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 역설의 크리에이터
겁이 많아서 살아남고, 코로나라는 위기를 통해 구독자 500만을 모은 크리에이터 노성율의 말.
팀일루션 노성율 구독자 591만 명 ˚ 콘텐츠 1편 최다 조회수 1.9억 회
코로나를 계기로 유튜브를 하게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회원들의 영상을 다 같이 올려서 보는 정도의 채널이었어요. 자신이 운동하는 영상을 확인해볼 수 있는 곳 정도요. (영상을 본격적으로 만들 때도) 지금처럼 아무도 없는 체육관에 저 혼자였어요. 2020년, 사람이 교육하는 모든 업종이 힘들 때였죠.
유튜브 계정을 본격적으로 하자마자 사람들의 반응이 왔습니까?
반년 정도는 반응이 없었어요. 정말 할 게 없으니까 뭐라도 해야지라는 생각에 (영상 제작을) 한 거였어요. 그냥 시간을 보내자니 너무 시간이 아까웠어요. 그래서 남는 시간에 조금씩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이미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친구 최재원도 있었어요. 구독자가 500만이 넘는 틱톡커예요. 그 친구에게도 노하우 등 도움을 받았어요.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영상 창작을 안 하셨을 수도 있나요?
그랬을 것 같아요. 수업도 많고 체육관도 두 개 운영해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코로나 시기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은 면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반응이 온 영상이 기억나세요?
저희가 텀블링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튜토리얼’ 영상이었어요. 저희가 하는 텀블링을 약 3단계로 나눠서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이에요. 텀블링이라고 하면 어렵고 다칠 것 같고 위험한 느낌인데, 그걸 풀어서 쉽게 설명한 콘텐츠였어요. 집에서도 따라 할 수 있게끔 쉽게 풀어서 영상을 만들었더니, 사람들이 저처럼 할 게 없어서였는지 좋아해주셨어요.
세간의 인식처럼 텀블링이 위험하지는 않습니까?
기준에 따라서 달라요. 사실 축구보다 덜 다치거든요. 모든 스포츠에 부상의 위험이 없을 순 없죠. 그런데 처음 배우시는 분들이 고난도 기술인 ‘두 바퀴 돌기’를 하는 게 아닌 이상 기초부터 차근차근 하면 부상이 흔하지는 않아요. 근육통이나 발목 삐끗하는 정도입니다. 실제로 막 하는 게 아니고 기구의 보조를 받고 매트 놓고 하기 때문에 머리로 떨어져도 크게 위험하지 않아요. 크리에이터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유 중에는 (세간의 인식에 대한) 그런 것도 좀 있어요. 마샬아츠 트릭킹을 알리고, 이게 그렇게까지 위험하지 않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임을 알리고 싶었어요. 실제로 회원분들도 오셔서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네요” 같은 말씀을 해주시거든요. 그런데 동작이 화려해 보이니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영상 촬영은 어떻게 하세요? 몇 명이 어떤 장비를 쓰나요?
명확하게 누가 뭘 해야 된다는 역할이 없어요. 사람이 없으면 저 혼자 하고, 누가 옆에 있으면 같이하는 정도예요. 늘 바뀝니다. 저희가 전문적인 프로덕션처럼 촬영감독이나 PD가 있는 게 아니라 숏폼 위주라서요. 그러다 보니 기존 방송 프로그램보다 날것인 유튜브 느낌으로, 완전 일반인이 찍는 느낌으로 촬영하고 싶어요. 오히려 진짜 내가 옆에서 보는 듯한 생동감이 좋았어요. 그래서 그냥 삼각대 하나만 놓고 찍기도 하고요.
이렇게 구독자가 많아진 비결은 뭐라 생각하세요?
우리나라 사람들만 구독했으면 그렇게 안 됐을 텐데 한국 구독자는 약 30% 정도고 나머지는 다 외국인이에요. 저희 콘텐츠는 말로 이해하는 것도 아니어서 편하게 볼 수 있어요. 그러니 그냥 전 세계 누구나 상관없이 보고, 영상이 마음에 들면 구독을 누르는 식으로 사람들이 편하게 접근하지 않았나 해요.
성율 님은 유튜브 수익만으로 생활이 되는 수준입니까?
유튜브에 더해 부가적인 것들, 강연, 공연, 광고, 음원 등을 다 합치면 가능합니다. 동영상 조회수는 들쭉날쭉이잖아요. 잘된 건 1억 뷰도 있고 50만 뷰도 있고. 그런데 저희가 만드는 쇼츠는 특성상 조회수당 수익이 그렇게 많이 발생하지 않아요. 그래서 똑같은 50만 뷰 동영상이라도 롱폼과 숏폼 크리에이터의 수익 차이가 많이 납니다. 시청자의 국가에 따라 제가 받는 금액도 다르고요. 어느 국가에서 보냐에 따라 수익 차이가 심하면 100배까지 나요. 그래서 조회수가 100만이 돼도 1만원을 벌 때도 있어요. 그런 걸 보면 유튜브에 올인하기엔 위험하죠. 저는 유튜브로 뭔가를 할 수 있잖아요. 유튜브 보고 체육관도 많이 오시거든요. 그런 것처럼 내 인지도를 올려 뭔가를 해야겠다는 분들께 유튜브를 추천하긴 합니다. (상황에 따라 유튜브를 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유튜브 이전과 이후로 노성율 님의 삶이 바뀌었습니까?
