 말머리성운 영상은 날짜를 고르고 골라 밤새 촬영한 결과물이에요. 천체 촬영은 사진 여러 장을 촬영해 한 장으로 합치는 스택(stack) 과정이 필수입니다. 심원천체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먼 거리에 자리해 망원경으로 확대해도 사진이 어둡지요. 그렇기에 앞서 설명했듯 장노출로 촬영한 여러 사진의 정보값을 합쳐 디테일한 한 장을 만드는 겁니다. 이에 비해 태양계 행성은 촬영이 수월한 편이에요. 밝은 도심에서도 관측 및 촬영이 가능합니다. 토성과 목성은 집 근처 주차장에서 자주 촬영합니다. 가볍게 나설 땐 니콘 P1000을 쓰고, 확대가 필요할 땐 천체망원경을 사용하죠. 보통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해 촬영하곤 합니다.

Q. 지난 5월 서울 을지로 지하보도 전시 공간에서 사진전도 열었지요.
A.
서울시가 무료로 대관해 주는 을지로 아뜰리에 갤러리에서 약 3주간 강한결 천체 사진가님과 함께 천체 사진전을 개최했습니다. 처음부터 전시회를 열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어요. 열정을 다해 기록한 사진·영상을 거름으로 지원했고, 감사하게 기회를 잡았습니다.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우선 계속 진행해 온 우주 촬영의 퀄리티를 높이는 일을 가장 큰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우주정거장을 더욱 선명하게 남기고 싶어요. 업그레이드한 장비 덕에 머지않아 결과물을 보여 드릴 것 같습니다. 새로이 도전한 ‘ASMR’ 콘텐츠도 키워 나가려고 합니다. 촬영하거나 관측할 때 들리는 바람, 새, 풀벌레 등 자연의 소리가 정말 아름다워요. 연구를 거듭해 소리 콘텐츠를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항공사와 협업해 비행기 안에서 보는 은하수와 별도 다루고 싶네요.

Q. 마지막으로 별 관측하기 좋은 장소를 알려 주세요.
A.
강원도 화천 조경철천문대를 아시나요? 해발 1010미터 정상부까지 차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고도 차이에 따른 밤 풍경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거라 확신합니다. 천체관측이라는 행위 특성상 야외에서 진행하기에 여러 해충으로 고통받을 때가 많습니다. 이곳은 고도가 높아 여름철 모기로부터 해방된다는 점을 꿀팁으로 말씀드리고 싶어요. 날씨나 운영 여부, 방문 에티켓을 확인하는 것은 필수랍니다. 여러분의 천체관측을 응원합니다!

 

나쫌(NaZZom) 2024년 7월 기준 구독자 약 26만 5000명을 보유한 유튜버로, 직접 촬영한 천체와 우주 현상을 게시한다. 신비로운 토성의 모습에 감성적인 배경음악과 자막을 더한 ‘아침 토성’ 영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23년 9월 천체관측을 하며 겪은 에피소드로 포토 에세이 <당신과 별 헤는 밤이 좋습니다>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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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남혜림
photography. ⓒ 나쫌(NaZZ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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