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여름 같은 불볕더위와 저녁이면 선선해지는 비정상적인 기온차 때문에 올해는 환절기 감기에 더 주의해야 한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면역력을 키우는 식품 섭취로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책.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기온이 급격히 변해 일교차가 10℃ 이상 벌어지는 등 날씨 변화가 심해지면 우리 몸은 날씨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시적으로 신체 리듬의 혼란을 겪게 된다. 이럴수록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쉬운데, 특히 환절기 감기로 고생하게 된다. 한의학에서 감기는 ‘사기(邪氣)’, 즉 나쁜 기운이 몸에 들어와서 생긴다고 한다. 계절이 바뀌면서 날씨 변화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인체가 균형을 잃고 면역력이 약해지기 쉽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공기를 피해야 한다. 몸에 피로가 쌓이지 않게 너무 무리한 운동이나 일을 하지 않는다. 수분, 단백질, 비타민 등이 풍부한 음식과 제철 음식을 먹으며 영양 보충을 충분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기 점막을 튼튼하게 하는 ‘무’
알칼리성식품인 무는 육류나 생선 섭취로 인한 혈액의 산성화를 예방한다. 디아스타아제라는 소화효소가 함유되어 소화를 돕고 해독 작용을 한다. 무에 함유된 비타민 A와 C는 체내 독소로 작용하여 기혈 순환을 저하시키고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식이 섬유가 풍부해 장내 유해 물질을 흡착하여 체외로 배출하고, 니코틴을 중화하는 기능도 있다. 무는 소염 작용이 있는 데다 호흡기 점막을 튼튼하게 하고 가래를 삭히는 기능이 있다. 잘게 썬 무를 유리병에 넣고 꿀을 부어 밀봉한 뒤 하루 이틀 두었다가 냉장 보관하면 즙이 우러나오는데 목이 아플 때 즙을 떠먹거나 따뜻한 물에 차처럼 타서 마시면 좋다.
병에 대한 저항력 키워주는 ‘버섯’
버섯은 <동의보감>에 ‘기운을 돋우고 식욕을 증진시켜 위장을 튼튼하게 해준다’고 기록되어 있을 만큼 건강에 이롭다. 버섯은 고단백질, 저칼로리 식품이면서 비타민과 식이 섬유가 풍부해 변비 예방에 좋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 심장병,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며 위와 장의 기능을 도와 대사를 촉진한다. 표고버섯은 질 좋은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해 기력을 돋우며 체내 면역력을 높여 환절기 건강식품으로 좋다. 렌티난 성분은 천연 방어 물질을 만들어 외부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주고, 피를 맑게 하여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송이버섯은 맛과 향이 뛰어나며 베타글루칸이 풍부해서 면역력을 높이며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어 감기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 효과가 있다. 단백질과 수분이 풍부해서 소화가 잘되며 노폐물 배출을 원활히 해서 신진대사를 돕는다. 육질이 부드러운 느타리버섯은 칼로리가 낮고 식이 섬유가 풍부해서 노폐물 배출을 촉진해 다이어트에 좋다. 성분의 90% 이상이 수분이며 나머지를 단백질과 지방, 무기질 등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비타민 B₂, 나이아신, 비타민 D가 풍부한데 비타민 B₂는 성장을 촉진하고 지방, 단백질, 당질의 소화 흡수를 돕는다.
체내 독소 배출하는 ‘연근’
연근에는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C가 풍부하다. 피로 해소는 물론이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체내 독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환절기 면역력을 높여주고 감기를 예방하는 데 좋다. 위를 튼튼하게 만들어 속을 편안하게 해주며 식이 섬유가 풍부해 변비에도 도움이 된다.
피로 해소에 좋은 ‘사과’
‘하루에 사과 하나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유럽 속담이 있다. 사과 역시 제철 과일로 맛이 시고 달지만 감과 달리 성질은 따뜻하다. 사과는 몸의 기력을 돕고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하며, 사과에 풍부한 유기산은 피로 해소에도 좋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안정시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와 같은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칼륨 성분이 인체 내 과도한 염분을 배출해주고, 정장 작용이 있는 펙틴 성분이 풍부해 변비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사과에는 비타민 C와 사과산 등이 풍부해서 독소를 배출하고 피로 해소에 좋다.
비타민이 풍부한 ‘감’
‘잎이 무성한 감나무 밑에 서 있기만 해도 건강하다’는 옛말이 있을 만큼 감은 건강에 이롭다. 가을 과일의 대표라 할 수 있는 감은 비타민 A, B, C를 골고루 함유해 환절기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만성 기관지염에도 좋으며, 알코올 성분을 빨리 산화시켜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감의 떫은맛을 내는 타닌 성분이 설사와 배탈을 멈추게 하고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준다. 감잎차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고혈압과 심장병, 동백경화증을 예방한다.
환절기 신진대사를 돕는 ‘마’
<동의보감>에는 마의 효능에 대해 ‘몸이 말라서 허약한 사람의 몸을 보하고, 피곤을 많이 느낄 때 좋으며, 근육과 뼈를 강하게 하고 심장을 좋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켜 지혜를 기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방에서 마는 기를 돋우는 대표적인 약재로, 비위를 튼튼하게 해주고 기침, 여성 대하증 등에 좋다고 한다. 강장 식품으로 알려져 있듯이 원기 회복에 좋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고 원기를 북돋우기 때문에 환절기 건강 증진에 좋다. 꾸준히 먹으면 감기에 좋고 기침과 가래 등을 가라앉힌다.
비타민 A가 풍부한 ‘단호박’
단호박의 노란색은 베타카로틴과 루테인이라는 색소 때문이다. 항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인체 내 독소로 작용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노화를 방지한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 들어가면 비타민 A로 전환되어 면역력을 강화한다. 단호박에는 식이 섬유의 일종인 펙틴 성분이 풍부해 장 기능을 높여 배변을 원활하게 해주므로 다이어트 중 식사량 조절로 생긴 변비 예방에 좋다. 찌거나 구워 먹어도 좋지만 기름에 살짝 튀겨 먹으면 지용성비타민인 베타카로틴의 흡수를 높일 수 있다.
암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키워주는 ‘당근’
당근은 비타민 A를 다량 함유해 시력 보호에 도움이 되고 눈에 좋다. 비타민 A가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해 세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준다. 베타카로틴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 세포의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피를 맑게 해준다. 항암 효과도 있어 꾸준히 섭취하면 좋다. 특히 베타카로틴 성분은 당근의 주황색이 진할수록 함유량이 높고, 껍질 쪽에 많으므로 껍질을 벗기지 않고 깨끗이 씻어서 먹기를 권한다. 베타카로틴은 지용성비타민이어서 생으로 먹는 것보다 기름에 조리해서 먹으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단 너무 오래 가열하면 비타민 C가 파괴되므로 짧은 시간 내에 조리하는 것이 좋다.
아직 한여름 같은 불볕더위와 저녁이면 선선해지는 비정상적인 기온차 때문에 올해는 환절기 감기에 더 주의해야 한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면역력을 키우는 식품 섭취로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