네. 운동만 했던 시기가 제 인생의 1막이라면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하는 지금이 2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제 운동보다 크리에이터의 파이가 더 커졌어요.
앞으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세요?
이 채널의 원초적 목표는 마샬아츠 트릭킹을 일리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제 채널을 보시는 분들께서 도전하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살다 보면 뭔가 해보고 싶은데 그냥 생각만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어요. 저는 되든 안 되든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 영상을 보시면서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운동이 아니어도 목표가 있으면 용기를 내서 도전하는 마음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어릴 때 시작한 마샬아츠 트릭킹으로 지금의 크리에이터까지 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겁이 많은 거? 처음에 운동을 시작할 때 저보다 잘하는 친구들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잘하던 친구들은 다 몸을 다치거나 해서 저보다 먼저 그만뒀어요. 저는 어쩌면 겁이 많고 걱정이 많아서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건지도 몰라요.
유튜브 주의 사항
대형 유튜버는 공인 취급을 받는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주의 사항.
☞ 뒷광고
2020년 유튜브에 뒷광고 논란이 불거졌다. 몇몇 유튜버의 ‘내돈내산’이 거짓이었고, 대중을 기만했다는 논란을 피하지 못하고 은퇴했다. 뒷광고는 현행법상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를 위반하는 행위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자극적인 소재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계속해서 자극적인 영상과 섬네일을 생산하는 전략은 오히려 대중의 반감을 산다. 자칫 자극만 주고 핵심은 없는 콘텐츠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관심은 필수불가결의 가치이지만, 신선함과 자극을 구분해야만 지속할 수 있다.
☞ 가짜 뉴스
자극적인 소식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퍼진다. 그러니 팩트 체크가 필수다.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는 곧 채널 구독자의 신뢰로 이어진다. 오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정에 너그러운 마음이 자신의 채널을 지키는 강력하고도 확실한 방법이다.
☞ ‘주작’ 방송
없는 사실을 꾸며서 만든 콘텐츠를 말한다. 유튜버가 조회수에 눈이 멀어 불필요한 분쟁을 연출하거나, 제3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위험을 알고도 묵과하면 유튜브 세계에 발 들이기 힘들다.
☞ 과거사
모든 대중 지향 활동에서 자신의 잘못된 과거가 오늘 나의 발목을 잡는다. 학교폭력, 아동 성범죄, 음주 운전 등등 대중은 점점 더 엄격한 잣대로 사람을 재단한다. 불미스러운 일 없는 떳떳한 삶이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토대다.
08 |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
긱블은 예고한다. 저희는 쓸모없는 작품만 만듭니다. 긱블은 온갖 공학 기술을 동원해 쓸모없는 물건을 만들며 반증한다.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고. 긱블의 대표 태정태세와 메이커 수드래곤, 키쿠가 말하는 긱블의 쓸모에 대해.
긱블 Geekble 구독자 116만 명 ˚ 콘텐츠 1편 최다 조회수 2052만 회
“저희 회사의 미션은 ‘과학 공학을 좋은 이야깃거리로 만든다’예요.”
저는 초전도체 물질로 화제를 모았던 ‘LK-99 만들기’ 편을 보면서, 1편당 평균 제작비가 궁금했어요.
태정태세 보통 50만원 정도로 예산을 정하긴 했는데 대부분 지키지 못합니다. 거의 다 오버됩니다.
키쿠 말씀하신 ‘LK-99 만들기’는 생각보다 예산이 안 들었어요. 사실 그 장비들을 구매하려면 상상도 못 해요. 전기 화로 ‘일렉트릭 퍼니스’는 500만~1000만원 정도 하거든요. 액체질소통도 100만원 정도 하고요. 다행히 저희는 두 장비를 도움받아서 대여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 들어간 재료비는 실험복이랑 화학약품 정도가 전부입니다. 총 30만원 정도 들었어요.
요즘 공대생들 사이에서 긱블의 인지도나 입사 희망 정도는 어떤가요?
태정태세 저희가 가장 많이 받는 댓글이 ‘한때 나의 로망을 보는 것 같다’예요. 주로 공대생, 현직에 계신 전문가들께서 하시는 말인데요. 공대에 들어가고자 했던 이유와 맞닿은 물건을 저희가 만들다 보니 그렇게 봐주시는 듯해요. 요즘에는 대학교 과제로 저희 작품을 참고하시는 경우도 많고요. 어떻게 보면 긱블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돈 버는 회사잖아요. 그런 점에서 고무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긱블 채용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제일 먼저 이런 문구가 뜨더라고요. ‘우리는 이과만 모집하지 않습니다.’ 실제 긱블러들의 이과, 문과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태정태세 제가 긱블에 합류했을 때는 전체 13명 중에 저만 문과였어요. 지금은 6:4 정도로 문과가 더 많습니다. 메이킹 외에 다양한 일을 하다 보니까 PD, 마케팅, 광고 영업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어요. 전공을 떠나서 저희가 하려는 일에 공감해서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죠.
그럼 메이커는 대부분 이공계 출신인가요?
수드래곤 전혀 아닙니다. 문과라기보다는 예술 계열 전공자들이 많아요. 조소나 산업디자인 전공하신 분들이 메커니즘을 설계하고 변신 로봇을 만들고 있어요. 3D 설계도 하고요.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논문이나 특허가 나올 수도 있을 텐데, 실제로 그런 사례는 없나요?
