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보다 키 낮은 건물과 오래된 주택이 많은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 망원동. 값비싼 홍대 앞과 서교동 상권을 비켜 이곳으로 카페와 레스토랑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다국적 메뉴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식빵만 파는 빵집, 커피가 없는 카페 등 좁은 골목 사이에 보물처럼 숨어 있는 가게들은 저마다 개성이 넘친다. 규모는 작지만 없는 음식이 없고 따뜻한 정이 넘치는 망원동 맛집 탐방.
CAFE 01
오래된 주택의 감각적인 변신
CAFE BUBU 카페부부
원래는 노부부가 30년 동안 거주하던 주택이었는데, 젊은 그래픽 디자이너 부부가 결혼식 비용을 아껴 리모델링하여 만든 공간. 부부는 한국어로는 남편과 아내를, 일본어로는 마시는 차, 영어로는 천 하나로 몸에 감는 옷을 뜻하는 것으로 복합적인 의미를 지녔다. 캐주얼한 식사 메뉴를 선보이다가 최근에는 직접 블렌딩한 커피와 매력적인 케이크 숍에서 가져온 수준급 디저트를 내는 ‘디저트 시즌 3’를 시작했다. 주방과 넓은 테이블이 활짝 열린 문을 통해 마당과 연결되어 있으며, 2층에는 작업 공간과 테라스 공간이 있고, 지하는 로스팅실과 함께 동네 공방들의 워크숍 공간으로 대여도 하고 있다. 매주 금, 토, 일 중 하루는 ‘캠프’라는 이름으로 공연하고 싶은 이들에게 오픈되어 있다.
메뉴 E.T.(House Blend 01)·B.2.(House Blend 02) 각 6천원, 잉글리시 스콘 6천원, 밀크롤케이크 6천원
영업시간 11:00~23:00
주소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5길 27
문의 070-4257-8080
주차 망원1동 주민센터 유료주차장 이용
커피는 없는 카페
우유가게 망원정
입구에 큼직하게 ‘커피 없음 X, 우유음료 O’라고 쓰인 이곳은 인도식 밀크티 짜이와 강황우유 등 우유로 만든 음료를 파는 카페다. 순수미술을 전공한 두 친구가 작품 활동을 위해 갔던 인도에서 마셨던 짜이와 강황우유에 홀딱 반해 한국에 돌아와 작업실로 사용하던 공간에서 직접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짜이는 우유에 몇 가지 향신료, 아삼 홍차 잎, 생강, 계피 등을 넣고 팔팔 끓여 매콤달콤하게 마시는 밀크티로 인도에서는 커피와 같이 즐겨 마시는 음료다. 속을 편하게 해주는 강황우유, 은은한 향으로 우아해지는 기분이 드는 라벤더우유, 과일청을 곁들인 수제 요구르트 등 재미있는 메뉴들은 오래된 가구, 두 친구가 여행 다니며 모은 소품, 지인 작가들의 작품 등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최근에는 우유 대신 두유로 만든 메뉴를 새롭게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메뉴 짜이·강황우유 각 4천원, 생강우유·라벤더우유 각 3천8백원, 요거트 4천원
영업시간 화~목요일·일요일 12:00~21:00, 금·토요일 18:00~24:00(월요일 휴무)
주소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20길 66
문의 인스타그램 mangwonjung
주차 망원1동 주민센터 유료주차장 이용
ICE - CREAM 02
색다른 수제 아이스크림
빙하의 별
부산 서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수제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망원동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진한 캐러멜 향과 짭조름한 소금으로 재미있는 식감을 더한 솔티드캐러멜, 풍부한 우유 향의 오리지널, 신선한 사과를 이용해 만든 애플파이 등의 수제 소프트아이스크림은 차별화된 기술로 TV 달인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여러 가지 음료에 부드러운 과육, 과즙을 이용해 만든 수제 셔벗이 올라가 화려한 모양과 상큼한 맛을 자랑하는 발롱 드 글라세 메뉴와 클래식한 프렌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사 메뉴도 인기다. 수제 아이스크림의 경우 당일 제조 및 판매를 원칙으로 하며, 요일별, 시즌별로 메뉴가 달라지니 참고할 것.
