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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맛 보시겨, 강화 베이커리 산책

건강하고 맛 좋은 빵을 찾아 인천 강화로 떠났다. 넉넉한 갯벌, 너른 들녘을 가로지르는 동안 고소하고도 달콤한 시간이 흘렀다.

UpdatedOn November 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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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농부 쌀 베이커리 & 카페

후계농 청년이 만드는 빵
동검도를 마주한 바다 마을, 길상면 선두리 포구에 새로운 빵집 하나가 문을 열었다. 동그란 서체로 ‘시골 농부 쌀 베이커리 & 카페’라고 쓴 간판이 마중 나와 있다. 아담한 건물 앞뜰에는 블루베리나무 사이로 크림색 파라솔과 하얀 테이블 몇 개가 놓였는데, 매서운 바닷바람도 그 따뜻한 정경 앞에선 맥을 못 춘다. 주방을 바삐 오가며 빵을 구워 나르는 두 청년은 최유미·최진아 대표다. 인천의 후계농인 두 사람은 가족 농장에서 직접 기른 작물을 수확해 빵을 만든다. ‘팜 투 테이블’의 윤리를 몸소 실천하고자 동인천에서 운영하던 공간을 강화로 옮긴 게 지난여름 일이다. 강화 특산물인 속노랑고구마로 소를 빚어 넣은 고구마빵과 그 짝꿍 감자빵, 다양한 재료로 만든 크림을 있는 힘껏 주입한 여섯 가지 뚠뚜니빵이 이곳의 대표 메뉴인데, 공통점은 ‘쌀빵’이라는 것. 밀가루 대신 쌀을 사용하고, 천연 버터와 동물성 생크림 등 건강한 재료만 엄선해 제조하니 어른, 아이 누구나 먹기 편안하다. 손수 제조한 캐러멜을 더해 맛을 낸 시골 농부 라테를 곁들이면 더없이 포근하고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2월에는 산타 모양 쿠키와 케이크를 마련할 계획이라, 빵 진열대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가격 강화 속노랑고구마빵 3500원 뚠뚜니빵 6500원 시골 농부 라테 7500원
주소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해안남로619번길 21
문의 010-5045-6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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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리 앞바다에 물이 차오르는 만조엔 창가 자리에 앉아 수면에 잠기는 햇덩이를 바라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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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멘 베이커리

친환경 채식주의 빵집
채식주의자, 환경주의자, ‘빵지순례자’는 이곳을 강화 여행의 시작점으로 삼길 권한다. 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갑곶돈대 방향으로 틀어 해안동로를 타고 내려가면 금세 더리미 포구가 나타나는데, 그곳에 ‘돌멘 베이커리’가 있다. 달걀, 버터, 우유 같은 동물성 재료와 백설탕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수제 막걸리 발효종, 두유, 현미유 등 식물성 재료만 사용하는 순수 채식 베이커리다. 사자발약쑥과 인삼, 속노랑고구마 등 강화 특산물로 맛을 낸 빵은 싱그럽고도 건강한 풍미를 간직한다. 보드라운 쑥식빵, 포근한 쑥팥빵, 쫄깃쫄깃한 막걸리 볼빵빵, 귀리 스틱과 참송이 스콘 등 20~30종에 이르는 메뉴를 날마다 생산하니 골라 먹는 즐거움도 남다르다. 경기도 김포와 강화섬 사이로 흐르는 염하를 마주한 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도 좋다. 따끈한 강화 인삼차를 한잔 들이켜자, 세상사에 조금 더 너그러워지는 기분이 든다. 비건 빵을 개발하면서 자연스레 지속 가능성의 가치와 저탄소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장아름 대표의 신념은 강화 고인돌만큼 단단하다. 자전거를 타고 찾아오는 손님에게 500원을 할인해 주니, 미리 알아 두어도 좋겠다. 상호 ‘돌멘(dolmen)’은 고인돌을 뜻하는 영어 단어다.
가격 쑥식빵 5800원, 막걸리 볼빵빵 4800원, 강화 쑥차·강화 인삼차 7000원
주소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 해안동로 1209
문의 070-4352-0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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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파네토네와 티라미수, 계절 과일 케이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물론 모두 비건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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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나무 카페

건강하고 고소한 천연 발효빵
양도면 진강산 자락에는 느리지만 정직한 삶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다. 마을 이름은 ‘큰나무 캠프힐’. 발달 장애 청년과 비장애인 직원이 함께 농사, 양봉, 제빵 등 과업을 수행하면서 자립하는 기쁨, 일하는 즐거움을 나누는 곳이다. 그 노동의 결실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 ‘큰나무 카페’다. 단정하고 널찍한 내부엔 햇살이 들이치고 감미로운 음악이 흐른다. 고급 음향 기기와 음반을 모아 둔 음악 감상실에 자리 잡은 뒤 빵 주문할 채비를 한다. 대표 메뉴는 설탕·우유·달걀을 넣지 않은 천연 발효빵으로, 이스트 대신 건포도에서 배양한 액종을 사용한다. 올리브 할라피뇨 치아바타와 감자 치아바타, 고다 치즈 캉파뉴와 호두 크랜베리 캉파뉴 등 천연 발효빵은 나오자마자 동나는 경우가 많다. 호시탐탐 갓 구운 빵을 노리는 단골손님도 여럿이거니와, 그날 만든 빵을 그날 소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천연 발효빵인 소금빵과 오징어 먹물 식빵도 출시했다. 뒤뜰 닭장에서 공수한 동물복지 유정란, 역시 뒤뜰 양봉장에서 수확한 꿀(일명 ‘꿈꿀’)을 사용해 선도는 물론 풍미도 뛰어나다. 귀하게 채취한 꿈꿀은 허니 레몬차로도 즐길 수 있다. 설탕을 쓰지 않고 만든 천연 꿀이라 뒷맛이 깔끔하다.
가격 올리브 할라피뇨 치아바타 5000원, 소금빵 2500원, 허니 레몬차 6000원
주소 인천시 강화군 양도면 강화남로428번길 70-11
문의 032-937-3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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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전 11시부터 빵이 나온다. 예약자에 한해 양봉 체험, 밀랍 초 제작 체험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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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강은주
photographer 조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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