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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비트로 이뤄지던 게임 음악이 오케스트라 연주가 가능할 정도로 진화했다. 예술로 거듭난 게임 음악 세계를 파헤친다.

UpdatedOn May 2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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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보기 중 게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를 고르시오.
1번 진행 방식. 2번 그래픽. 3번 음악.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3번을 선택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게임 음악은 RPG‧슈팅‧퍼즐 등 진행 방식이나, 눈길을 끄는 화려한 그래픽 같은 중심 요소가 아닌 부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게임 음악 오케스트라 공연이 종종 매진 소식을 알려 모두를 놀라게 한다. 게임이 골칫덩이라는 편견을 깨고 취미 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해서일까?

작은 음악회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월 발표한 ‘2022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2년 한국 게임 시장 예상 규모는 2021년 대비 약 8.5퍼센트 상승한 22조 7723억 원이다. 게임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당연히 게임 퀄리티도 좋아졌다. 게임 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한 전자음을 반복하거나 게임기의 음향효과를 활용해 만든 일명 ‘8비트 음악’이 점점 발전하더니 유명 가수가 게임 OST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게임 시나리오에 몰입하도록 각종 악기를 동원한 음악이 플레이어의 감성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1년, 한국에서 게임 음악회가 열린다. 당시 문화관광부가 후원하고 게임 방송국 온게임넷이 주최한 <2001 청소년 게임 음악회>에서는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전략 게임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등의 배경음악이 연주됐다. 이를 시작으로 게임 음악과 관련한 행사가 여럿 있었지만, 예상외로 사람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게임을 사회문제 또는 규제 대상으로 보는 시선 때문이었다.

시간이 흘러 2019년, ‘스타크래프트’의 배경음악을 연주한 <스타크래프트 오케스트라>가 대성공을 거둔다.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달라지고 산업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정적 이유는 음악을 듣고 게임을 즐겼던 옛 기억을 떠올리는 플레이어가 있어서다. 게임 음악이 추억을 소환하는 매개체가 된 것이다.

게임 음악, 여기까지 왔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오케스트라 이후 한 게임의 음악만 연주하는 공연이 늘어난다. ‘리니지’ ‘메이플스토리’ ‘리그 오브 레전드’…. 많은 팬을 보유한 게임 또는 배경음악이 좋다고 소문난 게임들이다. 해외에서는 2009년 발매된 일인칭 슈팅 게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의 배경음악 작곡에 영화음악 거장 한스 치머가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게임 음악이 상을 받기까지 한다. 2010년, 미국 그래미 어워드에서 문명을 발전시키는 전략 게임 ‘문명4’의 메인 테마곡 ‘바바 예투(Baba Yetu)’가 ‘편곡 및 보컬’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올해 그래미 어워드는 ‘비디오 게임, 인터랙티브 미디어’ 부문을 신설했고, 첫 수상의 영예는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라그나로크의 서막’ 배경음악을 작곡한 스테파니 이코노모가 안았다. 단순한 멜로디에서 예술의 경지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게임 음악은 앞으로 발전할 일만 남았다. 추억과 감동을 불러오는 게임 음악의 세계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1 친숙한 게임 음악

슈퍼 마리오

곡명_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테마(Super Mario Bros. Theme)
게임 발매_1985년

콘솔 게임 회사 닌텐도의 대표 비디오게임으로,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도 안다는 노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테마’를 보유했다. 리듬이 단순한 편이라서 피아노, 바이올린, 밴드 연주 등 팬이 만든 버전도 숱하다. ‘슈퍼 마리오’ 게임 시리즈의 배경음악은 대부분 이 테마곡을 편곡한 것이다. 게임 음악 사상 최초로 미국 의회도서관 국가 녹음 자료 목록에 등재되었다.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사운드트랙은 게임에 등장하는 배경음악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해석해 호평을 받았다.