태정태세 특허 출원은 일부러 하지 않습니다. 상업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생길 때도 있지만, 그동안 하지 않은 이유가 있어요. 특허로 돈을 버는 것보다 아이디어와 기술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누군가가 저희 영상을 보고 똑같이 만들 수도 있고, 응용해서 새로운 걸 설계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메이킹 문화를 만드는 걸 최우선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작한 600편이 넘는 콘텐츠 중 내부적으로 가장 평가가 좋았던 것은 무엇인가요?
태정태세 저희가 다양한 분들께 의뢰를 받고, 그분들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드리는 시리즈 ‘성수동 공업소’를 기획한 적이 있어요. 맞춤형 작품을 만들어드리는 거죠. 내부적으로는 ‘이거 진짜 대박 기획이다’ 하면서 서로 칭찬했었는데 조회수가 너무 안 나왔어요. 이유를 생각해봤죠. ‘성수동 공업소’ 콘텐츠는 의뢰인 한 명당 두 에피소드를 만들었어요. 첫 번째는 의뢰 편, 두 번째는 메이킹 편. 메이킹 편은 조회수가 그래도 조금 나왔는데, 인터뷰는 사람들이 별로 궁금하지 않았나 봐요. 아마 저희 구독자는 제작 과정만 보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그 후로는 인터뷰보다 재밌는 실험과 메이킹을 더 많이 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외부적으로 평가가 좋았던 콘텐츠는요?
키쿠 공대생들의 리얼함을 다 담아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던 콘텐츠가 있어요. ‘후라이드를 허니콤보로 바꿔주는 마법의 기계(치킨발사기1)’라는 영상이 첫 시도였는데요. 처음으로 메이킹 과정을 다큐 형식으로 담았는데 그때 8만 정도에 멈춰 있던 구독자 수가 한 달 만에 20만까지 올랐어요. ‘무한동력 구슬멍 기계’도 반응이 좋았죠. 해당 영상 조회수가 100만이 넘으면 3D 프린터로 키트를 만들어 팔겠다는 공략을 걸었는데 지금은 조회수가 900만 다 돼가요. 회사로서도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었던 케이스였죠.
긱블 구독자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태정태세 남성 대 여성 비율은 8:2인데요. 메이킹, 공학 전문 크리에이터로서는 대단한 비율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생각보다 여성 구독자 비중이 높네요?
수드래곤 저희가 나름대로 추측해본 이유가 있는데요. 아이들이 저희 채널을 정말 많이 보거든요. 그러다 보니 어머님들이 본인 계정으로 긱블을 보여주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다들 어렸을 때 엄마 계정으로 게임해본 적 있잖아요.(웃음) 그런 영향이 있다고 봅니다. 연령은 18~24세, 그리고 30~40대가 많은데 후자의 경우 대부분 아이를 둔 부모님이나 공학계 현직에 계신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튜브 채널과 스타트업으로서 긱블의 최종 목표는 각각 무엇입니까?
태정태세 두 목표가 같은데요. 저희 회사의 미션은 ‘과학 공학을 좋은 이야깃거리로 만든다’예요. 여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 채널 긱블의 목표입니다. 앞으로 글로벌 채널을 만들고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더라도 그 목적 안에서 이뤄질 거고요. 지금은 에듀 비즈니스, 키트 제작, 과학 캠프도 진행하고 있어요. 말씀드렸듯 과학 공학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긱블의 목표입니다.
마지막 질문은 태정태세 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긱블 입사 면접 때 공통 질문이 있나요?
태정태세 있습니다. ‘본인의 커리어에서 끝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업무 외에 본인의 삶에서 마지막 꿈은 무엇인지?’ 두 가지를 물어봐요. 첫 번째는 제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여쭤보고요. 두 번째는 저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늘 고민하면서 살아왔는데, 스스로의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는 생각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드리는 질문이에요. 그런 생각을 평소에 하셨던 분과 안 하셨던 분은 대답이 확실히 다르거든요. 업무에 임하는 태도도 많이 다를거라고 생각해요.
긱블러들이 가장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5
1 마크 로버 @MarkRober
나사 엔지니어 출신의 크리에이터예요. 저희도 따라 하고 싶을 만큼 신선한 메이킹 소재를 정말 많이 소개합니다. 물리 법칙을 아이들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은 채널입니다.
2 이지금 [IU Official] @dlwlrma
아침 출근부터 퇴근 시간까지 긱블러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채널. ‘아이유의 팔레트’와 함께라면 밤샘 작업도 끄떡없이 해낼 수 있어요.
3 ElectroBOOM(일렉트로붐) @ElectroBOOM
전자회로는 눈에 보이는 게 없어요. 그래서 굉장히 어렵고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일렉트로붐은 스스로 감전되는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그 과정을 굉장히 쉽고 재미있게 표현해주세요.
4 진석기시대 @jinseokgi
낚시 전문 유튜브 크리에이터인데 각종 도전을 해요. 배스만 잡아서 이걸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연구하거나, 생선 혈관에 간장 넣어서 먹거나 하죠.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도전을 한다는 점에서 자극을 얻는 채널입니다.
