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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든든한 역무실로 오세요

기차 여행을 떠나기 전이나 기차에서 내린 뒤 위급 상황이 발생한다면? 대전충청본부 오송역 소속 김명신 역무팀장과 배소형 역무원을 만나 안전한 기차 여행을 책임지는 역무실 생활에 대해 들어 보았다.

UpdatedOn February 2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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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얼떨떨한 신입 역무원 배소형입니다."

"인생의 봄을 철도와 함께한 김명신입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두 분은 역무실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김명신(이하 김) 역무팀장 김명신입니다. 승객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기차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역내 시설물을 꾸준히 점검하고, 열차 이용에 불편을 겪는 교통 약자를 돕고자 수시로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을 처음 방문하는 승객에게 여행지를 추천해 드리기도 합니다.
배소형(이하 배) 역무실에서 행정 업무 지원 및 서무를 담당하는 역무원 배소형입니다.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배우는 중입니다. 지금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추려 자동 손 소독 기계와 온도계를 점검하고, 발열 체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얼마 전 위중한 승객을 역무실에서 응급처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지난해 12월 17일의 일입니다. 조용한 역무실에 급박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 자리엔 피에 흠뻑 젖은 한 남성 승객이 있었습니다. 찢긴 눈초리에서 피가 흘러 마스크까지 붉게 물든 상태였습니다. 접견실 소파에 눕힌 뒤 얼굴을 닦아 내며 보니 구강 출혈이 심각해 치아가 더 손상되지 않도록 곧장 119에 신고했습니다. 병원에 인계된 승객은 CT 촬영을 한 뒤 적절한 치료를 받고 호전됐습니다. 저희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남기셨지요.
저는 119가 도착하기 전까지 팀장님을 도와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닦는 등 응급처치를 실시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승객을 진정시키려고 옆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피가 묻은 마스크를 새것으로 갈아 드린 기억도 납니다.

그간 역무실에서 대처한 응급 상황이 많았겠습니다.
오송역은 이용객 수가 꽤 많은 편이라 부상을 입고 역무실을 찾아오는 승객이 적지 않습니다. 팔꿈치와 무릎에 찰과상을 입은 채 역무실 문 앞에서 망설이던 앳된 승객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역무실 안으로 안내해 상처를 소독하고 밴드를 붙여 주는 등 간단한 처치를 했는데, 이런 일이 있고 나면 승객의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혹시 상처가 덧나지 않았을까 걱정하면서요.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짐을 챙기려 몸을 돌렸다가 낙상 사고로 이어진 일도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역을 순회하던 제가 승객을 발견한 즉시 에스컬레이터의 비상 정지 버튼을 눌러 구조했고, 곧바로 119에 신고한 덕에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습니다.

평상시에 어떤 비상 안전 대비 교육을 받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철도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승객 안전 확보이니만큼 비상 대응 훈련, 심폐소생술,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등 크고 작은 안전 교육을 주기적으로 받습니다.
소방 훈련을 상·하반기 1회씩 합니다. 응급처치, 구급상자 이용법 등 위급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훈련을 받습니다. 매 분기 오송역 자체 교육도 실시합니다.

역무원 생활을 하면서 보람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제 작은 노고를 헤아려 주시는 승객의 존재 자체가 보람입니다. 함박눈이 쌓인 어느 새벽, 누군가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을까 염려하며 눈을 쓸던 제게 “늘 이렇게 눈을 치워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라는 인사와 함께 따뜻한 믹스 커피 한 잔을 건넨 승객이 생각나네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그 따뜻한 말 한마디에 온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새벽은 어느 때보다도 제게 따뜻한 시간이었답니다.
역무원의 가장 큰 매력은 철도 현장의 생생함을 체험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승객에게 감사 인사를 받을 때마다 뿌듯해집니다. “고맙다”라는 한마디가 지치고 힘든 순간에도 다시금 힘내어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승객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어린 시절 부모님과 여행을 떠날 때면 항상 기차를 타곤 했습니다. 제가 그랬듯, 기차를 타는 모든 분이 아름다운 추억을 쌓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일에 제 젊음을 바치고 있습니다. 힘든 시기지만, 기차 여행을 통해 희망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승객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전국의 역무원이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제 자리에서 맡은 바 충실히 하는 역무원이 되겠습니다. 요즘 코로나19 확산세가 염려스럽습니다. 부디 모두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 오늘도 즐겁고 안전하게, 오송역 이용 가이드

•2층 매표창구 옆 역무실에서는 구급약을 제공하고 응급처치를 돕습니다.
•2층 맞이방 관광안내소에서 여행 정보를 제공합니다.
•3층 서편에는 충북대학교에서 운영하는 북 카페가 있습니다. 학생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이용 가능합니다.
•3층 호두과자 가게 옆 유실물 안내소에서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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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강은주
Photographer 조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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