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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후루룩, 포항 한 그릇

바다와 맞닿은 도시, 경북 포항에서 시원한 음식으로 더위를 잊는다.

UpdatedOn July 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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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TIP

풍경 유람과 미식 여행 모두 만족스러울 도시를 찾고 있는 이에게 포항을 추천한다. 구룡포, 영일대, 칠포 등 아름답기로 소문난 해수욕장과 아찔한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 등을 갖춘 데다 신선한 해산물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 포항의 8월은 축제의 달이다. 전국해양스포츠제전, 월포 락(樂) 페스티벌, 영일대 샌드 페스티벌, 칠포재즈페스티벌 등 곳곳에서 신나는 행사가 열리니 포항에서 시원하고 화려한 여름날을 만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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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 반죽을 입힌 탕수육은 냉짬뽕이나 꼬막 짬뽕과도 잘 어울린다. 이 집 탕수육은 돼지고기를 납작하고 얇게 펴서 튀기는 것이 특징이다.

찹쌀 반죽을 입힌 탕수육은 냉짬뽕이나 꼬막 짬뽕과도 잘 어울린다. 이 집 탕수육은 돼지고기를 납작하고 얇게 펴서 튀기는 것이 특징이다.

 본가꼬막짬뽕 

메뉴 꼬막 짬뽕 1만 1000원 냉짬뽕 1만원
주소 포항시 북구 새천년대로 1299-1 문의 054-252-2289

본가꼬막짬뽕_김민호 대표는 중국요리의 길만 25년을 걸어왔다. 그중 7년이 ‘본가꼬막짬뽕’의 시간이다. 크고 오동통한 꼬막이 듬뿍 들어간 대표 메뉴 꼬막 짬뽕부터 예사롭지 않다. 전남 여수 여자만에서 잡은 꼬막을 매일 아침 받아 짬뽕에 아낌없이 넣는데, 소뼈를 우려 진하고 담백한 육수와 직접 뽑은 면의 합이 그만이다. 짬뽕 한 그릇에서 꼬막을 건져도 건져도 끝이 없다. 뜨거운 꼬막 짬뽕을 땀 흘리며 후후 불어 먹어도 좋지만, 여름이니만큼 시원한 메뉴가 그립다.

김 대표는 더운 계절에 먹을 수 있는 메뉴를 고민하다 냉면에서 영감을 얻어 냉짬뽕을 개발했다. 파인애플, 오이, 사과를 넣어 상큼하고 새콤한 맛이 나는 국물은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기에 제격이다. 탱글탱글한 면 위에 새우, 해파리, 쇠고기, 오이, 절인 무, 토마토, 달걀 등 고명을 수북하게 올려 완성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취향에 따라 양념장을 넣어 먹어도 좋다. 양념장에는 생강, 마늘, 청양고춧가루와 베트남 고춧가루에 두반장을 섞는 등 이곳만의 비법을 담았다. 화끈하고 새콤한 맛에 자꾸만 면발을 들어 올리게 된다.

 정국수 

메뉴 오콩국수 8500원 비빔만두(소) 6500원
주소 포항시 북구 양학천로 34 문의 054-277-2779

정국수_이 계절이면 떠오르는 별미 중 하나가 콩국수다. 두부를 만들 때 쓰는 백태를 갈아 콩물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정국수’의 오콩국수는 무려 다섯 가지 콩으로 만들어 영양이 풍부한 콩물을 사용한다. 고소한 맛의 백태, 서리태, 병아리콩에 철분과 아연을 풍부하게 함유한 레드 렌틸콩과 갈색 렌틸콩을 조합한다. 콩 종류에 맞게 온도와 시간을 조절해 볶은 후 갈아 내면 풍미가 살아난다. 면 반죽에는 말린 부추를 가공해 첨가했다. 포항에서 부추 농사를 40년 넘게 지은 부모님 아래에서 자란 이정훈 대표가 부추를 말리면 감칠맛이 배가된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활용한 것이다. 그 덕분에 오콩국수는 더욱 먹음직스러운 빛깔과 맛을 지녔다.

튀긴 만두를 양배추 샐러드와 함께 먹는 비빔만두 역시 만두피를 만들 때 부추를 넣어 초록빛이 돈다. 고기만두를 찐 다음에 적당히 말리고, 이를 다시 기름에 튀겨 바삭하면서도 쫄깃하기까지 하다. 여기에 양배추 샐러드와 깻잎, 당근을 더한 뒤 김, 깨, 참기름, 매실 농축액을 섞어 만든 특제 소스를 넣어 잘 비벼 준다. 샐러드와 비빔만두를 우물거리다 콩물을 마시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태화횟집 

메뉴 포항물회 1만 8000원
주소 포항시 북구 여남포길 57 문의 054-251-7678

태화횟집_30년이 넘도록 같은 자리를 지킨 횟집으로 어머니와 아버지, 아들이 힘을 합쳐 2대째 운영하는 곳이다. 반드시 맛봐야 할 메뉴는 바로 물회. ‘태화횟집’의 물회는 여느 물회와 달리 살얼음 언 육수를 붓지 않는다. 오직 채 썬 오이와 배, 싱싱한 참가자미회에 고추장 기반의 양념장을 넣고 비빈다. 먹다 보면 오이와 배에서 수분이 나와 촉촉해진다. 되직하면서도 깔끔한 포항물회 맛에 눈이 번쩍 뜨인다.

먹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용남 대표가 살며시 말을 건넨다. “특별한 물회라기보다는 어릴 때부터 먹던 것 그대로 손님에게 낼 뿐이에요. 저한테는 이게 물회의 정석인 거죠.”

참가자미로 유명한 포항이니만큼 회는 오직 가자미만 들어간다. 배에서 바로 잡아 올린 가자미를 하루에 두세 번씩 받는다고 하니, 신선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더 맛있고 시원하게 즐기고 싶다면 각얼음을 요청해 보자. 물회를 맛보는 동안 얼음이 천천히 녹아 국물이 자작하게 고이는데, 회를 어느 정도 먹고 밥을 비벼도 좋다. 물회만 주문해도 다섯 가지 넘는 밑반찬과 가자미구이, 매운탕까지 내어 준다. 상다리가 부러진다는 말이 실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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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남혜림
photographer 신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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