5 사나고 Sanago @sanago
3D 펜 전문가. 긱블이 3D 프린터를 잘 활용하다 보니, 구독자께서 저희 둘을 대결 구도로 만들어주셨어요. 비슷한 도구로 새롭고 신기한 걸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서로 재미있게 보고 응원하는 채널입니다.
09 | 잇섭을 있게 한 것들
새로운 휴대폰과 PMP에 열광하던 한 중학생은 좋아하는 것을 계속 추구하다 보니 오늘의 잇섭이 되었다. 잇섭과 이야기를 나누며 알았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할 수 있는 것도 재능이라고.
ITSub잇섭 구독자 246만 명 ˚ 콘텐츠 1편 최다 조회수 523만 회
“여전히 지금도 좋아하는 아이템 위주로 영상을 찍지만 늘 그렇게만 할 수 없어요.”
테크 전문 채널이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 것 같아요. 1년에 제품 리뷰용으로 돈을 얼마나 쓰세요?
지금은 1년에 1억5000만원 정도 씁니다. 많은 분들이 저희가 제품 협찬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웬만한 제품은 사려고 해요. 협찬 문구 표기 없이 깔끔하게 하고 싶어서요. 다만 출시 전 제품을 촬영할 경우에는 대여를 하기도 합니다. 초반에는 중고 거래를 많이 했어요. 새 제품 리뷰가 아닌 경우에는 중고로 구입하고, 새 제품을 리뷰하면 다시 파는 식으로요. 지금은 보통 1년 정도는 갖고 있으려고 합니다. 새 제품과 비교해야 할 때가 있거든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전부터 파워 블로거로 유명하셨죠. 글로 쓰는 콘텐츠와 영상 콘텐츠 사이에 서로 호환되는 부분이 있나요?
맥락은 다 비슷해요. 사진과 글로 표현하느냐 영상으로 표현하느냐의 차이지, 기획하는 접근 방식은 같죠. 일단 아이템 선정 중요합니다. 선정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일단 제가 좋아하는 것이 첫 번째. 지금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이슈, 혹은 신제품이 두 번째입니다.
초창기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의도적으로 콘텐츠에 변화를 준 점이 있나요?
유튜브 초창기에는 거의 언박싱 위주였어요. ‘잇섭’ 채널을 만든 이유도 제가 워낙 전자기기를 좋아하니까 박스 뜯는 재미를 공유하자는 의도였어요. 몇 년간 언박싱을 하다 보니까 조금 지루해지더라고요. 애플이 박스 디자인을 주도하면서 모든 브랜드의 박스 디자인이 대체로 비슷해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제품 정보와 사용기를 더 담기로 했어요. 보통 일주일 정도 사용해봅니다. 이제는 워낙 많이 쓰다 보니 일주일 사용이나 한 달 사용에 큰 차이가 없어요. 다만 1년 정도 쓰면 느낌이 달라지는 경우는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내가 쓸 제품을 고를 때 ‘이것만큼은 꼭 본다’ 하는 게 있나요?
요즘에는 디자인 위주로 구입합니다. 깔끔하고 심플한 디자인. 예전에는 브랜드마다 성능에 워낙 차이가 컸는데 이제는 상향평준화된 느낌이에요. 테크 리뷰를 하면 정말 세세하게 기능을 살펴보는데, 실생활에서는 그걸 다 쓰지는 않잖아요. 최근 저희 회의실에 두려고 삼성 더 프레임을 구입했거든요. ‘왜 2년 된 TV를 구입하냐?’ 하실 수 있는데 그것도 디자인 때문이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잇섭 님이 어떤 스마트폰, 노트북을 쓰실지 제일 궁금하더라고요.
스마트폰은 아이폰 15 프로랑 갤럭시 S23 울트라를 쓰고 있습니다. 아이폰과 갤럭시를 동시에 쓰되, 새로운 세대가 나올 때마다 용도가 한 번씩 바뀌어요. 예전에 갤럭시가 사진은 좋은데 동영상이 별로였거든요. S23부터 영상 품질이 좋아져서 업무용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노트북은 맥북 프로 16인치 M1 맥스, 갤럭시 북3 프로 쓰고 있습니다. 노트북은 용도가 확실히 정해져 있어요. 맥북은 파이널 컷 때문에 주로 편집용으로 씁니다. PD님들도 다 맥북을 쓰시고요. 갤럭시 북은 사업 관련 업무 볼 때. 관공서 홈페이지 들어가거나 세금계산서 발행해야 할 때가 있는데 맥북으로는 아예 접속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광고 제품 리뷰에서 단점이 명확하게 보이면 난처할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세요?
