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TRAVEL MORE+

마법처럼 보낸 하루

경기도 파주에서 해리 포터와 잎싹을 만나고, 회동길을 담은 스케치에 색도 입혔다.

UpdatedOn January 25, 2022

/upload/ktx/article/202201/thumb/50094-478344-sample.jpg
/upload/ktx/article/202201/thumb/50094-478345-sample.jpg
3 / 10

 

책을 펼칠 때 코끝으로 스며드는 종이 냄새가 그리워 출판 도시 파주로 떠났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맞으며 출발해 파주에 도착하자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고 있다. 건물들 사이에 떨어진 햇살을 주워 담듯 걸으며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운다. “지금부터 나는 마법사다”라고. 소설과 영화로 세계적 인기를 끈 <해리 포터> 팝업 스토어 ‘하우스 오브 미나리마’의 붉은 문을 여는 순간, 신비로운 음악과 함께 마법의 세계가 펼쳐진다. 안쪽에선 호그와트 학교 문양과 각 기숙사의 상징을 수놓은 휘장이 근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벽지도 블랙 가문 가계도, 도둑 지도 같은 것으로 꾸며 실감 난다. 편지지, 엽서, 렌티큘러 카드 등 영화 속 디자인을 똑 닮은 물건들을 구경한 후 스토어를 나선다. 규모는 작아도 ‘해리 포터 덕후’로서 여기는 인정. 영화와 전시, 공연을 한곳에서 즐기는 명필름아트센터가 두 번째 목적지다. 1층의 북 카페에서 흘러나온 커피 향을 맡으며 3층 아트랩으로 올라간다. 명필름의 영화를 기억하는 ‘명필름 컬렉션’ 공간으로, <접속> <건축학개론> 등의 영화에 쓰인 오브제와 의상을 전시해 흥미롭다. 4층은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컬렉션으로 꾸몄다. 빔프로젝터로 영화 후반부를 재생해 주는데, 잎싹의 마지막 모습과 자연의 섭리를 보여 주는 장면에 가슴이 먹먹해져 한참 머물렀다.

전시 공간, 카페, 북 앤드 아트 숍이 모인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아름다운 곡선의 외관부터 눈을 즐겁게 한다. 유려한 곡선과 맞닿은 하늘을 만질 수 없어 아쉬운 마음에 바쁘게 셔터를 눌렀다. 내부에서는 흰색 선과 면으로 단장한 공간이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빛 조각이 전시만큼이나 눈길을 끈다. 전시를 감상하고 나서는 드로잉 공방 ‘스케치북플러스’를 찾았다. 오랜만에 붓을 잡아 긴장했지만 “수채화는 여백을 남기고 어둠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작가님 설명을 듣고 용기를 낸다. 오늘 여정을 돌아보면서 눈에 담았던 색들을 종이에 채워 나가다 보니 어느새 나만의 작품이 완성됐다. 파주에서 보낸 하루를 액자에 담아 벽에 걸어 놓았다. 수채화로 남은 하루 여행이 뿌듯하다.

/upload/ktx/article/202201/thumb/50094-478349-sample.jpg

하우스 오브 미나리마

영화 <해리 포터>와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의 그래픽 디자이너 미라포라 미나와 에두아르도 리마의 이름을 따 지은 팝업 스토어다. 영국 런던, 일본 오사카, 미국 뉴욕에 이어 지난해 10월 파주에도 문을 열어 올해 8월까지 운영한다. 본점인 런던의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재현한 붉은 톤 인테리어, 편지가 쏟아지는 벽난로와 그리핀도르 기숙사를 지키는 액자 속 부인 등이 정교하다. 1층에선 하우스 오브 미나리마의 굿즈를, 2층에서는 <해리 포터> 도서와 팝업 북 등을 판매한다.
주소 파주시 회동길 503-1
문의 031-955-9081

 

3 / 10

 

