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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가와 히데코의 허브 수업

고수

On July 07, 2015

지중해의 햇살 담은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전하는 요리연구가 나카가와 히데코가 들려주는 허브 이야기. 매달 <에쎈> 독자들을 위해 허브 향 가득한 테이블을 차린다.


“선생님 이거 고수예요 이탈리안 파슬리예요?” 수업을 하다 보면 얼핏 보아 비슷한 두 채소를 헷갈려 하는 수강생들이 있다. “자, 뭘까요? 이렇게 다져 넣을 테니 먹고 맞혀보세요.” 곤혹스러운 수강생들의 표정에 재밌어하며 많은 양의 고수를 듬뿍 요리에 섞는다. 유독 한국엔 고수를 싫어하는 이들이 많은데 고수 마니아로서 그 맛의 매력을 전하기 위해 때론 이런 장난까지 친다. 그게 효과가 있는지 몇 년 전부터는 “고수 많이 넣어도 괜찮아요?”라는 질문에 “좋아요, 많이 넣어주세요.” 라 대답하는 이들이 늘었다.

전에는 고수가 들어가는 레서피는 되도록 다른 허브로 바꿔 사용했을 정도니 최근 한국인의 미각도 많이 다양해졌음을 느낀다. 고수는 베트남 요리를 비롯, 중국, 태국, 인도 등 동남아시아와 아시아 요리, 모로코 등 중동이나 지중해 연안의 요리에 빠질 수 없는 허브로 그 향기가 노린재, 혹은 빈대와 같은 냄새를 풍긴다 해 한국에서는 빈대풀이라고도 불렀다. 지중해 동부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3천여 년 전부터 약용이나 식용으로 재배되어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와 성경에도 등장한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한 번 그 매력에 빠지면 중독성이 강해 유독 호불호가 강한 고수, ‘고수를 다발로 안고 살고 싶어요’라고 말한 수강생도 있었다.

영어로 코리앤더, 태국어로 팍치, 중국어로 샹차이, 스페인어로는 실란트로라 불리며 세계 여러 요리에 사용되는 고수는 사실 한국에서도 옛날부터 사찰 요리에 사용되었다. 주로 따뜻한 전남 지방의 절에서 고수로 김치를 담가 즐기기도 했다. 사실 고수는 이렇게 절여 먹기보다는 생잎 그대로 요리에 올려 토핑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태국에서는 줄기를 마늘과 함께 으깨 양념에 향을 더한다. 양고기와 돼지고기 등의 잡냄새를 제거할 때도 효과적이다. 화이트와인이나 아니스, 카르다몸, 클로브, 계피, 육두구, 세이지 등의 허브와도 잘 어우러진다.

고수의 잎뿐 아니라 씨앗도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등지에서는 흔히 즐겨 쓰는 향신료로 히포크라테스는 ‘속이 쓰릴 때 먹는 약’으로 권장하기도 했다. 고수 씨앗은 잎과는 다른, 달콤한 오렌지와 비슷한 싱그러운 향기가 나 피클 담글 때나 고기를 재울 때 즐겨 사용하고 있다. 인도 커리에도 빠질 수 없는 향신료이기도 하다.

고수는 특유의 향이 강한 만큼 효능도 높다. 식욕 증진, 소화력 향상 등 소화 계통에 좋고 숙취 예방, 방부 효과, 편두통 완화 등에 작용한다고 한다. 예전 태국 친구는 “여름에는 고수를 많이 먹으면 모기에 물리지 않아”라고 말하곤 했다. 시원한 생맥주와도 잘 어울리니 역시 여름엔 고수다.
 


친태국식 삼각 스프링롤 & 스위트샤워소스

“춘권피에 다진 돼지고기와 새우를 듬뿍 넣고 바삭하게 튀긴 태국식 스프링롤, 태국 친구에게 배웠는데 만들기도 쉽고 맛도 좋아 요리교실의 인기 메뉴예요. 고수 잎이 듬뿍 들어가는데 신기하게도 특유의 향은 거의 나지 않고 기름진 맛만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덕분에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고, 먹고 나서도 속이 편안해요. 고수를 유난히 싫어하는 사람들조차 이 음식을 내면 아무 말 없이 먹어치웁니다. 한여름 시원한 맥주 안주로 제격이에요.” 

  • 나카가와 히데코는…
    대사관 셰프의 딸로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 등 지중해 등지에서 살며 다양한 ‘맛’을 체득했다. 일본인이지만 한국의 매력에 빠져 귀화하고 지중해의 건강 요리를 기본으로 한 일본 가정식 등을 전하는 쿠킹 클래스 ‘구르메 레브쿠헨’을 운영 중이다. 저서로는 <셰프의 딸>, <지중해 요리> 등이 있다.

태국식 삼각 스프링롤 & 스위트사워소스

에쎈 | 2015년 07월호

  • 주재료

    시판 춘권피 사방 19cm 40장, 다진 돼지고기·칵테일새우 150g씩, 달걀흰자 1개분, 다진 마늘 4쪽분, 다진 고수 줄기 3큰술, 화이트와인·감자녹말 1큰술씩, 소금·흰 후춧가루 약간씩, 식용유 적당량

  • 스위트사워소스

    홍고추 2개, 설탕 ½컵, 식초 ¼컵, 피시소스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소금 ½작은술

만들기

4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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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45M

  1. 1

    칵테일새우는 잘게 다진다. 씹는 맛을 위해 너무 많이 다지지 않는다.

  1. 2

    볼에 다진 돼지고기와 새우, 다진 고수 줄기, 달걀흰자와 나머지 양념을 고루 섞어 반죽을 만든다.

  1. 3

    홍고추를 잘게 다지고 스위트사워소스 재료를 한데 섞어 소스를 만든다.

  1. 4

    춘권피는 십자로 4등분한다.

  1. 5

    춘권피의 가운데 부분에 반죽을 1작은술씩 얹은 뒤 삼각형이 되도록 반으로 접어 붙인다. 피가 잘 안 붙는다면 모서리 부분에 달걀흰자를 조금씩 찍어 펴 바른 뒤 붙인다.

  1. 6

    180℃의 기름에 스프링롤을 넣어 3분가량 튀긴다. 겉면이 노릇노릇해지면 꺼내 튀김망에 올려 한 김 식힌 뒤 접시에 담는다. 스위트사워소스를 곁들여 낸다.

지중해의 햇살 담은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전하는 요리연구가 나카가와 히데코가 들려주는 허브 이야기. 매달 <에쎈> 독자들을 위해 허브 향 가득한 테이블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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