광고 진행 여부에는 두 가지 기준이 있어요. 일단 제가 그 제품에 관심이 있어야 하고요. 구독자에게 소개할 수 있는, 객관적으로 괜찮은 제품이어야 합니다. 보통 광고 콘텐츠를 찍기 전에 일주일 정도 테스트하고 진행 여부를 정해요. 시장에서 반응이 좋아도 제가 만족을 못 하면 결국 영상에서 티가 나요. 그래서 거절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말씀하셨던 난처함은 없어요. 물론 금액 면에서 후회는 있을 수도 있지만 ‘돈 때문에 이것을 해야 되나’ 고민하는 것보다는 그게 더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잇섭’ 채널도 테크 제품을 좋아해서 시작하신 거잖아요. 좋아하는 게 일이 되다 보면 지겨워질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지금도 좋아하는 아이템 위주로 영상을 찍지만 늘 그렇게만 할 수 없어요. 당장의 이슈 때문에 꼭 다뤄야만 하는 제품도 있으니까요. 하고 싶어서 하는 것과 해야 되니까 하는 것 비율이 7:3 정도 돼요. 처음 테크 유튜브 운영하시는 분들은 그 비율을 맞추는 게 가장 힘들 거예요. 보통 테크 채널에서는 신제품 영상이 조회수가 훨씬 더 잘 나와요.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자니 조회수가 잘 안 나오니까 ‘이건 하지 말까?’ 생각하게 되죠. 저희는 조회수 잘 나오는 소재에 의존하고 싶지 않았어요. 신제품 소식이 없을 때도 꾸준히 찾는 채널로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지난 7년 동안 콘텐츠를 만드는 동안 가장 큰 변곡점이 된 콘텐츠가 있나요?
아이폰 10XS 리뷰였던 것 같아요. 그때만 해도 속도 경쟁이 되게 심했거든요. 누가 먼저 빨리 올리냐가 중요했는데 그때 마침 저희가 일본에 있었어요. 하루 이틀 늦게 올리더라도 완성도를 조금 더 신경 써서 올리자 했는데 그게 첫 급상승 동영상이 됐죠. 반응도 너무 좋았고요. 신제품도 신제품이지만 우리가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겠구나 또 한 번 느끼게 된 계기였어요.
245만 구독자 채널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지금의 잇섭님이 지금 가장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숙제도 있을 것 같아요.
제일 큰 숙제는 많은 이들의 만족감을 채우는 거예요. 이게 항상 대립이 됩니다. 전자기기를 정말 좋아하시는 분들은 깊고 세세한 정보를 원하시고, 일반 사용자분들은 너무 어려우니 쉽게 해달라는 의견이 있어요. 정말 전문적으로 하려고 하면 준비해서 할 수는 있겠죠. 문제는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그걸 안 봐요. 깊이와 재미. 그 중간 지점을 찾아서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지금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잇섭이 가장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5
1 정육왕 MeatCreator @meatcreator
유산소운동 할 때 가장 많이 보는 채널. 다이어트할 때 보면서 희열을 느낍니다. 영상미도 훌륭해요. 고기를 구울 때도 ‘이분은 영상에 되게 신경 쓰면서 촬영하는구나’ 하는 게 딱 보여요.
2 아재여행 Ajae Travel @ajaetravel
우연히 알고리즘에 떠서 알게 된 채널이에요. 50대 정도 되는 아저씨 한 분이 여행을 하시는데 영어를 못하세요. 편집도 ‘아재스럽’거든요. 그게 좋아요. 저 아저씨들 좋아합니다.(웃음)
3 KBS역사저널 그날 @kbs5474
주로 자기 전에 봅니다. 역사에 큰 관심이 있는 것 아니지만 한 번 꽂히면 파는 스타일이거든요. 최근에는 <서울의 봄> 보고서 관련 콘텐츠를 찾아 봤어요. 북한군이나 특수부대 나오는 것도 좋아합니다.
4 손놈 : 셀카없는 항공 호텔리뷰 @hottel
항공기 리뷰 채널이에요. 비행기는 엄청나게 많은 전자기기가 결합된 제품이잖아요. 많은 승객을 싣는 물건이다 보니 사고가 나면 안 되는데, 거기서 고안된 구조를 보는 게 재미있어요.
5 계곡은개골개골 @waterfall_jang
계곡 전문 채널인데 정작 계곡 가는 건 안 봐요.(웃음) 제가 계곡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요. 다른 사람들 안 가는 여행지 탐험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경상도 분이라서 억양도 듣기 편해요.
10 | 유년기 월드
아이돌도 월드 스타도 ODG의 아이들을 만나면 웃고 울고 간다. ODG는 무슨 생각으로 콘텐츠를 만들까. 여기 출연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는 어떤 생각을 할까. 이야기를 들으러 촬영장에 갔다.
odg 구독자 324만 명 ◦ 콘텐츠 1편 최다 조회수 6829만 회
“저는 어린 시절이라는 주제를 좋아합니다.”
아이를 좋아하십니까?
윤성원 대표(이하 ‘성원’) 전 별 생각 없습니다.
나유정 PD(이하 ‘유정’) 처음에는 좀 어색했어요. 그런데 많은 아이들과 얘기도 나누고 촬영도 하면서 뭔가 아이에게서 받을 수 있는 감정이 쌓였거든요. 그러면서 좋아졌어요.
이희철 PD(이하 ‘희철’) ODG 현장에서는 아이들이 다른 채널에서처럼 억지 텐션을 보여준다기보다는 편안하게 대화를 해요. ‘억텐’ 없이. 그런 모습을 보다 보니 저도 이제는 아이가 좋아져요.
성원 미디어로 접하는 말썽 피우는 아이들도 있지만 실제로 아이들을 만나면 착해요. 저희가 순한 친구들과 함께하기도 하고요.
아이를 별로 안 좋아하시면서 어떻게 아이와 함께하는 콘텐츠를 만들 생각을 하시게 됐습니까?
성원 사람을 안 좋아해도 영화감독이 될 수 있죠. 저는 어린 시절이라는 주제를 좋아합니다.