명필름아트센터

<접속> <건축학개론> 등으로 유명한 영화사 명필름이 세운 복합 문화 공간이다. 지하 1층 영화관에서는 실감 나는 사운드 기술 돌비 애트모스로 믹싱한 최신 개봉작을 감상한다. 주로 예술영화를 선택해 주말에 상영한다. 3층은 명필름에서 제작한 영화의 각본집과 배우가 실제 입었던 의상을 전시하고, 4층에서는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과 관련한 전시물을 선보이는데 제작 과정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느라 시간이 ‘순삭’되었다. 계단마다 적힌 명대사의 향연도 놓치지 말 것.
주소 파주시 회동길 530-20
문의 031-930-6600

 

3 / 10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건축의 시인’이라 불리는 모더니즘 건축가 알바루 시자가 설계를 맡았다. 다양한 곡면으로 만든 하얀 전시 공간이 가급적 인조광을 배제하고 자연광을 끌어들여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곳곳에서 빛의 향연이 펼쳐지는 건축물은 그 자체로 전시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주 보는 개’ ‘서커스-먼 곳을 바라보다’ 등 뮤지엄에 숨은 다섯 점의 조각 작품을 찾으며 전시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2월에는 심우현 작가의 회화를 모은 개인전이 열린다.
주소 파주시 문발로 253
문의 031-955-4100

 

3 / 10

 

스케치북플러스

스케치 밑그림을 골라 수채 물감으로 색칠해 보는 이색 체험 공방으로 종이컵 어번 스케치, 어번 스케치 컬러링 체험을 준비했다. 도구와 재료는 모두 공방에서 마련한다. 체험자에게 필요한 것은 차분한 마음.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신영·정숙희 작가의 친절한 진행 덕에 편안하게 체험할 수 있다. 파주의 풍경을 휴대전화 속 사진으로 두는 대신 수채화로 남겨 보는 것도 추억을 색다르게 기록하는 방법이다.
주소 파주시 회동길 159 1층 B호
문의 02-338-1405

<KTX매거진>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남혜림

RELATED STORIES

  • ARTICLE

    꽃길만 걸을래요

    여행자가 사랑하는 대표 도시 다섯 곳의 봄꽃 명소를 모았다. 바람 따라 흩날리는 꽃비 맞으며 계절을 만끽할 때다.

  • ARTICLE

    옛 철길 따라서 같이 걸어요

    서울 경의선 옛 노선을 따라 걸으며 보물 같은 장소들을 발견했다. 걸어서 더 아름다운 풍경 속에 저마다 다른 감성으로 꾸민 문화 공간이 있었다.

  • ARTICLE

    있는 그대로 충분히 아름다워, 인천

    한반도 최초의 열차가 달린 인천은 그만큼 중요한 도시였으며, 사연을 지닌 장소가 많다. 여러 작품이 인천을 찾은 이유다.

  • ARTICLE

    기찻길 옆 화사한 문화창고

    쓰임을 다하고 오랫동안 방치된 곡물창고가 새 옷을 입었다. 곡식 대신 문화를 채운 충남 논산 연산문화창고가 다시 사람을 모은다.

  • ARTICLE

    시간 여행자의 함안

    아라가야의 역사가 고여 있는 땅, 경남 함안으로 떠났다. 무덤 위로 내려앉는 노을빛 속에서 스러진 왕국의 영화로운 과거와 조우했다.

MORE FROM KTX

  • CULTURE

    한글로 풀어낸 불교의 가르침

  • TRAVEL

    예술이 그린 섬, 신안

    잔잔한 파도 소리가 여행자를 반긴다. 전남 신안 자은도가 품은 예술 이야기를 들으러 남쪽으로 떠났다.

  • TRAVEL

    따뜻한 휴식, 타이

    방콕 137 필라스 스위츠 앤 레지던스와 끄라비 피말라이 리조트 앤 스파에서 따뜻한 타이의 겨울을 즐겼다. 도시와 자연 모두를 온전히 누린 날들이었다.

  • TRAVEL

    원주 나무 기행

    강원도 원주의 산천을 오래도록 굽어보았을 나무들, 그 신령한 존재를 마주하러 간다.

  • ARTICLE

    안녕, 경주역·불국사역

    지난해 12월 28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경주의 17개 역을 뜨겁게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