메뉴 솔티드캐러멜 5천원, 발롱 드 글라세 8천~8천5백원, 양파수프소스와 미트볼·위스키크림소스를 곁들인 치킨스테이크 각 1만4천원
영업시간 12:00~재료 소진까지(일요일, 둘째·넷째 월요일 휴무), 런치 12:00~14:30, 디너 18:00~20:30
주소 서울 마포구 망원로 46
문의 02-336-0604
주차 불가
BAKERY 03
천연발효종으로 만든 식빵
LAPIN 라팡
한적한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라팡은 몇 가지 종류의 식빵만을 판매하는 식빵 전문점. 건포도에서 손수 배양한 천연발효종을 반죽에 첨가하고 다시 발효시키는 것을 반복해 매일 아침 신선한 식빵을 구워낸다. 식감이 부드럽고 촉촉하며 인기만큼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라팡식빵과 달콤하게 조린 밤과 특별 소스가 들어간 밤식빵, 톡톡 씹히면서 달콤한 말린 무화과와 바닐라오일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무화과식빵 등 화려하진 않지만 편하고 건강한 식빵을 만날 수 있다. 모든 빵은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메뉴 라팡식빵·밤식빵 각 4천5백원, 커피시나몬식빵·무화과식빵 각 4천원
영업시간 12:00~19:00(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16길 43 대명풀하우스4 101호
문의 02-322-2678
주차 망원1동 주민센터 유료주차장 이용
키 큰 아저씨는 없는 착한 빵집
키다리아저씨
서글서글한 인상의 20년 경력 제빵사가 운영하는 이곳은 첨가제와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 밀가루와 국내산 천일염, 우유버터 등으로 매일 70~80가지 빵을 만들어내는 부지런한 동네 빵집이다. 올리브유 대신 현미유를 이용해 만든 고소한 치아바타와 천연발효종으로 만든 천연발효 롤치즈, 100% 우유생크림으로 만든 케이크 등 정성을 다해 만든 빵은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동네 주민들은 물론 입소문을 통해 멀리서 온 손님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특히 1년에 한 번 하루 매출 전체를 기부하고 있는 마음 따뜻한 빵집.
메뉴 천연발효 롤치즈 3천2백원, 라우겐 3천원, 올리브치아바타 2천6백원, 크루아상 2천5백원
영업시간 08:30~23:00
주소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22
문의 02-6489-4200
주차 가능
DESSERT 04
눈과 입이 즐거운 디저트
ATMOSPHERE 엣모스피어
SNS에서 캐릭터 마카롱으로 유명한 이곳은 푸드스타일리스트와 파티시에가 작업실로 사용하던 공간을 카페로 만든 곳이다. 매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오픈 주방에서는 끊임없이 디저트를 연구하고 만들어낸다. 입에 넣기 미안한 귀여운 모양의 마카롱은 우선 한 입 베어 먹는 순간 도톰하고 큼직한 셸 사이의 쫀득하고 푸짐한 필링으로 입안 가득 행복함을 준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얻은 소중한 레서피로 만들었다는 ‘멜팅민트초코’는 은은한 민트 향이 초콜릿 시트와 가나슈 필링과 어우러져 매력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근처 망원시장에서 구입한 제주산 당근을 듬뿍 넣은 ‘당근케이크’, 시루떡 같은 비주얼이지만 마스카르포네치즈가 넉넉하게 들어가 한 번 먹으면 계속 찾게 된다는 ‘리얼티라미수’ 등 신선한 재료를 아끼지 않고 사용한 디저트를 계절별, 요일별로 달리 소개한다.
메뉴 멜팅민트초코 6천원, 당근케이크 5천8백원, 마카롱 2천5백원, 커피류 3천~6천원
영업시간 12:00~23:00(매달 첫째 주 월요일 휴무)
주소 서울 마포구 망원로 54-1
문의 070-8692 -4162
주차 망원1동 주민센터 유료주차장 이용
FOOD 05
언제 가도 편안한 동네 식당
주오일식당
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주 5일만 식사를 제공해서 주오일식당이다. 주변에서 친절하기로 유명한 주인장 부부가 함께 여행 다니면서 먹었던 맛있는 메뉴들을 동네 사람들과 나누고자 식당을 열었는데, 공간 곳곳이 주인의 밝고 따뜻한 마음과 닮아 있다. 일본과 인도의 중간 정도 맛이라고 할 수 있는 버터치킨커리는 버터를 넣고 뭉근히 끓여 부드럽고 깊은 풍미를 내며, 커민 향이 나는 토마토스튜, 샥슈카는 구운 빵과 함께 제공되는데 색다른 맛을 찾는 이들에게 인기다. 계절별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데, 올봄에는 파프리카, 버섯 등의 채소를 본연의 맛이 살도록 각각 따로 구워 커리, 수제 미트볼, 치즈와 함께 내는 미트볼카레그라탕을 선보인다.
