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CULTURE MORE+

한국의 보물

백제의 또 다른 미감 - 호자

UpdatedOn September 25, 2023

/upload/ktx/article/202309/thumb/54534-522091-sample.jpg
/upload/ktx/article/202309/thumb/54534-522092-sample.jpg

어떤 동물이 입을 벌리고 몸을 든 상태에서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고 있다. 몸에 머리, 가슴, 배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고 토실토실해서 귀엽기까지 하다. 등에 달린 손잡이를 보니 무언가를 담아 들고 다니던 그릇 같지만 쓰임새가 아리송하다. 고대 한·중·일 세 나라에서 쓴 이 유물의 이름은 호자(虎子), 곧 호랑이를 닮은 그릇이며, 용도는 휴대용 소변기다.

중국의 옛 문헌 <예창사지>와 <서경잡기>에는 “신선이 호랑이의 입을 벌리게 하고 소변을 보았다” “호랑이 모양 그릇에 황제가 소변을 보았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신분을 가진 이가 이런 소변기를 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부여 군수리에서 출토된 호자는 풍만하고 매끈한 몸의 곡선으로 백제 사람이 추구한 미감을 보여 준다. 부여 관북리의 호자는 군수리 것보다 우아한 맛은 적지만, 백제 후기 왕궁으로 추정하는 곳에서 발견했기 때문에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문의 02-2077-9000 홈페이지 www.museum.go.kr

<KTX매거진>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writer 최경환(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RELATED STORIES

  • CULTURE

    What's up

  • CULTURE

    전시, 신간, 영상, 공연

  • CULTURE

    고려 사람이 사랑한 자연과 예술-청자 죽순 모양 주자

  • CULTURE

    풍금 소리를 타고 스며든 믿음

    유쾌하고 따뜻한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가 원년 멤버 홍나현 배우와 함께 돌아왔다. 일인극과 대극장 공연까지 끊임없이 성장하는 이 배우의 행보가 궁금하다.

  • CULTURE

    전시, 신간, 영상, 공연

MORE FROM KTX

  • TRAVEL

    지금, 안동 풍류

    고매한 아름다움이 구곡을 타고 흐르는 고장, 경북 안동의 최신 풍류를 온 감각으로 경험했다.

  • TRAVEL

    우리, 모두, 함께, 괌

    영상 크리에이터 이용일이 가족을 이끌고 괌으로 떠났다. 이 사랑스러운 가족이 괌에서 누린 여덟 가지 즐거움을 여기 펼친다.

  • CULTURE

    살아남은 자의 기도 - 보석사 감로도

  • CULTURE

    흩어진 사람들

    한국을 떠났으나 한국인이기를 저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삶을 들여다본다.

  • LIFE STYLE

    피서의 지혜

    물놀이는 기본, 연꽃을 감상했으며 투호 놀이도 했다. 선조들의 피서법엔 더위를 애써 멀리하지 않는 지혜가 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