ODG 채널의 수익 모델은 무엇입니까?
성원 조회수와 광고입니다. 저 혼자 할 때는 충분했는데요. 팀원이 늘어나고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외 채널도 있고 스튜디오 운영도 하죠. ODG만 하지는 않습니다. 수익 모델은 비슷합니다. 채널, 공간 사업, 스튜디오 사업, 그리고 우리가 쌓은 걸 바탕으로 한 인터넷 강의 등입니다. 근본은 같고 양적 증가를 하는 셈입니다.
ODG가 겪어본 유튜브 생태계는 어떻습니까?
박세은 PM(이하 ‘세은’) 변수가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성원 저희가 다른 채널과 협업을 하거나 트렌드에 반응한다면 생태계를 신경 쓸 텐데, 저희는 그냥 돛단배처럼 하는 채널이라서요.
유정 숏폼이 너무 많이 등장하면서 이제 풀 영상을 안 보는 시청자들이 많아졌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게 되고요. 그래서 어떻게 ‘풀 영상’으로 시청자를 끌어올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개인적으로 해요. 예전 ODG 영상 중에서 쇼츠로 터질 만한 것들이 조회수를 얻기도 하고요. 너무 트렌드가 빨리 변하고 콘텐츠가 마구 쏟아져 나오다 보니 딱 섬네일과 제목만으로 눈길을 끄는 방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모든 콘텐츠가 소중하시겠습니다만, 특히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있나요?
세은 ‘라이즈 방송반’이요. 저희가 독자적으로 진행한 것 중 가장 컸고, 그걸 준비하며 SM이나 학교 관계자 등 많은 분과 협업했거든요. 유튜브 댓글이나 조회수가 좋아도 가시적이지는 않은데, 눈에 보이는 반응을 직접 본 게 색달랐어요.
희철 초창기에 ‘날 떠나지 마’라는 게 있었어요. 아이에게 새로운 장난감을 선물해주고 그것과 몽스 중 하나만 데리고 갈 수 있다는, 아이에게 어려운 딜레마를 주고 반응을 담은 영상이에요. 마지막 장면에 다다르면 감정적으로 몽글몽글해져서, 그게 ODG의 초창기 정수가 담겼다고 생각해요.
이승빈 PD(이하 ‘승빈’) 스파이더맨 영상이요. 스파이더맨을 정말 좋아하는 소년이 톰 홀랜드와 영상 통화를 하는 장면인데, 직접 만나서 영상 통화를 할 때 딱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야근을 많이 했지만 정말 즐겁게 편집했어요.
유정 ‘수상한 짝꿍 엠믹스’ 편이요. 거기 나온 친구가 제작진도 모르게 가수에게 선물을 주셨거든요. 그때 저도 되게 울컥했어요. 그때 감정이나 분위기가 영상에 잘 담겼다고 생각해요. 수상한 짝꿍이라는 콘셉트만으로도 충분히 갈 수 있고, 생각하기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방지연 PD(이하 ‘지연’) 조혈모 세포 관련 콘텐츠요. 조회수는 낮지만 그래서 더 눈에 밟혀요. 세포 기증 희망자와 세포를 받으시는 분들을 모두 찾기 힘들었어요. 그걸 콘텐츠화했을 때 좋다 싶었는데 제 생각보다 조회수가 안 나와서 그 이유를 생각했어요.
무한 콘텐츠 시대인데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원으로서 한계나 피로감을 느끼실 때도 있습니까?
유정 너무 극단적으로 가는 것 같긴 해요. 아예 짧게 1분 미만 쇼츠를 보거나, 요즘 같은 경우는 40분이나 1시간이 이상 분량으로 틀어놓고 편하게 라디오처럼 들을 수 있는 콘텐츠가 잘되기도 해요. ODG는 10~15분 정도예요. 대형 프로덕션 등에서 전문으로 뛰어드는 곳도 많아요. 처음부터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거나 거의 광고를 진행하거나 처음부터 방송국 인프라를 활용하거나.
성원 집중력을 요하죠. 몰입이 필요하고, 우리가 그걸 기대하고. 어떻게 보면 피곤하죠. 보는 사람 입장에서. 저 이거(장비) 다 중고나라에서 샀거든요. 대학교 때부터 중고나라에서 샀습니다. 땅바닥부터 올라왔습니다.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일이 있습니까?
성원 ODG와의 안전 이별입니다. ODG가 꾸준할 수 있는 무한 동력을 심어주고 제 창작을 계속하겠죠. ODG에 굉장히 애정이 크기 때문에 떠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도전이었고 발전이었죠. 진심으로 했고요.
희철 제 개인적인 관심사를 ODG에 녹이는 경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ODG 멤버들이 섭외하고 싶은 사람들
세은 박재범의 월클라인에 나오는 봉준호, 손흥민, BTS 중 한 분. 상징성이 있는 만큼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아서. 한 명이라면 손흥민.
희철 침착맨.
성원 카니예 웨스트, 아니 뉴진스.
유정 지드래곤의 커리어 리뷰.
지연 정치인 한 분. 여성 정치인.
승빈 저는 영화감독 중에 한 분. 봉준호나 박찬욱.
ODG에 출연하는 윤아 어린이 인터뷰
ODG에 나가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어요?