메뉴 미트볼카레그라탕 1만2천원, 버터치킨커리 9천원, 샥슈카와 빵 1만원, 해산물우동샐러드 1만2천원
영업시간 런치 11:30~14:30, 디너 18:00~21:30(일·월·화요일 런치 휴무)
주소 서울 마포구 포은로 89
문의 070-8690-0511
주차 망원1동 주민센터 유료주차장 이용
IZAKAYA 06
색다른 요리가 매력적인 이자카야
미자카야
13석의 바 테이블이 전부인 미자카야는 일본 음식을 좋아하는 개성 만점 친구 셋이 오픈한 곳으로 그중 한 명의 별명인 오미자를 따와 ‘오미자 하는 이자카야’라는 단순하지만 재미있는 뜻이다. 한국에서 만나는 흔한 이자카야가 아닌 차별화된 메뉴를 소개하고 싶어 꾸준히 메뉴를 개발하고, 단골들에게 평가를 맡겨 메뉴를 업데이트 한다. 스시에 사용하는 밥을 만들 듯이 가마솥에 계속 저어가며 밥을 짓고, 장어뼈 국물에 장어를 삶아 식힌 뒤 다시 구워 아나고동을 만드는 등 다소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지만 정성 들인 메뉴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활어, 연어, 양식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부산 자갈치시장의 당일 경매 물건으로 만든 숙성회는 신선하고 쫄깃함이 매력으로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다. 돼지고기를 올린 가지 요리인 나스덴가쿠와 난반 지역 닭튀김 요리인 치킨난반은 짭조름한 매력으로 술을 절로 부른다.
메뉴 치킨난반 1만1천원, 나스덴카쿠 8천원, 아나고동 1만6천원
영업시간 평일 18:00~02:00, 토요일 18:00~01:00(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 마포구 포은로8길 5 1층
문의 010-4640-3814(인스타그램 mijahkaya)
주차 불가
WINE 07
가정식 요리와 함께 즐기는 와인
LE MÈRE 르메르
한식 재료로 유럽 가정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함께 선보이는 비스트로. 소믈리에 출신 대표는 어머니가 해주는 가정식을 제공한다는 뜻으로 프랑스어로 ‘엄마’를 뜻하는 ‘라 메르(La Mère)’를 변형해 르메르라고 이름 지었다. 음식과의 조화를 생각해 직접 수차례 시음해 고른 60여 종의 와인 리스트는 세련된 주인의 성향을 잘 반영한다. 속리산 곤드레나물리소토에 최소 이틀간 허브 숙성한 삼치스테이크를 올린 삼치리소토와 애호박, 민들레 줄기를 넣은 애호박알리오올리오, 일반 시금치보다 맛과 향이 뛰어난 포항초와 8년 숙성한 발사믹식초를 곁들인 포항초샐러드 등 획일화된 메뉴가 아닌 제철 재료를 활용한 메뉴들이 돋보인다. 매주 목요일에는 4~6개의 와인을 선정하여 와인 뷔페를 운영하며, 2주에 한 번 금요일에는 다른 레스토랑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이탈리아 와인의 밤, 스페인 와인의 밤 등 사전신청제 행사를 개최한다.
메뉴 차돌박이된장리소토 1만6천원, 삼치리소토 1만7천원, 포항초샐러드 8천원
영업시간 17:00~01:00(월요일 휴무)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9길 10 지하1층
문의 02-333-2555
주차 불가
아파트보다 키 낮은 건물과 오래된 주택이 많은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 망원동. 값비싼 홍대 앞과 서교동 상권을 비켜 이곳으로 카페와 레스토랑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다국적 메뉴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식빵만 파는 빵집, 커피가 없는 카페 등 좁은 골목 사이에 보물처럼 숨어 있는 가게들은 저마다 개성이 넘친다. 규모는 작지만 없는 음식이 없고 따뜻한 정이 넘치는 망원동 맛집 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