2 가수가 부른 게임 음악

  • 메이플스토리

    곡명_스웨어 온 더 소드(Swear on the Sword)
    게임 발매_2003년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대륙을 모험하는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이다. 콘셉트에 절묘하게 맞는 배경음악으로 유명하다. 세상의 평화를 지키는 시그너스를 따르는 시그너스 기사단의 테마곡을 아이돌 그룹 아이오아이의 김세정이 녹음했다. 여리지만 강인한 마음과 희망으로 세계를 지키려는 결의가 가사에 잘 드러나고, 게임 배경음악 ‘시그너스 가든(Cygnus Garden)’ 멜로디를 일부 차용해 작곡했다.

  • 리그 오브 레전드

    곡명_더 배디스트(The Baddest)
    게임 발매_2011년

    플레이어가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하고, 정해진 맵에서 그를 육성해 상대방 진영을 파괴하면 승리하는 실시간 공성 게임이다. 163명의 캐릭터 중 아리, 아칼리, 이블린, 카이사를 활용해 가상의 K-팝 그룹 ‘K/DA’를 만들었다. 게임의 평행 세계관으로 여겨지는데, 실제 노래 녹음에는 한국 아이돌 그룹 (여자)아이들 소연, 미연과 미국 가수 비 밀러, 울프타일라가 참여했다.

3 그래미 어워드 수상작

  • 문명4

    곡명_바바 예투(Baba Yetu)
    게임 발매_2005년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 중 네 번째 작품으로, 자신의 문명을 기원전 4000년 석기시대부터 발전시켜 다른 문명과 경쟁하는 전략 게임이다. 시리즈 중 역대 최고라는 칭찬을 받으며 성경의 주기도문을 스와힐리어로 부른 메인 OST ‘바바 예투’가 같이 화제에 올랐다. ‘바바 예투’는 ‘우리 아버지시여’라는 뜻이다. 2010년 게임 음악 최초로 제53회 그래미 어워드 ‘편곡 및 보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 별의 커비 슈퍼 디럭스

    곡명_메타나이트의 역습(Meta Knight’s Revenge)
    게임 발매_2008년

    귀여운 외모로 어른에게도 인기 만점인 별의 커비. 시리즈 중 게임기 ‘패미컴’으로 플레이 가능한 ‘별의 커피 슈퍼 디럭스’ 또는 리메이크 버전 ‘별의 커피 울트라 슈퍼 디럭스’에 수록된 곡이다. 비디오게임 음악을 연주하는 재즈·팝 오케스트라 ‘8-비트 빅 밴드’가 편곡한 버전이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편곡(기악 또는 아카펠라)상을 받았다. 음악을 들으면 역동적인 커비의 움직임이 절로 떠오른다.

4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게임 음악

  • 스타크래프트

    곡명_테란 원(Terran One)
    게임 발매_1998년

    ‘민속놀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2000년대 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던 전략 게임이다. ‘스타크래프트’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악으로, 2022년 열린 <스타크래프트 라이브 콘서트: 앙코르>에서 진솔의 지휘 아래 플래직 게임 심포니 오케스트라&밴드와 위너오페라 합창단이 합을 맞췄다. 이 곡이 끝나자마자 환호와 감동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게임 배경인 신비로운 우주가 그려지는 곡이다.

  • 로스트아크

    곡명_몽환의 아스탤지어(Astalgia of Phantasm)-오페라 버전
    게임 발매_2018년

    액션 롤플레잉 게임으로, 몽환 군단장 아브렐슈드의 막강한 힘을 잘 표현한 곡이다. 2022년 ‘로스트아크’ 배경음악 공연 <디어 프렌즈(Dear. Friends)>에서 한국 최고 오케스트라인 KBS교향악단의 환상적인 연주에 합창단과 소프라노를 동원한 무대가 좌중을 압도했다. “어둠을 헤매는 게으른 자여/ 몽환의 주인을 맞이하라”라는 라틴어 가사가 곡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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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남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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