원래도 ODG를 자주 봤어요. 엄마가 그걸 보고 (아이들을 모집할 때) 신청해줘서 오디션을 봤는데, 그때 뽑혀서 너무 감사했어요. 제 생일인 3월 15일에 해서 되게 뜻깊었어요.
촬영하면서 제일 재미있었던 때가 기억나요?
엔믹스 분들을 만났을 때요. 그때 만난 분이 해원 님인데, 음악방송에서도 안 우셨던 분이 저에게 선물을 받고 우셨더라고요. 저는 그때 벽이 있어서 우는 걸 못 봤는데, 영상을 보니까 우셔서 기억에 남았어요.
이제 몇 학년이에요? 학교 친구들은 ODG에 나가는 걸 알고 있어요?
초등학교 4학년이에요. 친구들도 영상 찾아서 저 나온 걸 다 봤대요. 제가 어떤 촬영에서 별명을 ‘공주’라고 했거든요. 공포의 주둥아리. 그걸 갖고 애들이 제 별명 새로 생겼다고도 해주고, 출연자 신청 어떻게 하는지도 물어봐서 알려주기도 했어요.
지금 저에게 말해줄 수 있는 고민이 있나요?
다이어트?
참견이지만 지금은 성장할 때니까 아직 다이어트 생각은 하지 말고 많이 드시고 키 크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나중에 커서 ODG를 보면 어떨 것 같으세요?
저도 유튜브(구독자 400명)를 하거든요. 추억 저장하려고요. ODG도 나중에 커서 보면 하나의 추억이니까 뜻깊고, 내 어린 시절을 다시 보는 거니까 재미있을 것 같아요.
(어머님께 여쭸다)ODG 오디션에 참가하신 계기가 있나요? 촬영은 얼마나 걸리나요?
유튜브를 집에서 찍기도 했고, 윤아가 말하는 걸 좋아하기도 해서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보통 촬영 일주일 전후로 전화로 시간과 일정을 잡습니다. 촬영은 한 시간 정도 걸려요.
자제분께 큰 추억과 경험이 생기는 셈입니다. 어머니 입장에서 만족하시나요?
그럼요. 윤아는 방송 관련해서 출연 등 경험이 조금 많은 편이기도 해요. 이런 쪽을 원래 좋아하기도 하고요. 학교를 빠지더라도 이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댓글은 차단해서 유나는 댓글을 못 보고 있었어요. ODG 자체에는 좋은 댓글이 많아요. 그런데 여기서 틱톡이라든지 그쪽으로 옮겨가면 거기는 초등학생 등이 막 (좋지 않은) 댓글을 달아서 좋은 것만 몇 개 보여줘요.
요즘 윤아 같은 아이들은 유튜브가 있는 새로운 세계를 살아가고 있죠. 내 아이가 새로운 세상에 있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쪽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윤아 친구들은 이제 4학년인데 벌써 국영수 학원을 모두 다니는 친구도 있어요. 저는 공부 말고도 손재주가 좋다든지, 말을 잘한다든지 하는 (재능을 살려) 자기가 원하는 쪽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11 | 조원희의 꿈
국가대표 축구선수에서 유튜브 ‘이거해조 원희형’의 크리에이터가 된 조원희는 아직 꿈꾸고 있었다.
이거해조 원희형 구독자 45.8만 명 ˚ 콘텐츠 1편 최다 조회수 1113만 회
“예능 출연은 보너스고요, 축구에 대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사명감이 제게 중요해요.”
유튜브를 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선수에 대한 미련이 남았다고나 할까요. 은퇴 당시 개인적으로 봤을 때 몸 상태가 가장 좋았거든요. 그런데 팀 상황상 제가 남아 있기 어려워졌고요. 그러다 유튜브 ‘슛포러브’ 채널 친구들을 만나면서 여러 가지를 묻고 하고 싶다는 의사도 비쳤어요. 1인 미디어 시대에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18년 동안 프로 생활하면서 조용히 살아왔어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걸 해보고, 바깥세상으로 나오고 싶었어요.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저는 기획력이 부족하니 그 부분에서 뛰어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죠. 또한 이영표, 안정환, 이동국, 이천수 선배님 등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시너지가 났어요. 많은 후배들도 큰 도움을 줬고요.
보여주고 싶던 모습은 조금 더 유쾌하고 편안한 모습이었습니까?
그랬어요. 축구선수 조원희로 보여야 하는 이미지도 있지만 다른 것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선수 때는 재미있는 모습을 전혀 보여드리지 못했으니까요.
유명 축구선수들은 이미 미디어 노출과 촬영에 익숙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유튜브 촬영은 기존 촬영과 비슷합니까?
비슷하지만 개인 유튜브니 한층 자유롭고 편합니다. 다만 다른 유튜브 촬영할 때는 그 콘텐츠의 분위기나 결을 맞춰 조심해야 합니다.
은퇴 축구선수 중 방송(안정환)이나 유튜브(이천수)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운동선수들이 방송 활동을 잘하시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안정환 선배님과 이천수 선배님은 워낙 능력이 있었어요. 축구를 할 때도 개인적인 센스가 있었고, 그 센스를 바탕으로 방송에서도 빠른 눈치로 감을 잘 잡는 것 같습니다. 안정환 선배님은 대충대충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원 포인트 레슨’에 정말 핵심이 있어요. 한 방이 있습니다. 이천수 선배님은 정말 재능과 끼가 많아요. 굉장히 똑똑한 분인데 콘셉트가 있어요. 그 형은 더 교양 있고 똑똑하게 말할 수 있어요. 그런데 형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가는 것뿐이에요. 그 외에도 다양한 선배님들, 후배들, 동료들의 채널을 보면서 도움을 주고받으며 같이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축구 유튜브 중 ‘이거해조 원희형’의 특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좀 더 활동적인 것. 더 많은 야외 퍼포먼스 등 직접 보여주는 걸 전하는 게 특장점 아닐까요.
종목을 막론하고 한국 운동선수의 은퇴 후 진로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학생이나 프로 생활을 마친 축구선수에게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권할 만한 일입니까?
네. 축구뿐 아니라 많은 운동선수들이 은퇴 이후에 지도자나 코치 등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지 않았습니다. 지도자 아니면 축구 교실 딱 두 가지. 그런데 크리에이터를 하면 방송에서든 카메라 앞에서든 해설 등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어요. 은퇴를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가 될 것 같아요. 저는 축구선수 은퇴 후 지도자를 하는 삶이 당연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축구선수 출신 예능인은 아니고요.
저는 예능인이 아니죠. 축구 채널을 만들어 많은 분들께서 관심 있게 볼 만한 얘기를 하는 거지, 예능에 나간다고 예능인은 아니에요. 기회가 왔을 때의 예능 출연은 보너스고요, 축구에 대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사명감이 제게 중요해요.
이거해조 원희형 채널에 대한 주변 축구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별로죠.(웃음) 쉽지 않은 걸 하니까요. 그런데 제게는 선수를 그만뒀을 때 해보고 싶던 여러 가지 꿈이 있어요. 쇼트트랙 도전도 (곽)윤기와 같이해보고 싶었고, 마라톤도 해보고 싶던 일이어서, 내년 안에 도전 성공을 목표로 다시 해보려 해요.
축구는 전에도 인기 스포츠였지만 인터넷 시대 이후로 세계 축구를 받아들이며 한층 더 애호의 깊이가 깊어진 것 같습니다. 코치님이 어릴 때에 비해 축구 정보는 얼마나 더 얻기 쉬워졌습니까? 지금은 유튜브 등으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까?
당연합니다. 선수의 눈으로 봤을 때 유튜브, 미디어, SNS로 얻을 수 있는 양질의 축구 정보가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일반인의 지식도 깊어졌고요. 이런 상황이 선수에게는 장단점이 있습니다만, 달리 생각하면 우리가 모르는 걸 배울 수 있어서 저는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까?
구독자 100만이요. 그것도 노력의 결실을 맺고 싶다는 거지, 이걸로 부를 얻으려는 게 아니에요. 그냥 제가 열심히 해서 많은 분들과 해보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제 채널은 여전히 현장에서 만드는 것이니까 거기서 오는 장점이 있고, 꾸준히 버티고 달린다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퇴사하고 유튜브 시작하려면 얼마나 필요할까?
☞ 스마트폰
모델명: iPhone15 Pro
가격: 155만원부터~
스마트폰 하나로도 유튜브를 시작할 수 있다. 고성능 카메라로 촬영과 편집이 모두 가능하며 간단한 유튜브 쇼츠 제작용으로 충분하다.
☞ 카메라
모델명: SONY ZV-E1
가격: 319만원
선명한 화질과 영상미가 중요하다면 브이로그에 최적화된 카메라를 추천한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풀프레임 4K 촬영을 지원한다.
☞ 마이크
모델명: RODE NT-USB+
가격: 27만9000원
음악 녹음, 팟캐스트 등 사운드를 신경 써야 한다면 마이크는 꼭 갖추도록 하자. USB C타입으로 PC와 스마트폰에 연결해 깨끗한 소리를 담을 수 있다.
☞ 삼각대
모델명: Manfrotto PIXI EVO
가격: 7만3000원
카메라를 들고 야외로 나간다면 삼각대가 필수다. 셀카봉처럼 사용하다가 필요할 때 펼쳐서 삼각대로 사용하면 된다.
☞ 편집 프로그램
모델명: Adobe Premiere Pro
가격: 월 2만4000원
정교한 편집 기술은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인다. 영상 보정과 오디오 믹싱을 수준급으로 다룰 수 있으며, 다른 어도비 프로그램과 호환도 유리하다.
조원희가 가장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5
1 찐한 형 신동엽
신동엽 님의 재미있고 유쾌한 모습이 좋아요.
2 성시경 SUNG SI KYUNG
음식 설명을 너무 잘하세요. 맛을 설명하는 단어 선택과 표현이 저와 조금 달라요. 그걸 배우고 싶어요. 그분의 태도, 행동, 여유와 당당함이 좋아 보여요.
3 슛포러브
제가 있게끔 만들어준 채널이니까요. 인성과 능력 모두 좋은 친구들이라 잘할 수밖에 없습니다.
4 안정환 19
음식 설명에 성시경이 있다면 축구 설명에는 안정환 19가 있습니다. 원 포인트 레슨은 말 그대로 경험에서 나온 핵심적 포인트가 있어요.
5 리춘수 [이천수]
선배님의 말씀, 행동, 제스처를 많이 배웠어요. 형만의 스타일을 계속 유지하는 것도 멋져요.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